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페스티벌 1일차
이제 노잼부분은 다 지나갔고, 본격적으로 사진과 영상 위주의 후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만, 안 찍어버릇 해서 퀄리티는 끔찍하다는 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인생에 두 번 다시 못 볼 광경에 영상만 찍고 있고 싶진 않았어요..)
1일차, 이 날의 계획은 이랬습니다. (★꼭 봐야지 / ☆괜찮겠네 / ?흠, 꼭 봐야되나..?)
16:30 Hypno5e (☆)
17:15 Coheed and Cambria (★)
18:00 I Prevail (☆)
18:45 Generation Sex (?)
19:40 In Flames (☆) or 19:40 Hirakiri For the Sky (☆)
21:50 Architects (?)
24:00 Behemoth (?)
25:05 Katatonia (★)
꼭 봐야겠다 싶은 밴드는 Katatonia 정도였구요. 메인스테이지1의 Generations Sex - Hollywood Vampires - Kiss는 좀.. 뭐랄까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아트록 성향이 있는 Hypno5e를 한 번 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 봤습니다. 그 이유는..
입장이 끔찍하게 오래 걸리더라구요.
그래도 이 관문을 넘어서면, 별천지가 펼쳐집니다.
미국의 Progressive / Alternative Metal 밴드입니다.
Discover Weekly를 통해 'Welcome Home'을 접한 적 있었어서, 기대를 좀 하고 있었는데요.
꽤 많은 음악을 들어왔는데도, 꽤 신선한 음악을 하는 밴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Pantera를 "Groove" metal이라고 부르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 밴드도 상당히 독특한 그루비함을 보여줍니다.
무대에서 놀 줄 아는 밴드라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미래가 기대된다, 고 생각했는데 이미 활동을 제법 오래 했더라구요. �
힘들어서 잔디밭에 앉아서 보다가, 바로 튀어나갔습니다.
뜻 밖의 발견이었던, 괜찮은 Post-Hardcore 밴드였어요.
알고 보니 'Rebel Yell'같은 명곡으로 활동한 Billy Idol이 중심이 되어 Generation X와 Sex Pistols 멤버들이 결성한 밴드라고 하더라구요.
어르신들 노익장이 대단했고, 저는 역시 펑크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으로..
오스트리아 출신 Post-Black Metal, Post-Rock의 영향을 받은 Black Metal로 출국 전에도 이미 몇 곡을 알고 있었기에 기대가 컸던 밴드입니다.
역시 너무나 좋았는데, 다만 야외공연인 특성상 공간감을 주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게 아쉬웠구요.
아무래도 공연보다는 감상에 맞는 음악을 하는 밴드이다 보니, 그래도 In Flames를 안 볼 수가 없어서 먼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멜데스 대장밴드 중 하나였죠?
역시 월드클래스를 찍어 본 밴드는 다르다 싶었습니다.
사실은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공연은 역시 달랐습니다.
장르 자체도 공연하기 참 좋은 장르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공연에서 상당한 진정성이 느껴졌어요. 정말 다시 본 밴드입니다.
In Flames 보고 나오려는데 사람이 너무 많더라구요.
왜 그런가 했더니 조니뎁이 나왔습니다.
와, 연예인 신기하다. 그게 끝이었어요.
Another Brick In the Wall의 커버는 개인적으로 정말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Architects - Hellfest 2023 – ARTE Concert
영국의 Metalcore 밴드입니다.
코어음악을 별로 안 좋아해서 큰 기대 없이 봤는데요, 정말 재밌었습니다.
앞 뒤로 노장 밴드들이 나와서일 수도 있겠으나, 이들의 에너지가 너무나도 돋보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이런 음악을 우스개 섞어 MZ메탈이라고 부르는데요.
덥스텝을 비롯해서 전통적 메탈씬에서는 싫어할 만한 사운드 시도들이 있는데, 제 기준에선 꽤 잘 섞어냈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언젠가는 다들 이 길로 가게 되지 않을까요?
기타 들고 스네어 치면서 DJ컨트롤러 만지는 멤버가 있어서 굉장히 신기했는데, 뒤에 나오는 코어계열 밴드들이 이런 구성을 많이들 채용했더라구요.
전설적인 락밴드죠, 이상하리만치 한국 매니아들에게는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요. 저도 그렇고..
한국에선 차라리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가 더 유명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요.
처음에는 아버지뻘 되는 분들이 분장 저렇게 하시고 공연하시는 게 항마력이 딸리는 느낌이었는데,
음악은 정말 다르더군요. 반 세기 동안 널리 사랑받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KISS의 존재 때문인지, 이 날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더라구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공동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했습니다.
내한공연도 한 번 왔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보유한 폴란드 국적의 Black Metal 밴드입니다.
근데 사실 저는 블랙메탈은 별로 안 좋아해서요..
Katatonia 기다리면서 잘 구경했습니다.
Hellfest 팸플릿에는 "Doom Metal"로 소개되어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Progressive Metal로 분류하는 스웨덴 출신 밴드입니다.
꽤나 시끄러운 음악인데도, 너무 아름다운 음악이죠? 이 밴드때문에 1시까지 버틴 거였는데, 정말 그럴 만 했어요.
이들이 가진 적막한 아름다움 때문에, 이들은 그 어떤 밴드보다도 1시에 어울리는 아티스트인 것 같아요.
앞에 밴드들이 취향에 안 맞아서, 미리 가서 기다리다가 꽤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황홀한 순간이었어요.
기타가 한 명인데 사운드가 꽉 차서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다른 기타 트랙을 AR로 틀어주는 것 같더라고요.
알고 보니, 기타리스트 Anders Nyström이 '가족 문제'를 이유로 투어에서 빠졌다고 하는데요. 막상 다른 밴드인 Bloodbath의 투어에는 참여하고 있어서.. 불화설도 돌고 있는 모양입니다.
1일차는 여기까지였습니다.
Katatonia를 드디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덕분에 24년에 일본 투어를 온다는데 굳이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Architects, I Prevail, Coheed and Cambria같은 새로운 밴드들의 발견과, In Flames의 재발견도 의미가 있었죠.
KISS도 이제는 진짜 은퇴를 한다고 하니,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영광스런 기회였네요.
기차 타고 낭트로 돌아가니 2시가 넘었더라구요. 곰곰히 생각 해 보니, 진짜 위험천만한 짓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같이 기차를 내려서 숙소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주 위험하진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그래도 다음 날 부터는 불필요하게 리스크를 지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