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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Jun 30. 2022

기회는 관찰에서 시작된다

관찰(觀察)이란, ‘사물의 현상이나 동체 따위를 주의 깊게 잘 살펴보는 것’이다.‘눈에 보이는 것을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다. 관찰은 ‘볼 관(觀)’과 ‘살필 찰(察)’이 결합되어 ‘눈여겨보고 살핀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관찰이란 ‘가볍게 흘려버릴 수 있는 것이나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것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눈 여겨 잘 지켜보는 것’이다. 


관찰은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불편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대상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목적을 수반한다. 목적이 있기 때문에 관찰의 대상이 무엇이든 관찰의 결과는 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 


관찰을 통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사례는 수 없이 많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이며 수학자 겸 물리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Archimedes)는 목욕하기 위해 욕조에 몸을 담가 수면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비중의 개념을 발견했다.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물체의 길이가 음의 높낮이와 관련이 있음을 알아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는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보다 더 넓게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관찰함으로써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뉴턴(Isaac Newton)은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은 갈라파고스 섬의 동물들을 관찰하다가 같은 종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따라 모양새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진화의 개념을 정립했다. 

장영실이 발명한 양구 일부

조선 태종시대부터 활동하다가 세종시대에 꽃을 피운 장영실의 수많은 업적 역시 관찰을 통한 발명이었다. 천체 운행을 관측하기 위한 혼천의나 햇빛에 의해 그림자가 생겼을 때 그림자의 위치로 시간을 측정하는 양구 일부, 강우량을 측정하기 위한 측우기 등은 모두 장영실의 뛰어난 관찰력 덕분에 만들어진 발명품들이다.

 

관찰이 필요한 이유는 관찰을 통한 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는 관찰을 통한 신상품 개발과 부의 축적이 목표이다. 관찰의 또 다른 이유는 인간관계의 때문이다. 


누구나 좋은 인간관계를 꿈꾼다. 그러나 어디를 가든 꼭 눈엣가시 같은 사람이 있다.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는 <어린 왕자>[2]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라고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라 개인주의적인 동물인데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모여서 억지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밖에 없다. 


유엔(UN)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95년이면 95세가 되며[3] 60세 은퇴 후 40

여 년을 더 살아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럼 100세 시대를 살아갈 우리는 어떻게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그 비법 역시 관찰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


관찰은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회는 어디에서 올까? 전혀 경험하지 못한 것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대부분 일상의 익숙함 속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발견 행위는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다.”라고 했던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4]의 말처럼 기회를 발견하는 날카로운 관찰의 눈을 갖는 것이 통찰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관찰이란 수많은 자극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는 발견 행위이다. 관찰을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작은 물건도 새롭게 받아들이고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지 않는가? 관찰은 결코 지능이나 학식의 높고 낮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수없이 많은 자극과 마주친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제한적인 몇 가지만 뇌리에 남아 있을 뿐이다.  관찰을 잘한다는 것은 특정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현상 뒤에 숨어있는 이면을 관찰하려는 ‘의도적 관찰’ 노력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사람들의 말과 행동, 사물과의 상호작용, 서비스 이용 프로세스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것으로부터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의도적 관찰이다. ‘물이 맑다’라는 것과 ‘어찌나 물이 맑은지 돌 틈에 엎드린 고기들의 숨 쉬는 것까지 보인다.’라고 하는 것은 다르다. 


관찰을 하면 전에 못 보던 많은 것을 새롭게 볼 수 있지만 특별히 어느 것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관찰하지 않는 한 새로움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을까? 


 첫째,  행동 유발의 동기(Motivation)를 파악해야 한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류 매장에서 한 고객이 휴대전화로 옷걸이에 걸린 옷을 점원 몰래 찍고 있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쇼루밍(showrooming)[5] 일 수도 있고, 친구에게 카톡으로 물어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즉각 결론 내리기보다는 다른 팩트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둘째,  원래 용도와 다른 용도(Workaround)는 없는가를 살펴야 한다. 원래부터 그랬다는 것은 없다. 원래 그런 목적이었더라도 더 많은 수의 고객이 다른 용도로 쓴다면 그것이 더 옳을 수도 있다.


셋째,  불편한 점은 없는가(Pain-point)를 살펴야 한다. 이는 물리적인 불편이나 어려움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개선해야 하는 기능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넷째,  기존의 나의 생각과 다른 점(new perspective)은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의 생각과 전혀 다른 사실을 발견한다면 관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학이다. 일반적인 사실과 전혀 다른 현상을 발견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차별화된 기회 영역을 발견하는 통찰을 주기 때문이다.


관찰을 위한 보다 세부적인 방법은 평범한 일상에서 익숙해진 불편함을 찾는 것이다. 병원에 갔을 때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은 기다림이다. 환자들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내가 예약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갔는데도 한참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를 불편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대부분‘당연히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처럼 불편하고 잘못된 것이지만 불편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잘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익숙해진 불편함’이라고 한다. 익숙해진 불편함에 젖어 있으면 새로움을 찾을 수 없다. 의도적인 관찰을 통한 새로움을 얻으려면 질문하고 관찰해야 한다. ‘원래 이랬나?’, ‘다른 나라도 이런가?’, ‘ 다른 방법은 없나?’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 익숙해진 불편함을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특이하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오랫동안 그런 방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서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기억조차 하지 못할 때도 많다. 그런데 사람들의 미충족 심층 니즈는 오히려 이런 곳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신용 카드의 불편함을 물으면 사람들은 “특별히 불편한 거 없는데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관심을 갖고 관찰해보면 사람들은 신용카드 뒷면에 각종 혜택의 종류와 적립률을 지워지지 않도록 적어 놓거나 적립 카드를 몽땅 점원에게 건네며 알아서 적립해 달라고 요청한다. 특히 남성이나 노인들은 이런 경우가 더 많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느 매장에 가든 스마트폰만 내밀면 알아서 최적의 카드 혜택이 무엇인지 판단하여 적용하고 남은 것은 정리까지 가능하도록 한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은 관찰을 통해 사람들의 불편함을 찾아내는 눈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관찰을 깊이 있게 하거나 의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진은 환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 환자의 상태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대표적인 시간이 회진 시간이다. 의료진들은 회진 시간에 다양한 내용을 확인하고 회진 후에는 그 내용을 기록하게 된다. 


간호사도 마찬가지다. 환자가 음식은 잘 먹었는지, 주어진 약은 제시간에 먹었는지, 소변은 얼마나 나왔는지, 호흡기 환자라면 가래나 기침은 몇 번이나 했는지 등 수많은 정보들을 확인하고 자기 자리에 돌아가 확인한 내용을 기록한다. 요즘에는 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며 기록하는 경우가 많아 조금 편리해진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차트에 기록한 후 자기 자리에 돌아와서 컴퓨터에 입력하는 경우가 더 많다. 종이에서 태블릿 PC로 변경되었을 뿐 병원 의무기록과 연동되지 않아 기록한 내용을 다시 반복적으로 입력해야 하기 대문이다. 또한 태블릿 PC를 들고 다닐 경우 양손을 사용해서 환자에게 처치를 해야 하는 경우는 오히려 보관상의 불편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일 의료진과 환자가 주고받는 말이나 정보를 음성으로 말함과 동시에 기록으로 옮길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이 발전한다면 업무를 훨씬 더 수월하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이러한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은평성모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음성인식 의무기록(voice EMR)이다. 


의사들이 쓰는 음성인식 의무기록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간호업무에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것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세계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연구과제이다. 은평성모병원은 이미 일부 시범 병동에서 음성인식 간호기록이 적용되고 있고 점진적으로 확대하여 모든 병동에 음성인식 간호기록을 적용하고 불편한 점을 수정 보완하고 있는 중이다.


냉장고는 음식물을 보관하는 기능적 공간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이 저장된 감성적 공간이다. 때로는 목적을 가지고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열게 되는 가전제품이다. 


인류는 옛날부터 부족한 식량을 확보하여 오랫동안 보관함으로써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냉장고는 그런 인간의 본능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쇼핑한 물건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 냉장고에 붙어 있는 수많은 메뉴판도 배고픔에 대비하기 위한 무형의 음식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이다. 이와 같이 냉장고는 사람들의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물건이고 때로는 감성적 가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냉장고 문에 여행지의 마그넷 기념품을 붙여 놓는 경우나 아이들의 성장 및 가족사진을 냉장고에 붙여 놓는 것은 추억을 유지하거나 남들에게 자랑하려는 의도이다. 그렇다면 이런 인간의 감성적인 행동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냉장고 문의 일부를 모니터로 할애하여 컴퓨터로 사진을 보는 것처럼 냉장고에서 모니터 기능을 작동시켜 기념사진들을 보여줄 수 있는 냉장고가 대안이 될지 모른다.


일상에서 새로운 통찰을 할 수 있는 관찰 방법 중 하나는‘거꾸로 하기’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과 반대로 시도해 보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출•퇴근길 또는 학교 가는 길도 좋다. 매번 똑같은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다른 길로 목적지를 찾아가도록 의도적으로 바꿔 보는 것이다. 평소에 다니던 길은 익숙하지만 늘 보아왔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 그런데 매주 다른 길로 거쳐 가는 방법은 모든 것이 새롭다. “어? 여기에 이것이 있었네?”라는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음식점과 새로운 가게 또 그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다르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출•퇴근길을 이용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버스를 타다가 지하철로 바꿔 타는 방법이나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발하여 한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어가 보는 방법, 어느 날은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지하철 5호선이 아니라 3호선을 타보는 것이다. 이렇게 행동을 바꾸면 지하철 광고도 새롭게 차이점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루트를 개발해서 사무실까지 출근하는 길은 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걷는 동안 사색을 하기 때문에 좋은 생각을 떠올릴 때도 많다. 각종 오염 속에서도 맨 먼저 싹을 틔우는 민들레 꽃에 매달린 이슬을 보며 시상(詩想)을 떠 올릴 때도 있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이슬 / 恩山 박병태 


꽃잎이 무거울까 살짝 앉았더니 

스치는 바람에도 몸이 휘청인다 

"좀 살살해라 잉?" 

지나간 바람에게 눈을 치켜뜨지만 

지나쳤으니 이미 과거란다 

맑고 여리다고 어찌 화가 없겠는가 

투명한 마음에 금이 가기도 전에 

햇살에 녹아 사라지는 이슬 

으~분하다 I'll be back


시(詩)를 쓴다는 것은 잘 쓰고 못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몰입되었느냐가 중요하다. 무엇인가 바라본 그 순간에 떠오른 단발적인 발상이 될 수도 있고 나를 버리고 거꾸로 내가 그것이 되어 그의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다. 내가 아닌 그것과의 일체화(一體化)를 통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사라지는 것들과 새로 태어나는 것들에 대한 관찰을 통하여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요즘 지하철 안의 풍경은 과거와 너무 많이 달라졌다. 광고가 사라졌다. 돈을 받지 않는 무가지(無價紙) 신문을 돌리는 사람도 사라졌다. 과거에는 무가지를 선반 위에 올려놓는 사람이 지나가고 나면 5분 후에 그 무가지를 폐지로 수거해 가는 노인들을 보면서 실소를 머금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은 무가지도 없고 각종 광고 문구도 지하철에서 사라져 버렸다. 신문이나 광고지 존재하던 수많은 생활정보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종이 신문도 그렇다. ‘화장실이 있는 한 종이 신문은 영원하다’라고 했던 <선타임스>의 전 부회장 마크 호눙(Mark Hornung)의 말이 이제는 옛말이 됐다.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시간을 점령해 버렸다. 수십 년간 이어온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전통적인 광고 비즈니스 모델은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이나 모바일에 지분을 양보해야만 했다. 최근 15년간 우리나라 지상파 TV 방송의 시청자 수와 광고 수익은 급격하게 줄었고 [6] 세계적인 종이 신문의 대명사였던 <뉴욕타임스>조차

 2020년부터 디지털 미디어에 역전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7]


비디오 가게가 문을 닫았고 소파에 앉아서 최신 영화를 TV로 골라볼 수 있는 환경이 새로 태어났다. 잔돈을 받느라 시간을 허비해야 했던 톨게이트의 불편함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고속버스 티켓과 좌석 번호를 점검하던 승무원들이 사라지고 이제는 바코드 하나로 고속버스 티켓과 승차 확인이 동시에 해결됐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모델은 과거부터 오랜 기간 누적되어 생성된 생태계이기 때문에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지만 최근에는 많은 곳에서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무엇이 사라지고 어디에서 어떤 기회가 생겨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지만 분명한 점은 어떤 영역이든 어떤 사업 아이템이든 그 일의 본질에서 답을 찾아야만 한다. 


무엇을 관찰해야 할까? 여러 가지를 관찰할 수 있지만 특히 다음 네 가지 관점은 중요하다. 첫째, 사람이다. 내가 관찰하는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관찰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해관계자가 되기 때문에 하나도 빼놓지 않고 관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환경이다. 관찰 대상의 물리적 환경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장소가 좁은지 넓은지, 노출되어 있는지 숨겨져 있는지와 같이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인 요인을 관찰해야 한다. 특정 매장을 관찰한다면 주변에 다른 매장과 경쟁관계인 곳은 없는지, 판매에 도움이 되는 다른 공간적 요인은 없는지, 접근하기가 편한지, 눈에 잘 띄는지 등 다양한 요인을 살펴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사물이나 도구다. 관찰 공간을 구성하는 사물과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는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중심 역할을 하는 사물뿐만 아니라 명함, 템플릿처럼 사람들이 주고받는 사소한 사물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행동이다. 해당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과 사람 간 또는 사람과 사물 사이에 어떤 행동이 일어나는지, 반복적인 것은 무엇이고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무엇인지 왜 저렇게 행동해야만 하는지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다. 



          




[1] 출처: 장영실 박물관


[2][어린 왕자], 앙투안 드 셍떽쥐페리 저 박성창 옮김, 비룡소, 2000


[3] UN “한국 2095년 세계 최장수국”, YTN 뉴스, 2013. 6. 14


[4]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는 1871년 7월 10일 파리에서 태어나 1922년 11월 18일 사망한 프랑스의 작가이다. 프루스트의 주요 작품으로는 1913년부터 1927년까지 출판된 연작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있다.


[5] 쇼루밍(showrooming)이란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자세히 살펴본 뒤, 구매는 가격이 보다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6]2019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방송통신위원회 발표, 2020.6. 23


[7]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나, 아시아투데이, 20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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