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치열히 살아가는 30살 딸과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60살 엄마
결혼하고 엄마와는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산다.
카페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 "어디니? 카페?"
타지 일정 후 집으로 가기 전, 잠시 차한잔 하러 오기로 했다.
나는 몇년 째 별 일 없으면 토요일이면 집 앞 카페에서 4~5시간 씩 앉아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멍을 때린다. 오늘은 글을 써야 하는데 생각이 많아지니 정체가 와서 책을 읽으며 다이어리에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엄마와는 딱 30살이 차이 나는데,
올해가 엄마와 내 나이가 딱 두배 차이 나는 해이다. 만 나이로 말이다.
우리 엄마는 약 4년전 오랫동안 하던 일에서 은퇴 했다.
그리고는 새로운 일들을 찾아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발견은 엄마 자신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사남매를 키우면서도, 일을 멈추지 않을 정도로 열정으로 살던 엄마가, 어쩔 수 일을 멈추게 되며 꽤 오랜 시간 몸도 마음도 아픈 시간을 보냈다. 그 때 내가 엄마에게 권한건 '다이어리' 쓰는 거였다.
평생 내 롤모델이었던 엄마가 자존감이 낮아져 힘들어 하는 시간을 지켜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런 권하고 싶은건 남을 바라보던 엄마의 시야가 엄마 자신을 향하게 하고 싶었다.
학창시절 딸이 항상 자신 있게 도전하기를 응원해주던 엄마의 자리에 내가 서게 되었다. 몇년 전 엄마와의 대화에서 정말 엄마에게 진심을 다해 이야기 했다.
- "엄마, 엄마는 성공한 사업가야. 20년전, 어린이집을 할 때도 우리 지역 최고의 어린이집을 했고, 최근 하던 일도 은퇴를 한 지금도 엄마를 찾는 사람이 많잖아. 잊지마요. 지금 무엇을 다시 시작해도 엄마는 성공할거에요. 그 와중에 자식농사는 또 얼마나 잘했어요? 우리 엄마 지금부터 시작이야~"
우리 엄마는 몇년 사이 또 많은 성공을 이루었다.
오랜만에 둘이 근황을 나누는데 엄마는 지난 1년 사이 이룬 크고 작은 성공담을 또 이야기 해주었다.
역시 우리 엄마.
한다면 하는 이 마인드, 엄마한테 배웠지 싶었다.
-"엄마 최근에 연예인 한가인님네 아이 둘이 다 상위 1% 천재 판정을 받았데. 내가 그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인 중에 천재 소리 들으며 열심히 살잖아요? 최근에 몇년전 다큐멘터리가 다시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인기영상에 올라왔는데, 우리 부모님이 나 참 잘 키워주셨다 싶더라니까."
엄마의 성공담에, 딸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이렇게나마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내가 시작한 글쓰기 모임을 소개 했다.
-"엄마, 내가 최근에 한 교수님이 운영하는 글쓰기 모임? 코칭? 을 시작했는데, 내가 한달 잘 성공하면 엄마도 참여해봐. 딸이 비용은 내줄게. 난 엄마 이야기를 글로 보고 싶어."
엄마의 삶을 글로 써내면, 모두가 감탄할 것이고 누구나 도전을 받을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한 여자의 삶을 보면 이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
엄마는 인생 60년만에 깨닫는게 많아 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평생을 남을 돕기 위해 살았고 내 몸 쉬어본적 없이 산 엄마는 요즘 안아픈 곳 하나 없는데, 병원비 나가는 것 보면 나눠주느라 모아둔 돈 하나 없는 본인을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평생을 열심히 살아온 한 엄마의 이야기와 60년을 살아왔기에 해줄 수 있는 이야기.
앞으로는 엄마의 이야기가 책으로 기록 되길 응원해보려 한다.
딸이 엄마에게 환갑 선물로 해드리는 최고의 선물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