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디자인조형창작_08
여러분은 디자인 과정 중에 조형을 만들 때 어떤 원리나 원칙을 사용하십니까?
디자인을 시작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조형원리에 의하여 만들어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그림을 그리며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해야겠다.” 거나 “너무 단순하니까 대비를 좀 줘야겠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형 만들기는 디자이너의 생각, 의미, 사고를 표현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그저 일반적인 조형원리에 의하여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형원리는 앞서 ‘조형원리의 상대성’에서 이야기했듯이 그저 원리일 뿐 지켜야 하는 원칙이 아닙니다. 따라서 조형원리에 의존하여 조형을 만드는 것은 조형원리를 설명하는 예를 만드는 것일 뿐 디자이너가 표현하고 싶은 조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위의 그림은 조형이 만들어지는 혹은 조형에 영향을 끼치는 영역을 범위별로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조형에는 양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레트로 스타일’, ‘포스트모던 스타일’, ‘모던 스타일’, ‘아방가르드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양식은 조형언어가 공통되며,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수용되며,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조형의 형식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양식(스타일)에는 각 양식별로 대비, 균형, 조화 등의 조형원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원리들이 양식마다 같지는 않습니다. 매우 절제되고 단순하며 기하학적인 ‘모던 디자인 스타일’에서의 조화나 군형, 대비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고 심지어 난잡해 보이기까지 하는 ‘키치 스타일’에서의 조화나 균형, 대비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조형원리는 절대의 기준이 아니라 조형의 구성된 상태를 칭하는 말이고, 양식마다 그 조형의 구성 원리나 원칙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 조형원리에 의하여 조형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스타일의 원리에 의하여 조형을 만들어나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스타일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요? 스타일(양식)은 단순히 멋을 위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문제나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결과입니다. 모던 스타일은 공예에서 산업생산으로 넘어오며 대량생산에 맞는 조형 양식을 찾은 결과이며, 포스트모던 스터 일은 경직되고 모든 것을 틀 안에 넣으려는 모더니즘 스타일에 반하여 만들어진 양식입니다.
이와 같이 스타일은 그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디자인 이유들이 그 뒤에 있으며, 또한 디자인 이슈 뒤에는 그 시대의 사회가 있고 그 시대의 사회는 다시 역사 속에서의 문화가 있습니다.
즉, 조형을 만드는 것은 역사 속의 문화>그 시대의 사회> 디자인 이슈> 스타일>그 스타일 의의 조형언어로 연계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조형은 단순히 아름다움의 표현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삶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나 의지, 생각의 반영이며, 그 태도, 의지, 생각을 담는 조형언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수용될 때 스타일(양식)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