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outbreak team의 역할
2020년 12월에 시작했던 case manager (역학조사원)의 역할을 하며 어느덧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수많은 코로나 대응 과정들이 바뀌면서 단 일주일도 긴장을 놓은 적이 없었다.
12월에 시작했던 역할은 COVID-19 case manager로써, 확진자에게 전화를 걸어 역학조사를 마치고 코로나 대한 여러 교육을 하는 일이었다. 꽤나 흥미로웠고, 특히 집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그러다 3개월 후, 2월 중순쯤에 Outbreak Team (OB)으로 슈퍼바이저한테 추천받아 팀을 옮기게 되었다. 직장 내에 집담감염을 조사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전에 확진자 역학조사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롭고 보람 있다. OB 팀으로 옮기면서 내가 하는 일이 확진자 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치지만, 크고 작은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게 신기하면서 한편으로는 늘 긴장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역학조사원으로써 모으는 정보가 outbreak investigation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걸 배우게 되었고, 전화 한 통화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OB 팀이 조사하는 사업체는 2명 이상의 코로나 확진자가 직원들 사이에 나와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을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다:
1. OB 팀으로 통보된 확진자들의 역학조사를 통해 직원 간 전염의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
2. 근로자들이 코로나에 노출될 수 있는 장소와 가능 경로를 확인하기
3. 고용주와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 활용 중인 통제 조치 (Infection prevention and control measures) 파악하기
4. 더 많은 확산을 막기 위해 business closure (휴업)이 필요한지 파악. 그리고 지시를 내림.
5. PHI (public health inspector)가 현장으로 나가 보건 점검을 마치고, 공학적 통제, 작업장 관리 정책, PPE 등 통제 조치를 권함
6. 마지막 확진자가 나온 날짜 2주 후까지 모니터링.
굳이 요약하자면 이렇게 간단한 6개의 포인트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이 모든 걸 해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대부분 두 명 이상의 역학조사원들이 붙어서 일을 해야 하루빨리 코로나 확산을 멈출 수가 있다. 여러 가지의 서류 작성, 이메일 작성, 통계 분석 등 해쳐 나가야 할 업무들이 꽤 많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는 83%의 12세 이상인 인구가 1차 접종을 마쳤고, 76%가 2차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확실이 4차 유행은 지금까지의 3개의 'wave'보다는 많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백신 덕분에 사망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중증환자들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확진자의 95% 이상이 백신 미접종자이며,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도 대부분이 미접종자이다.
현재 캐나다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 vs 백신을 안 맞은 사람들의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Anti-vax', 즉 백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현재 미접종자들로 인한 코로나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들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난 9월의 시작이 두렵다.
9월 7일이면 백신을 받지 못한 12세 미만의 아이들이 모두 개학이고, 교육부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지금까지 세운 대책이 없다. 학교마다 HEPA 필터를 설치한다고 말은 했지만 그게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온주의 모든 학교에 설치가 될까 의문이다. 내일모레가 9월인데 말이지.
또한 9월 6일 노동자의 날이다. 코로나 확산은 늘 롱위 캔드를 따라 커진다.
이런 생각을 하면 우린 4차 후에도 5차, 6차 유행이 있을까 두렵지만 한편으로는 지겨운 마음이 더 크다. 코로나가 너무너무 지겹다.
간호사로 근무한 7년, 그리고 처음으로 임상간호를 떠나 사무직 일을 해본 지난 9개월... 뒤 돌아보면 정말 난 운이 좋았다 싶다. 팬데믹 터지기 일보 직전인 2019년 가을에 보건 석사를 시작하여 2020년 말에 끝내고 바로 취직을 하여 보건 쪽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 특히 요즘에는 교대근무를 하지 않으니 밤에 다리 뻗고 잘 수 있다는 게 나에게 하루하루 큰 행복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