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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산 Jan 28. 2020

아인슈타인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_열일곱번째 이야기

고산의 과학 에세이

왜곡된 시공간, 웜홀          


그럼 이번엔 블랙홀의 내부로 들어가 보자? 블랙홀의 내부로 가면 바깥의 요란한 폭풍은 멎고 우리가 아는 모든 물리학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는 웜홀이라는 시간의 통로가 열려 그곳으로 이동하면 화이트홀이라는 문을 통해 나가게 되고, 이 화이트홀의 중력장은 블랙홀의 중력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블랙홀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면 화이트홀은 모든 것을 내뱉게 된다고 한다. 특히 공상과학영화를 보다보면 블랙홀의 웜홀을 통해 다른 우주로 나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블랙홀의 내부는 혼란스럽고 요동치고 있어 웜홀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웜홀을 이야기할 때 타임머신을 통한 미래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상상해 왔는데, 영화 <콘택트>에서 이러한 우주의 차원을 뛰어 넘는 시간 여행은 과연 가능할까?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까다로운 문제이다.      

20세기 세계지성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위대한 문명비평가이자 사회사상가로서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과학적 소양에 두루 통달한 흔치 않은 석학으로 알려진 H.G. 웰스의 <타임머신>이란 소설은 이러한 시간여행의 꿈을 키운 대표적인 소설이다. 잠시 그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전기도 자동차도 보급되지 않은 19세기 후반의 영국 런던. 어느날 저녁 인공은 친구들을 모아놓고 시간 여행 장치를 만들었다는 놀라운 발표를 한다. 그는 조그만 ‘타임머신’으로 직접 실험을 해 보이지만 친구들은 일종의 마술같은 트릭으로만 여길 뿐, 진지하게 믿으려하지 않는다. 

일주일 뒤에 다시 그들이 모였을때, 주인공은 갑자기 집안에서 형편없는 몰골을 하고 나타나 더 놀라운 얘기를 전한다. 서기 802,701년이라는 아득한 미래로 시간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그가 처음 접한 미래인간은 더없이 아름답고 우아하며 양처럼 순하다. 스스로를 ‘엘로이’라고 부르는 그들은 오로지 먹고 놀기만 할 뿐 일체의 생산활동이나 지적 탐구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사는 도시도 오래전 그들 선조가 남긴 것이고 지속적인 보수나 유지의 흔적이 없이 황량하기 그지없다. 엘로이들은 그저 선조의 유산 안에서 글자 그대로 밥벌레나 다름없는 무위도식한 삶을 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타임머신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일이 생기자, 그것을 찾는 과정에서 엘로이들이 뭔가 무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존재는 밤마다 나타나는 기괴한 눈동자들, 즉 ‘몰록’이라는 미래 지하인간이다. 앨로이의 도시 곳곳에는 수수께끼의 우물같은 것이 있는데 몰록은 바로 그 밑 지하도시에서 오는 것이었다. 어느날 주인공은 몰록들에게 잡혀갈뻔한 위너라는 엘로이 여성을 구해주면서 그녀와 가까운 사이가 된다. 

밤마다 몰록의 기분 나쁜 눈동자와 마주치는 일이 거듭되자 주인공은 굳은 마음을 먹고 우물 밑으로 내려간다. 처음으로 지하인간 몰록과 맞닥뜨린 그는 추한 몰골에 경악하고 그들에게 쫓기다가 간신히 우물 위로 올라온다. 몰록의 지하도시는 각종 기계류로 가득차 있고, 이 기계들은 엘로이 도시를 순조롭게 돌아가도록 해준다. 그리고 이들 기계를 계속 운영하는 이는 바로 몰록. 그들은 쾌락이라는 것을 전혀 모른 채 그저 노동에만 종사한다. 

주인공은 엘로이의 도시에 남아 있던 고대기록을 살펴보고는 엘로이가 다름 아닌 유한계급, 몰록은 노동계급의 후예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한자본가계급과 노동계급은 오랜 세월에 걸쳐 각자의 방향으로 사회적·생체적 진화를 거듭한 결과 이같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유한자본가계급은 의식주가 완벽히 보장된 생활을 계속하면서 모든 지적활동으로부터 퇴화되어버렸고, 반면에 지하에서 노동에만 종사해온 노동계급은 빛을 무서워하는 존재가 된 채 타성에 젖은 노동만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끔찍한 사실은 몰록들이 엘로이들을 ‘사육’하고 있다는 점. 지하에서 생활하는 몰록들은 언제부턴가 엘로이들을 잡아 식량으로 삼고 있다. 주인공은 아득한 미래세계에서 인류 문명의 황혼기를 목격하고 있다는 비감에 젖는다.

위너와 함께 엘로이의 선조들이 남긴 궁전을 다녀오는 도중에 주인공은 숲속에서 몰록들에게 포위당하자 성냥불을 당긴다. 불은 크게 번져 온 숲을 불태우고, 몰록들은 물론 주인공도 필사적으로 달려 겨우 화마를 벗어나지만 불행하게도 위너는 빠져나오지 못한다. 낙심에 빠진 주인공은 타임머신이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왔다가 지하통로가 열려 있는 것을 보고 그 안으로 들어가 타임머신을 찾아낸다. 그러나 그것은 몰록의 함정이었다. 다행히 그는 몰록들에게 사로잡히기 직전 겨우 타임머신을 타고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현실로 돌아온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시간여행의 증거로 위너가 꺾어준 이제껏 아무도 본 적이 없는 특이한 종의 꽃을 내놓는다. 이렇게 주인공이 시간여행 얘기를 마친 후, 친구들은 귀가길에서 그의 말을 ‘정교하게 계획된 거짓말’ 정도로 치부해버린다. 다음날 주인공은 다시 그의 집을 방문한 친구에게 좀 더 완벽한 준비를 갖춰 다시 시간여행을 뗘날 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친구가 보는 앞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사라진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도록 이 시간여행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젠 아무도 그의 얘기를 믿으려 하지 않지만, 갈색으로 말라버린 이상한 꽃 한송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     


타임머신은 오늘날 그 제목 자체가 시간여행장치를 뜻하는 고유명사로 굳어져버렸다. 이 점은 이 작품이 현대문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준다. 그러나 시간여행이라는 아이디어는 타임머신 이전에도 제시된 적이 있다. 웰스가 타임머신을 발표한 해는 1895년인데, 그보다 앞선 1889년에 미국에서는 ‘톰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이 <아서왕궁의 코네티컷 양키>라는 장편을 발표했고, 그 전년인 1888년에 기자출신인 미국작가 에드워드 벨라미가 <회고:2000년에서 1887년까지>라는 걸작을 낸 바 있다. 이 두 작품은 타임머신처럼 현재 시점에서 본 과거나 미래의 모습을 묘사하고, 비록 타임머신과 같은 수준의 과학적인 설명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주인공이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만으로 놓고 볼 때는 이러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이론상으로 가능하다고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복잡한 문제가 서로 맞물려 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이론은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 이 두 이론으로 풀어야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최근 우주 시공간을 뛰어넘는 타임머신의 이론은 가능하다는 결론까지 나온 상태이다. 이 꿈같은 이론도 아인슈타인이 숨겨 놓은 선물이었다. 


그럼 이제 시간여행의 핵심인 웜홀에 대해 알아보자. 이 웜홀을 알기 위해서는 앞에서 얘기한 시공간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시공간은 탄력이 아주 좋은 스타팅처럼 마음대로 늘리고 잡아당길 수 있다. 그러다 너무 많이 잡아당기면 끊어지거나 구멍이 생긴다. 그런데 시공간은 아무리 잡아당겨도 끊어지지 않고 연속적으로 탄력적이다. 이것은 수많은 과학자들의 상상을 붙들어 맸다. 

문제는 그 뿐이 아니었다. 이번엔 우리가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여행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옛날이라면 배를 타고 육지로 와서 다시 걷거나 말을 타고 몇 달에 걸쳐 서울로 왔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공간에서의 이동은 기술이 발달하면 얼마든지 빨리 이동할 수 있다. 물론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순 없다. 그런데 시간에서의 여행은 어떨까? 시간에서의 여행은 한쪽으로만 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에서는 제주도로 다시 돌아가듯이 되돌아갈 수 있지만 시간에서는 과거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럼 이러한 여행이 가능한 방법은 없을까?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 사과를 하나 놓고 생각해 보자. 만약에 벌레 한 마리가 사과의 어느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가려면 사과의 면을 타고 돌아갈 것이다. 그런데 이 사과의 가운데를 지나는 구멍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바깥으로 돌아 반대편으로 가는 것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반대편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우주를 이루는 시공간에 구멍을 낼 수 있다면 엄청나게 빠른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멍을 우리는 웜홀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벌레구멍이란 뜻이다. 


고대에서부터 사람들은 우주의 모양에 대해 다양한 생각들을 해왔다. 그중에서는 무한히 구부러진 시공간이 다른 시공간과 연결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다. 이런 놀라운 가능성을 처음 연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만약 거북이와 토끼가 달리기 경주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토끼는 엄청난 속도로 앞서갈 것이고 거북이는 거의 움직임을 못느낄 정도로 느리다. 당연히 토끼가 경주에서 이기게 될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거북이의 옆으로 급격하게 구부러진 공간 사이에 입구가 열리고 결승점으로 통하는 통로가 생긴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거북이는 그 문을 통해 토끼보다 훨씬 빨리 결승점에 갈 수 있다. 


아무리 먼 곳이라도 이러한 통로만 있다면 빛의 속도로 달리는 사람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웜홀 이론’이다. 

이러한 웜홀 이론을 수학적으로 제시한 사람이 바로 미국의 킵손 교수이다. 바로 호킹과 블랙홀의 존재에 대해 내기를 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위의 그림처럼 휘어진 공간을 터널로 연결한 것이 웜홀이다. 시간과 공간의 지름길인 셈이다. 먼 미래에 사람이나 물건이 통과할 수 있는 웜홀이 만들어진다면 우리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아마 비행기도 사라질지도 모른다. 휴가를 떠나기 위해 피곤하게 운전할 필요도 없다. 문만 열면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바닷가 휴양지에 도착할 것이다. 꿈같은 이야기는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웜홀 이론은 영화 <콘텍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론으로 만들어졌다. 소설 <콘텍트>를 쓴 칼 세이건은 이것을 쓰면서 이동 수단을 무엇으로 할지를 고민하다 킵손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게 된다. 그 자문 과정에서 킵손은 웜홀이란 것을 처음 생각했다. 그러다 이 이론에서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결국 안정된 웜홀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럼 잠깐 영화 <콘택트>로 돌아가 보자.

"콘택트"의 여주인공 앨리 애로우는 밤마다 우주에서 올 미지의 교신을 기다리며 단파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그녀는 "e이 거대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는 것은 공간의 낭비다"f라는 생각에 외계생명체를 찾아내려고 한다. 어느 날 그녀의 목표가 이뤄져 드디어 베가성(직녀성)으로부터 정체불명의 메시지를 수신하게 된다. 그것은 1936년 히틀러 시대에 개최된 뮌헨 올림픽 중계방송이 발신되자, 이것을 외계인이 수신해 다시 지구로 발송한 것인데 그 프레임 사이에 은하계를 왕복하는 운송 수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만 장의 디지털 신호가 담겨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우주 공간의 지하철망으로 일종의 웜홀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라고 추측하게 된다. 

영화에서 애로우는 완성된 기계를 최초로 시험하는 사람이 되고 순식간에 베가성으로 이동한다. 사실 그곳은 현재의 우주선 속도로는 60만 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문제는 웜홀이 만들어지게 되면 서로 잡아당기는 중력의 특성에 의해 그 입구가 닫혀버린다. 그래서 항상 불안정한다. 그곳을 통해 여행하는 것도 물론 힘들 것이다. 그러다 현대 물리학은 이 입구를 벌려 놓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았다. 또 다른 물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물질은 장력이 큰 반중력 물질로 닫히는 입구를 붙잡아 안정되게 열려 있게 하는 것이다. 


킵손 교수는 더 나아가 이것을 이용해 타임머신을 고안해 내기도 했다. 

이 시간여행을 위해서 맨 처음 할 일은 웜홀의 한쪽 입구를 중력이 아주 센 곳에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력이 세다면 약한 곳에 비해 시간이 천천히 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쪽 입구는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이 있지만, 한쪽 입구에선 강한 중력으로 시간이 지연되어 시간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갔다가 되돌아 오면 시간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만약 지구에 있는 한쪽 입구에서 중력이 센 곳에 있는 입구로 가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다시 되돌아 온 지구는 엄청난 시간이 경과된 후가 될 것이다. 


그런데 타임머신은 어디까지 과거로 갈 수 있을까? 미래의 어떤 사람이 타임머신으로 지금 시대로 돌아와 이 책을 볼 수 있을까? 답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타임머신은 만든 시점에서 출발해 미래로 갔다가 다시 그 시점으로만 돌아올 수 있다. 만약에 장치를 2020년에 만들었다면 2100년도 사람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2020년까지이다. 2020년의 시공간에서 웜홀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직도 미래에서 온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것은 지금까지는 이러한 웜홀을 통한 타임머신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웜홀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결 조건이 있다. 바로 시공간에 구멍을 낼 수 있어야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인슈타인의 시공간은 아무리 구멍을 내려고 해도 탄력성이 너무 뛰어나 무한대로 늘어나기만 할 뿐 구멍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인슈타인의 이론에서는 이러한 웜홀을 새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정말 불가능할까? 최근의 물리학 이론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원자 이하의 미시세계에서다. 그 세계에서는 어떤 물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 수 없는 그저 확률적으로만 짐작할 수 있는 세계이다. 

20세기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원리와 양자역학이란 두 개의 기둥에 의지해 서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눈에 보이는 모든 현상들을 설명하는데 효율적이지만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에서는 그 이론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다른 방식의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그곳은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양자세계다. 


그런데 이러한 세계를 다르게 설명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바로 이 세계는 점들이 아닌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작은 입자에서부터 먼 별에 이르기까지 우주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작은 1차원의 끈이라고 보았는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이 끈들은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다. 끈들이 어떻게 진동하는가. 또는 얼마만큼의 에너지로 진동하는가에 따라 물질은 그들만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끈의 진동이 원자와 분자, 나아가 온 세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이 사실이라면 각기 다른 세계에서 현상을 설명하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론이 서로 통합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끈이론에서 시공간에 부드럽게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비록 미시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것에서 출발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도 있다.      


우리가 만약 수백만 분의 일, 혹은 수십억 분의 일로 작아진다면 양자역학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양자역학은 원자와 소립자들의 운영방식을 지배하는 원리다. 이곳은 빛과 전기력의 세계이자 모든 것이 극도로 미세한 영역이며 공간은 무질서와 혼돈, 그 자체이다.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는 것도 다반사다. 그렇다며 이 공간이 찢어지면서 초래될 수 있는 우주 대참사를 막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여기가 끈의 위력이 발휘되는 대목이다.


끈은 혼돈을 잠재울 수 있다. 하나의 끈이 공간을 지날 때마다 튜브를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 튜브가 찢어진 곳을 감싸는 거품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마치 보호용 방패처럼…. 이렇게 해서 끈이론은 공간이 찢어질 수 있음을 설명해냈다. 

이 말은 아인슈타인의 생각보다 우주가 훨씬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하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공상과학으로 치부했던 것들이 어쩌면 우리가 아직 찾지 못한 미래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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