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레퍼런스
Ep.05 _ Editor_김지혜
작고 여린 생명을 품에 꼭 안고 산부인과를 나오던 순간을 기억하는가?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너무나 낯설다.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가는데 내 품에는 꼬물거리는 아기가 쌔근쌔근 숨을 쉬고 있고, 나는 엄마가 되었다. 그때의 낯선 공기와 불안함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 불안함 들을 이겨내고 지금은 어찌어찌 N년차 엄마가 되었지만 사실은 아직도 '엄마'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을 잃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마다 힘이 되어주는 건 나보다 앞서간 엄마들의 이야기였다. 직 간접적으로 만나는 레퍼런스들은 어떤 엄마로 살아야 할지 가치관을 세워가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네 명의 메이트들이 애정 하는 자기만의 레퍼런스를 소개한다. 네 명 모두 누구보다 치열하게 '엄마의 일과 삶'에 대해 고민해왔던 터라 각자의 색이 명확히 보이는 레퍼런스들이 수집되었다. 레퍼런스를 조사하고 서로에게 소개하면서 우리는 엄마로서 살아온 지난 삶을 정리해볼 수 있었고, 앞으로는 어떤 모습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은지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었다. 우리가 들려주는, 평범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이야기 들이 다른 엄마들에게도 작은 힌트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함께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 레퍼런스 가이드 >
BOOK :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 권의 책
MOVIE :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 편의 영화
COMMUNITY : 엄마들이 연대 &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
MOM : 나의 레퍼런스 _ 다르게 일하는 엄마들, 다르게 육아하는 엄마들
BOOK
[ 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않자 _ 정한샘, 조요엘 ]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이 책이 생각났어요. 지인의 추천으로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외 그런 책 있잖아요.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아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을 아쉽게 덮고 나서도 육아로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들춰보는 애정 하는 책이 됐어요. 이 책에는 엄마와 딸이 책을 매개로 주고받으며 쓴 글이 담겨 있는데요, 세상의 말들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속도대로 자신의 삶을 가꾸는 엄마의 모습, 그 삶을 아이가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본질을 체득하는 과정, 엄마와 딸이 바라보는 사회문제에 대한 성숙한 시선 등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글을 읽으면서 나의 삶도 육아도 세상의 기준과 속도대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았어요.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엄마들이 읽는 다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책이 될 거예요.
MOVIE
[ 툴리 _ 제이슨 라이트맨, 2018 ]
세 아이의 엄마인 마를로의 현실 육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 <툴리>를 소개해요. 저는 이 영화를 둘째 아이 출산하기 직전에 봤었어요. 처음 엄마가 돼서 보낸 1년여간의 낯선 시간들을 겪은 후에 봤던 영화라 무척 공감하면서 봤던 기억이 있어요. 홀로 고된 육아를 하다가 한계에 다다른 마를로가 야간 보모인 툴리를 고용하면서 생기는 일상의 변화를 그려낸 작품인데, 아이를 돌보러 온 보모 툴리는 아이가 아닌 엄마 마를로를 돌보게 되죠. 후반부에는 큰 반전이 숨어 있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어요. 엄마들이 느끼는 미묘한 심리들을 사실적으로 잘 그려낸 영화라서 엄마에 막 입문한 초보 엄마들이 본다면 많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COMMUNITY
[ 여성과 엄마의 경험을 나눕니다 _ 맘블리 ]
<맘블리>는 여성과 엄마들을 위한 육아 콘텐츠 플랫폼이에요. 이 플랫폼을 추천하는 이유는 엄마들이 자신의 육아 이야기를 직접 콘텐츠로 만들어 발행하고 더 나아가 커리어와 수익으로 까지 연결시킬 수 있어서 에요. 보통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육아 관련 콘텐츠나 강의 등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플랫폼에서는 나의 전공 및 관심사를 담은 육아 이야기를 생산자의 입장에서 발행한다는 점이 좋았어요. 글쓰기는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많은 엄마들에게 안성맞춤인 자기 계발 방법 이잖아요. 하지만 혼자 꾸준히 글을 쓰기는 쉽지가 않더라고요. <맘블리>에서는 공개적으로 발행되는 글을 마감일에 맞춰 써야 하니 환경설정 까지 돼서 참 좋은 것 같아요. 글쓰기 또는 콘텐츠를 만드는 활동에 관심이 있는 엄마라면 이 플랫폼을 이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MOM
[ grab the story _ 패브릭 토리 ]
저는 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일 하는 엄마’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레퍼런스를 찾아봤어요. 먼저 나에게 어떤 키워드들이 있는지 생각해 본 후, 내가 원하는 일의 형태를 더해서 미래를 그려봤어요. 그랬더니 머릿속에 하나의 레퍼런스가 떠올랐죠. < 패브릭토리>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이야기들을 감성을 담은 스토리로 기획해 아이들에게 전하는 일을 하는 곳이에요. 이곳의 대표님은 유아교육을 전공하시고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하시다가 창업을 하신 케이스인데요, 처음 이 분을 뵀을 때 ‘와 이렇게 행복하게 일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케이스가 저에게 크게 와닿았던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전공과 경력을 살리면서 일의 형태를 변화시켜 새로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 둘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사업의 형태로 시작해 안정화 후 다양하게 확장시킨 것. 셋째,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영감 들을 일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것. 넷째, 스토리 메이커를 양성해 또 다른 엄마들에게 새로운 일을 만들어준다는 것. 다섯째, 아이들에게 가치 있는 스토리를 전한다는 것 등이 있어요.
레퍼런스를 조사하면서 어느 정도 제가 꿈꾸는 일하는 엄마의 삶을 그려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엄마로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내가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정리할 수 있었고 나의 키워드들과 맞닿아 있는 일들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어요.
BOOK
[ 나는 직장맘입니다_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 ]
이 책은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에서 발행한 엄마 노동자 10인의 인터뷰집이에요. 계속 일하고 싶은 직장맘들을 위한 제도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법적으로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도 실제로 이런 제도들을 활용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엄마 노동자들이 법률과 노무에 관련된 컨설팅을 받으면서 육아휴직, 유연근무, 단축근무 등을 활용하는 사례들을 엮은 사례집이죠. 우리나라는 출산 전, 출산 직후에 활용하는 제도들은 널리 알려져 있는 반면 그 후에도 엄마 노동자들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제도들은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 담겨있는 사례들이 많이 알려져서 육아를 하는 여성들이 포기하지 않고 일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어요.
MOVIE
[ 워킹맘 다이어리_넷플릭스 시리즈 ]
미국의 워킹맘 다섯 명이 그려내는 각기 다른 상황들을 조명하는 드라마 <워킹맘 다이어리>를 추천해요. 워킹맘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시선으로 짜인 스토리가 신선했고 일하는 엄마의 삶을 긍정적이고 유쾌하게 그려낸 점이 좋았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엄마나 일하는 여성을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많이 없기도 하고 있더라도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게 대부분인데 이 드라마에서는 직장맘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러닝타임이 30분인 짧은 시리즈물이라서 가볍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COMMUNITY
[ 창고 살롱 ]
창고 살롱은 여성들의 일과 삶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인데요, 이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여성의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기도 하고 새로운 관점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로 다른 관점과 시선들을 공유하면서 내면을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커뮤니에요.
[ 엄마일 연구소 ]
엄마일 연구소는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경력 전환 또는 1인 창업 등 엄마의 두 번째 삶을 위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예요. 창업 또는 셀프 브랜딩에 관한 사례와 정보들이 많이 있고 온라인 강의도 있어서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MOM
[ 아이 넷 직장맘, 인사 경력 20년 차_한 분야 전문가 ]
첫 번째 레퍼런스는 민간기업에서 팀장을 맡고 계신 직장맘이세요. 아이 넷을 키우면서 20년 동안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꾸준히 일을 하고 계세요. 언젠가 이런 대화를 나눴었어요. "저는 아이가 하나인데도 힘든데 어떻게 넷을 키우면서 일도 하세요?"라고 물으니 "아이가 하나라서 힘든 거야 계속 몰입하려고 하니까"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왠지 숙연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 아이 둘 직장맘, MBA 후 커리어 피봇 ]
두 번째 레퍼런스는 일을 하시다가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겪으면서, 마흔에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MBA를 가셨어요. 한국으로 돌아오신 후 커리어 피봇을 하셔서 성공적으로 재취업을 하신 케이스예요. 저한테 항상 농담처럼 "그때 MBA 안 갔으면 서울에 집 샀을 텐데.."라고 하시긴 하지만(웃음) 쉽지 않은 도전을 하시고 계속해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시는 게 무척 인상 깊었어요.
[ 아이 둘 직장맘, 대기업 경력 10년 후 공백기, 커뮤니티로 컴백 ]
세 번째 레퍼런스는 '창고 살롱'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계시는 대표님이세요. 아이 둘을 키우면서 대기업에 재직하시다가 육아로 인한 공백기를 겪으신 후 <지속 가능한 일과 삶을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창고 살롱>을 공동 창업하셨어요. 현재는 남편분의 주재원 발령으로 해외에 거주하고 계시지만 활발하게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나가고 계세요.
실제로 제 주변에 있는 사례들을 조사하면서 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커리어를 이어가고 계신 분들을 레퍼런스로 삼으려고 한다는 걸 알았어요. 이러한 레퍼런스가 많아지려면 사회에 마련된 제도들을 최대한 활용해 계속해서 일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개인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더 나아가 다수가 이런 경험을 하고 확산시켜야지만 문화로 정착할 수 있겠죠. 저 또한 한 명의 레퍼런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엄마의 삶'을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BOOK
[ 패밀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_ WEE ]
WEE는 다양한 부모와 아이들의 삶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 발행하는 매거진이에요. 'We Are Enough'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패밀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으로, 좋은 가족 문화를 사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요. 내용이 굉장히 충실하고 한 회에 많은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다양한 육아의 형태를 볼 수 있는 창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거진에 소개된 한 사례인 '오월 학교'라는 곳은 폐교를 개조해 '가족의 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인데요, 목공을 하는 남편과 유아교육에 뜻이 있는 아내가 자신들의 재능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공간에 풀어내는 모습들이 인상 깊었어요.
MOM
[ 가정보육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 중인 _ 공진주 ]
공진주님은 <가정보육 맘>이라는 카페에서 만난 지인이에요. 태권도 관장님으로 일을 하던 분인데, 5년 동안 직접 가정보육을 했고 현재는 남편이 바톤을 이어받아 가정보육을 하고 계세요. 워낙 소신이 뚜렷하신 분이라 양육에 대해서도 명확한 가치관 가지고 계신 분일 거라서 인터뷰를 요청드렸어요. 태권도 학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가정보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 해결 능력과 자기 주도성이 눈에 들어왔대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를 갖기 전부터 가정보육을 결심하셨고 실행한 케이스예요.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까지는 육아에 집중하고, 그 후에 본인의 꿈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려는 플랜을 갖고 있어요. 육아를 하는 기간을 여유 있게 바라보는 것도, 아이들이 성장할 때 부모의 전적인 육아가 필요한 절대적 시기가 있다는 생각에도 서로 깊이 공감했어요.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과 대화하다 보니 지지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 엄마와 아이의 동반성장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_ 점핑마더 이지우 ]
지우는 제 대학교 동창이에요. 대기업에서 근무를 하면서 일과 양육을 병행하다가 상황에 휩쓸려 퇴사를 했었죠. 주양육자가 되어 육아를 하면서 아이의 예민한 기질로 인해 힘들고 막막한 상황에서 도움이 됐던 게 독서였대요. 육아서를 통해 아이의 발달에 대해 공부하고, 인문학 책을 통해 생각을 전환하면서, 같은 아이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경험을 한 거예요. 그런 경험을 다른 엄마들과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SNS에 콘텐츠를 공유하기 시작한 게 지금의 일로 발전한 거였어요. 현재는 ‘엄마와 아이의 동반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요. 육아의 경험을 자신만의 일로 만들어 간 그 과정은 참고할만한 것 같아요.
[ 일과 육아 사이 합리적인 선택일 뿐, 미국 엄마 _ Bethany Rutledge ]
저희가 무비토크 때 미국 엄마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를 봤잖아요. 영화를 보면서 진짜 미국 여성들의 일과 삶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이 들던 와중에 Bethany가 떠올랐어요. 문학 교사가 되겠다고 하던 똑순이인데, 페이스북을 보니 어느 날부터 아이만 계속 키우고 있더라고요. 그 전후 사정이 궁금하기도 했네요. 서면 문답을 통해 들어보니, 미국이라고 다를 게 크게 없더라고요. 여전히 여성의 일과 양육 문제로 토론이 벌어지고 있고 그 안에서 엄마들이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고요. 한 가지 놀랐던 것은 미국은 대부분 육아휴직을 최대 2개월만 쓰고 다시 복직을 한다는 답변이었어요. 저는 우리나라의 육아휴직 기간인 1년이라는 시간도 짧다고 생각해서 한 질문이었거든요. 그리고 한국과 다른 점도 물론 있었는데요. 한국 엄마들 에게서 보이는 일과 육아의 병행에 대한 비장함이나 피해의식 같은 게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그 친구 개인적인 특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답변을 보면 이 문제에 대해서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게 느껴졌거든요. 상황은 비슷해도 그 상황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방법에는 문화적인 차이가 분명히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레퍼런스의 뜻을 다양한 사례라고 생각하고 제 주변에 있는 다양한 엄마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어요. 여러 사례를 접해보니 양육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뚜렷한 생각과 가치관들을 어떻게 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 혜나님이 진행한 인터뷰는 다음회차에 전문으로 발행됩니다 >
BOOK
[ LEAN IN_셰릴 샌드버그 ]
<린인>은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책임자였던 셰릴 샌드버그가 경험한 여성의 일 그리고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책이에요. 이 책을 읽을 당시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어요. 회사에서는 내 몫인 1인분을 다 못해내고 계속해서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해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 같았고, 집에서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이 항상 있었죠. 그래서 '나는 왜 이렇게 안팎으로 미안해해야 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가 나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 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이 때문에 안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보다는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는 힘든 결정을 내리고 하는 일인 만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인가에 대해서 곱씹어 보게 되었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보자라고 생각을 전환하게 됐어요.
[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_ 윤여순 ]
직장에서 남성 직원들만 가득한 팀에서 일하다 보니 주변에 보고 배울 수 있는 여성 롤모델이 없었어요. 그때 지인분이 이 책을 추천해 주셔서 읽게 됐어요. 이 책에서 윤여순 님은 여성들에게 '엄마'라는 역할 때문에 위축되는 자신감, 아이에 대한 죄책감 이런 것들에 대해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세요. 열심히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도 또 하나의 훌륭한 교육이 될 수 있고, 아이는 그런 엄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저도 이 책을 읽고 '일하는 엄마도 괜찮다'라는 단순한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또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면 나를 위한 시간은 사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이 책에서 일하는 여성일수록 반드시 자신이 즐거운 것을 찾고 삶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나의 즐거움을 위해 충분히 시간을 할애할 때 새로운 삶의 방향과 더 지혜로운 답을 찾곤 한다.라는 문장이 나와요. 아무리 바쁘더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꼭 마련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해 준 책이에요.
COMMUNITY
[ 창고 살롱 ]
저는 엄마가 되고 나서 항상 '다른 엄마들은 도대체 어떻게 사는 걸까?'라는 갈증이 있었어요. 결혼을 일찍 한 편이라서 아이 키우는 친구들도 거의 없었고 회사에서도 주변에 엄마들이 없었거든요. 그러던 중 SNS에서 우연히 <창고 살롱>이라는 커뮤니티를 알게 됐고 시즌1부터 시즌4까지 꾸준히 참여하고 있어요. 이곳에는 정말 다양한 엄마들이 모여 있어요. 이전에는 제 머릿속에 뭔가 완벽하고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창고 살롱 활동을 하면서 100명의 엄마가 있으면 100가지 육아 방식이 있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모두 다르지만 비슷한 결을 가진 엄마들과 함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 유명하거나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라 실제로 나와 비슷한 상황을 지나오신 분들이 해주시는 말들이라서 더 마음에 와닿고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창고 살롱>은 '나'라는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울타리 이기도 하고 또 받은 만큼 나누게 되는 커뮤니티 에요.
MOM
[ 오소희 작가님 _ 내 인생은 나의 것, 애 인생은 애의 것 ]
오소희 작가님은 아이가 세 살 무렵 아이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셨어요. 어린아이를 데리고 세계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삶의 모습과 세상을 익힐 수 있도록 해 준 것인데, 이런 육아방식이 저한테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작가님이 말하는 엄마의 삶의 태도는 '엄마로서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라'가 아니라 '엄마의 인생을 잘 살면서 자신의 세계를 가꾸라'는 것이에요. 작가님이 쓰신 <엄마의 20년>이라는 책에 아이가 1살일 때부터 20살이 될 때까지의 엄마의 다짐들을 적은 챕터가 있는데 정말 인상 깊었어요. 아이가 어린 시절에는 그때가 엄마와 자식 사이의 황금기라는 걸 알고 온전히 행복을 누릴 것이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조금씩 아이와의 거리를 받아들이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할 것이며, 성인이 되었을 때는 완전히 놓아줄 수 있는 엄마가 될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어요. 작가님은 아이를 키우면서 꾸준히 글을 쓰시고 책을 발간하셨고, <언니 공동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여성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세요. 이 분이 쓰신 글과 활동들을 보면서 저도 어떤 엄마로 살아야겠다 라는 저만의 육아관을 정립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엄마로 살아오면서 '어떤 엄마로 살아야겠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하는데 도움이 됐던 레퍼런스들을 모아봤어요. 창고 살롱 활동을 하면서 100명의 엄마가 있으면 100가지의 육아방식이 있다고 느꼈던 것처럼 세상에는 많은 레퍼런스가 있고 내가 살아가는 모습 또한 누군가에게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수학의 정석이 있듯이 육아에도 정답이 있다면 엄마로서 사는 삶이 좀 더 쉬울까? 네 명의 메이트들이 나눠준 이야기들을 들으며 '정말 다르다'라는 생각을 했다. 네 명만 봐도 이렇게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육아에 정답이 있을 리 만무하다. 다만 앞서 걸어간 선배들의 이야기가 길잡이 역할을 해 줄 뿐이다. 육아에는 정답이 없기에 오답도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그와 비슷한 결의 레퍼런스들을 보면서 꾸준히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저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잘 맞는 삶의 모습을 찾고, 서로 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 아닐까.
[ 레퍼런스 모음 ]
BOOK
< 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앉아_정한샘, 조요엘 >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058028
< 린 인 _ 셰릴 샌드버그 >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91799
<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 _ 윤여순 >
http://www.yes24.com/Product/Goods/92890912
< 엄마의 20년 _ 오초희 >
http://www.yes24.com/Product/Goods/84497466
< 패밀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_ WEE >
https://a-round.kr/category/wee/
< 나는 직장맘입니다_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 >
COMMUNITY
< 지속 가능한 일과 삶을 고민하는 여성들의 온라인 멤버십 커뮤니티_창고 살롱 >
https://changgosalon.imweb.me/
< 두 번째 커리어를 준비하는 엄마들의 무대 _ 엄마일연구소 >
https://linktr.ee/moms.projects
< 여성과 엄마의 경험을 나눕니다 _ 맘블리 >
MOVIE
< 툴리 _ 제이슨 라이트맨, 2018 >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54653
< 워킹맘 다이어리_넷플릭스 시리즈 >
https://www.netflix.com/kr/title/80198991
< 4인 4색, 현실 엄마들이 들려주는 워킹맘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매거진을 구독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