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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주 Jan 14. 2024

굿바이 2023

늦은 2023년의 결산

출처 : 뀰로그


늦었지만, 다른 분들이 한 걸 뒤늦게 보니 나도 내 삶을 정의하는데 이만한 일이 없을 것 같아 지나간 2023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2023년의 인물: 정애 이모

미국을 내게 연결시켜 준 이모. 그리고 미국을 사랑하게 해 준 친구들. 모두가 내 2023년을 빛내줬다. 이외에도 든든하게 회사에서 나를 지켜준 동료들이 기억에 남는다.


2023년의 콘텐츠: EO(https://www.youtube.com/@eo_studio)

아무래도 내게 가장 영감을 줬던 건 EO 콘텐츠가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Grab 한소리님, 구글 디자이너 김은주 님이 인터뷰가 내게 영감을 줬다. 또 삼 년 전 김태원 화이트 해커님의 인터뷰도 이오에서 봤던 걸 보면 내 영감 저장소가 아닐까 싶다. IT 업계 사람들이 자주 나오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다.


2023년의 소비: 미국행 비행기 티켓과 여행비용으로 썼던 대략 천만 원

사실 미국행과 미국 서부 여행 모두 반대에 부딪혔다. 강경하게 간 3개월의 여행은 내가 도전과 결과에 대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줬다. 가서 쓴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사회에 나와서 돈을 벌면서 느낀 건 돈은 어떻게 던 벌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식으로 벌지, 어떤 식으로 소비할지 결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2023년의 도전: 퇴사

퇴사를 할 땐 이런 삶을 상상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퇴사를 하고 반년을 지내보니 회사에 대한 미련이 없다. 회사에 있을 땐 몇 년 간의 나의 삶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연차가 쌓이고 이직을 하고 결혼을 하는. 그 와중에 계속 깊이에 대한 열등감이 쌓여 그다지 행복한 회사 생활을 하진 못했을 거다. 나이가 쌓여 다시 배우겠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업계를 그만두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지금은 방향성은 확실하지만 그려지지 않는 미래를 꿈꾸는 일이 두렵고 즐겁다. 퇴사를 하면서 가슴 뛰게 살아가는 상상을 했는데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2023년의 실패: 공부 방향성 설정

연초에 기초에 시간을 쏟지 못하고 삽질을 했던 게 생각난다. 지금도 하나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기초 공부가 부족하다. 기초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 내게 주어진 과제이다.


2023년의 발견: 결혼에 대한 강한 욕구

무엇보다 결혼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2023년이다. 뒤따라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은지, 내 욕구의 원천이 어딘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했다.


2023년의 재발견: 미국

2019년엔 왜 이렇게 많은 걸 못 누렸을까 싶을 정도로 미국의 재발견이었다. 아는 게 많아지니 보이는 게 많았다. 동시에 해외에 대한 나의 열망을 확인했다.


2023년의 단어: 방향성

2023년의 성공: 외부활동

2023년에는 외부활동을 많이 했다. 외부 인터뷰 3번, MC 경험 2번, CVE 발급 등으로 커리어 관련 활동을 했고 이외에도 개인 작업과 바디프로필 2회의 결과를 냈다. 독립출간으로 책을 발간했고 책을 내는 과정을 경험했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영감도 많이 얻었다.


2023년의 음식: 그릭요거트

식단과 반년을 함께한 나. 한 가지 대표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릭요거트가 아닐까?  식단을 뒤로하면서 올해에는 찾지 않게 되었지만 한동안 나의 최애 음식이었다.

기억나는 건 락빌에서 먹었던 만두와 마제 소바 같은 면, 유타 성열오빠 집 근처에서 먹은 미트볼. 회식 때 먹었던 두 번의 한우. 바디프로필 날 먹었던 감격의 abc 초콜릿 정도가 기억이 난다.


2023년의 행복: 시카고 시그니처룸, 노을을 보던 날

2023년이 아니라 평생을 통틀어서 행복했던 날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너무 예뻤고 그곳의 스트로베리 음료와 케이크, 노을, 분위기 모든 게 좋았다.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2023년의 BGM: JVKE의 Golden hour

2023년에 발견이라고 하면 JVKE의 노래를 사랑하면서 Joji나 다른 비슷한 결의 곡을 전부 듣게 된 것. JAKE 노래를 들으면서 드라이브를 하는 게 너무 좋아서 한동안 한국에서도 운전하는 게 행복했다.


2023년의 분노: 스스로에 대한 분노

분노라고 하면 실력 있는 사람들을 보며 분해서 잠을 못 이루던 밤들이 떠오른다. 스스로를 일정 부분 포기해 가며 보냈던 시간들에도 스스로 화가 많이 났다. 나를 잃지 말자.


2023년의 대화: 내 이야기를 누구보다 많이 들어준 엄마, 동료들, 친구들

길을 한참 헤맬 때 내가 몇 시간을 같은 이야기를 해도 귀 기울여 들어주던 사람이 생각난다.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때가 있다면 유타에서 사람들이랑 함께 불을 피워두고 서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퇴사를 결정하며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는데 기꺼이 조언을 건네주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상반기에 버그바운티를 하며 함께 고생을 한 파트원들도 고맙다.


돌아보니 일 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이 바뀌었다.

취업을 하기 전엔 취업에만 집중했고 회사를 다닐 땐 역량을 쌓으며 적응하려고 했다. 지금은 내 행복을 가장 고민하고 있다. 점점 시야가 넓어지는 게 느껴진다. 나이를 잘 먹고 있다. 올해는 정해놓은 길로 열심히 나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작년과 올해의 좌우명은 모두 '늘 이기는 건 시간이다.'라는 겨울님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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