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아니 세 번째 석사과정 /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하교합니다.
작년 3월, 우연치 않은 기회로 연구원으로 함께하게 된 고려대학교에서 지내게 된 것도 어쩌다 보니 벌써 1년 반이 다 되어가고 있다.
같은 캠퍼스를 공유하지만, 학생이 아닌 교직원으로서, 연구원으로서 공부가 아닌 근무를 하다 보니 느껴지는 것들이 여럿 있었다.
가장 큰 것은, 당연하겠지만,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원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
교육이 되었든, 연구가 되었든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라 불리는 학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 학교의 교직원뿐 아니라 학생으로서의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 내 눈에 들어온 공지 하나.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석사과정 모집안내
마침 사회정책을 전공했고, 노동이라는 부분은 사회정책의 가장 큰 포션 중 하나를 차지한다는 것은
마치 긴 밤이 지나면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달이 뜬다는 것과 같이 당연한 사실이라, 관심이 있었더랬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원서대 85,000원을 도대체 몇 년만의 접속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유웨이어플라이를 통해 지원했다.
그런데.... 아... 잠깐만...?
지원서를 넣고, 후기를 살펴봤다.
내가 지원한 학과는 노동대학원의 다섯 개 학과 (노동법학과, 노동복지정책학과, 노동경제학과, 노사관계학과, 인력관리학과) 중 노동복지정책학과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무사이거나 노동분야 전문가들이라는 게 아닌가.
큰일 났다. 원서대 날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도 어쩌겠나.
그래, 난 노동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유학생활을 한 것도 있고, 까짓 거 한 번 밀어붙여보는 거지.
면접을 봤고, 의외로 면접은 예상외로 순조로웠다.
각자가 노동대학원에 지원한 동기, 왜 노동복지정책학과에 지원했는지, 추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각자 지원한 학과에서 어떤 것을 연구하고 공부하고 싶은지 등 꽤 러프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교직원으로 돌아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6월 7일의 토요일,
합격자 발표가 나왔다.
합격을 했다.
학부시절, 통일학 학석사연계과정을 하다, 한 학기만에 그만두고 독일로의 석사과정을 떠난 것까지 더하면
벌써 나의 세 번째 석사과정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내 학부 졸업장에 기재된 교과목 이수학점은 150학점 가까이가 된다... 전공 + 복수전공 + 학석사연계과정 일부)
아싸 나도 이제 고대생이다(?)
사실 단순히 합격해서 기쁘다거나 하는 감정보다는, 유학시절, 남의 나라 언어로 공부하며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도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내 전공인 사회정책에 노동복지정책을 입혀 조금 더 내 전공과 전문지식의 지평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에 기대가 되는 그런 감정이랄까.
그걸 우리는 합격해서 기쁘다고 하기로 했어요(?)
몇 년 만의 신입생인가. 올 9월부터 5학기 동안 있을 나의 세 번째 석사과정.
기대가 된다.
기타.
나에게 있어 고대 노동대학원이 가지는 최고의 메리트 중 하나는 바로 위치이다.
내가 근무하는 연구실이 국제관 4층, 노동대학원이 국제관 1,2층이다.
반대로 지각이나 결석따위, 학회나 출장을 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