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가 좋아하는 기차를 타고 서울 한강대교 중간에 있는 노들섬에 가기로 했다. 50년 넘게 방치되어 있던 곳이 19년 9월 오늘 음악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새롭게 바뀐 노들섬에서 행사도 있고, 지인이 그곳에서 플리마켓에 참석하여 겸사겸사 엄마와 함께 나들이 가기로 했다.
아빠가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었지 그곳에 가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9월 28일이지만, 아직 낮에는 뜨거운 햇볕이 더위를 잡아놓고 있었다. 하늘이와 함께 나들이를 가려면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데 집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바로 용산역으로 갈 수 있어 과감히 차를 놓고 가기로 했다. 노들섬에는 주차공간이 없기도 하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차를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나들이하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항상 차를 가지고 가면 놓치는 많은 것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단다. 하늘이도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건물과 사람들을 보면서 재미있어하고 아빠도 운전을 안 하기에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파라솔 하나 의지하고 장사하는 분들이 안쓰러워 보임.
노들섬에 도착하니 아직 이곳저곳 정비가 덜 된 곳이 보이고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여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보였다. 오늘은 노들섬 관람이 주목적이 아닌 지인과의 만남이 첫번째 목적 이기에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오랜만에 만난 피그렛(지인 닉네임)님과 엄마는 반갑게 서로 인사하고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 꽃을 피운다.
개장 첫날 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음. 저녁시간에는 공연이 있었지만 예매를 못해서 보지 못함.
노들섬 개장 기념 플리마켓에는 저마다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상품들로 더운 뙤약볕이 무색할 정도로 화사하고 시원하고 멋있게 보였다. 거기에서 파는 상품도 그 상품을 파는 사람들도. 용기 있게 본인만의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저마다 그들의 방식으로 판매를 하는 젊은 사람들을 보며 아빠도 많은 영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피그렛님 부스.
모든 제품을 다 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했단다. 시원한 곳에 돗자리를 깔고 엄마와 아빠는 번갈아가면 하늘이와 시간을 보내며 한나절을 재미있게 보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는 엄마 아빠는 지인과 인사를 나눈 후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헤어지고 용산역으로 한강대교를 건너 걸어갔단다. 저녁 무렵이 되니 시원하게 불어 오는 강바람이 한낮의 더위에 찌는 몸을 씻겨 주는 듯했다. 코끝에 부는 바람은 상쾌했으며 오감으로 느끼며 걸어가는 우리 가족의 발걸음은 가벼웠단다.
한가을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역 전철은 생각과는 달리 주말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콩나물시루의 콩나물처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없는 콩나물처럼 서있었다. 하늘이는 유모차에서 곤 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