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죽음 그리고 인생
https://youtu.be/kXyu2aNRMNQ?si=S_rQxXcUK2-Ihn0M
대학교 4학년은 바쁘다.
다들 취업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낸다.
사실 바쁘다기 보다는,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느라 마음이 더 지쳐가는 걸지도 모른다.
능력 좋은 친구들이 먼저 사회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불안을 느낀다.
당시 나는 매우 불안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나름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던 터라 영어와 중국어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대학교 1학년만 해도 남들보다 앞서나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학업에서 뒤쳐지기 시작했다.
그게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비뚤어지게 만들었다.
괜히 사람들을 깍아내리거나하는 태도를 가졌던 걸로 기억한다.
나의 비뚤어진 성격은 대학교 1학년 이후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도 적용되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 때 우리는 정치적 견해에 불일치를 가졌고,
나는 괜스레 그 친구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그게 괜히 미안했다.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 사과하기로 결심했다.
어느 저녁,
학교 채플에 학생들이 모이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친구를 화장실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나를 외면했다.
그게 상처가 되었다.
나의 비뚤어진 성격에 실망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에 만나 사과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친구가 죽었다.
다음날,
학교 별관에서 친구의 장례식이 열렸다.
급히 열린 장례식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담당 교수님과 학생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 때 나도 눈물을 펑펑흘렸다.
누굴 위한 눈물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복합적인 이유였던 걸로 생각된다.
친구의 죽음에 놀란 마음,
자꾸만 뒤쳐져서 불안한 나 자신의 인생을 위한 눈물,
기타 등등.
아무튼 그날 이후로 나는 늘 친구를 생각하게 되었다.
전하지 못한 미안하다라는 말이 늘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나를 친구를 닮게 만들었다.
친구의 꿈은 제 3국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거였다.
NGO 같은 곳에 가서 말이다.
친구는 챗GPT가 없던 시절에 독학으로 코딩을 배워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김치 공장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마케팅을 해서 매출이 얼마 올랐다고 자랑하던 친구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 이후, 친구는 캄보디아 (?) 에서 모닝가 나무로 건강보조식품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었다.
마음이 따듯하면서도 능력이 출중했던 친구.
아름다운 청년이 세상을 떠났다.
세상은 왜 이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이토록 빨리 떠나보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다만, 친구의 죽음으로 나의 인생에는 변곡점을 맞이한다.
나는 단 하루를 살아도 후회없이 살자고 다짐하게 된다.
돈을 추구하는 삶이 아닌,
진리를 추구하는 구도자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방랑자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