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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거품으로 탑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by 포말

거품으로 탑을 쌓아 보셨나요?

2년전 아이들과 체험학습을 다녀왔습니다. 한국해양재단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프로그램중에 완도해양치유센터 거품테라피방에 들어가 아이들과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 둘과 함께 둘러 않아 쏟아지는 거품을 이용하여 던지고, 비비고, 묻어(?)주고 하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건 탑 쌓기 였습니다. 한명씩 돌아가며 거품을 쌓기도 하고 다듬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맘껏 웃고 즐거웠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간관계는 거품으로 탑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걸작품을 만들기 위해 상대방과 나는 앞에 있는 탑을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높이가 중요하니 열심히 올립니다. 그러다가 더이상 높아지지 않고 흘러내리기만 할 즈음. 다듬기 시작합니다. 손으로, 발로, 때로는 입으로 바람을 불면서 다듬어 봅니다. 하지만 쉽게 다음어 지지 않습니다. 내 손에 묻힌 거품을 탑에 놓으려고 하지만 오히려 탑의 거품이 나에게 쓸려옵니다. 상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탑의 거품을 깍아내려 하지만 오히려 본인 거품이 탑으로 옮겨 갑니다.


거품놀이는 인간관계와 아주 많이 닮았습니다.

인간 '관계'는 두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함께 걸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구는 성능 좋고 예리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좋은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 하고 있습니다. 잘 사용할 줄도 모르고 무딘 도구를 이용해 만들어 가다가 걸작품이 아닌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 와중에 서로 상처나 아픔을 남기기도 합니다.


모두가 걸작품을 만드는 '진심'을 가지고 관계에 임합니다. 앞에 놓여진 탑을 정교하게 다듬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 시도가 꼭 내가 의도한대로 되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주려했지만 가져오는 경우가 생기고, 어떤 때는 가져오려 했는데 내것이 뜯겨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다른 때는 아랫부분을 살짝 다듬으려 했는데 윗부분까지 무너지는 경우가 있구요. 때로는 숨결 같은 미세한 바람에 다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잘 해보려 했는데 망가진 인간관계가 있다면 너무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인간관계는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원래 그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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