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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우 Dec 10. 2024

제목을 상상하십시오.

 다음 문장을 어찌저찌 깎아 사람 말하듯 대본에 쓰고 있다. 주인공은 이 맥락을 대중에게 정확히 심어야 한다



 나는 네가 도망칠 수 있는 퇴로를 하나 하나 막을 것이다. 네가 비겁한 변명과 감쪽같은 연기로 설치한 샛길을 하나 하나 찾아내어 묻고, 비겁한 변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는 못 배길 만한 질문으로 네 바닥을 네 스스로 보게 할 것이다. 비겁한 변명과 거짓을 위한 거짓이 근사하게 직조되어, 멀리서 보았을 때 꽤 근사한 무엇처럼 보이는 네 삶의 근간을 흔들고, 네가 0에서 시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만들 것이다. 네가 네 스스로 합리화하고, 눈 감고, 잘못되어 가는 줄 알면서도 고개 끄덕인 모든 순간을 다시 네 앞에 보여주고, 이 모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는, 그래서 네가 얼마나 인생을 잘못 살았고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지 인정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상태에서, 너덜너덜해져서 누가 내 비밀을 아는지 누가 내 비밀을 모르는지 매일매일 계산해야 하는 숨막힘 속에서 살게 할 것이다. 그러다 가끔 또 살아보겠다고, 다시 한번 다른 사람을 속여, 혹은 네 자신을 속여 무슨 말이라도 하는 날이 온다면 다시 찾아가 물을 것이다. 네 집 앞에서 네가 그러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네가 포기했을 때, 결국 네가 이전의 나로 사는 것이 단 한순간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고 말았을 때, 나는 네 인생에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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