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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Jun 15. 2023

애엄마, 갑자기 동화작가가 되다.

그림책을 만들어 볼까?

내 심경의 변화는 지난 겨울때였다.


작년 가을까지는 둘째가 막 돌이 지나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했고, 애 두명 다 어린이집에 보내니 낮시간의 자유가 너무 달콤했다.

날씨 좋은날 누군가와 맛있는걸 먹으러 가기도 하고

파도 있는날은 바다로 나가 서핑을 하며 활기가 돌았다.


겨울이 닥치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약간의 우울함이 찾아왔다. 차라리 복직이 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도와줄 사람도 없는데 툭하면 돌아가면서 아픈 어린 아이둘을 두고 나갈 수는 없었다.


티비보고 집안일 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뭔가 생산적인 일이 하고 싶어졌다. 더이상 애들 뒤치다꺼리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시험관으로 난임휴직1년,

애두명 연달아 낳고 육아휴직 3년.

딱 4년을 채우고 나를 위해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해야할까?

배우는 것 말고, 무언가 결과물을 내고 싶었다.

나에게는 더이상 인풋 말고 아웃풋이 필요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정보를 탐색했다.


생각해보니 뭘 딱히 잘할 줄 아는게 없었다.

사실 사범대 나온 교사는 학교에서 일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게 그다지 없다. 그것도 그렇고 공무원 신분으로 가능한 것이 출판, 강의, 유튜브나 블로그였다.

유튜브나 블로그는 부지런히 할 자신이 없었고,

글을 써보자 생각했다.


이과출신에 문학과는 완전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글쓰기나 책쓰기 강의들을 보니 쉽게 쓰라는 말에 자신감을 가졌다.

집에서 하루종일 입에 거미줄 친 것 마냥 심심했는데

편하게 친구에게 수다를 떨듯 내 이야기를 쓰니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육아이야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브런치도 같이 하게 되었다.

생각과 말이 많은 편이라 그런지 글을 쓰는게 재밌었다.


그런데 참 신기한게 글을 쓰기 시작하니까 세상 모든 것이 글감으로 보였다.

글을 쓰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니까 머릿속에서 글로 쓰고 싶은 말들이 줄줄 떠올랐다.

특히 샤워나 운전을 하는 동안에는 폭발적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린나이에 동화작가가 된 전이수 작가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특별한 것이 필요한게 아니라, 특별하게 보는 눈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내 일상은 그렇게 갑자기 특별하게 보여졌다.





그 시점에 나의 눈에 또하나 특별하게 보인 일상이 있었다. "아기와 고양이"


18개월쯤 된 둘째 윤우는 우리집 고양이 미니를 너무너무너무 좋아했다.

맨날 쫓아다니고 만지고 싶어 안달이 나고, 심지어 아파서 엉엉 울때도 미니가 와주면 울음을 뚝 그쳤다.

내가 잠깐만 눈을 돌리면 미니 사료도 우그적 먹고

똥통에도 기어들어가 있었다.



그저 매일 매일 반복되고 있었던 것인데, 특별하게 보니 특별하게 보였다.

동화로 써볼까? 라고 생각하니 무심코 넘겼던 다른 사람들의 말도 다시 떠올랐다.

아기가 있는 집이면 늘 고양이 보러 가고 싶다거나, 고양이와 아기가 잘지내냐고 물었었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집에서는 아기와 고양이의 일상이 궁금할 수 있겠다,

고양이를 키우는데 곧 결혼과 출산을 앞둔 집은 우려와 함께 궁금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집 일상이던 윤우와 미니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이 결과물로 완성되기 까지, 원고가 출판으로 이어지기까지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는 않았다.

to be continued.....



(다음편에는 실제 제작과정, 원고 투고, 자비 출판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쓸게요 ^^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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