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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홈나이 Feb 24. 2023

[영화리뷰] 칼리토

You are so beautiful to me

⭐️⭐️⭐️⭐️(4점/5점)


“You are so beautiful to me” 너무나도 애타게 기다렸던 아름다운 그녀를 두고 떠나야 하는 칼리토. 어쩌면 이 모든 전개는 다 예견된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죽음 직전의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려서부터 뒷골목의 전설로 자라온 그는 사랑하는 그녀를 두고 30년 형의 감옥살이가 확정된 채로 법정에 등장한다. 이내 그의 친구 데이비드가 변호를 맡으면서, 그의 형은 5년으로 석방된다. 그리곤 이 모든 뒷골목 삶들을 청산하겠다고 맹세했지만, 한평생을 그곳에서 보내온 그에게 주변 환경이 도와줄 리 있을까. 다시 찾아간 그녀는 상처받은 마음을 부둥켜안으며 조금씩 다시 칼리토에게 마음을 연다. 모든 이전의 삶을 청산했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게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Everybody ends up where they are.”


 ‘그렇게 지금의 내가 되는 거야.’ 어려서부터 배워오고 지내운 나날들이 모여서 지금의 당신을 이루고 있다는 대사이다. 칼리토는 사랑하는 그녀와 자신들만의 파라다이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꿈을 꾼다. 이 모든 과거의 삶들을 뒤로 한채. 하지만 데이비드의 친구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는 순간, 간절히도 지켜온 그의 꿈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을 칼리토의 그녀, 게일은 직감했다.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지금의 사건들도 과거의 어떤 점들과 연결되어 결국엔 그가 끝나야 할 방식을 종국에는 맞이하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경험을 사서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하고 싶다. 가정환경은 우리의 힘으로 바꿀 순 없었지만, 그 이후의 삶에 대한 나의 경험은 정말이지 나를 많이 바꿔놓았다. 어려서 분노가 많았던 나는 화가 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감정의 고통을 느꼈었다. 너무 분한 어느 날엔 가위로 종이를 자르는 행위라도 해야 화가 풀리기도 하였었으니.. 그러다 나의 길었던 수험생활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만약 이 환경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면 나의 실패는 타당했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것 만 같아, 더 열심히 노력하고 경험하고자 하였다.


그중에 여행에서 가장 많은 깨달음들을 얻었던 것 같다. 매번 방학 때면 2-3주씩 배낭을 들쳐 매고 해외로 배낭여행을 다녔다. (돈이 많아서 그냥 떠난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한 아르바이트며 장학금이며 이 과정 역시도 대단히 중요한 경험들이었다.) 이 여행들을 하면서 뜻하지 않은 순간들을 맞이하고, 우연히 마음의 동요를 느끼고, 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져도 보고, 위험에도 빠져보고, 많은 사람들과 유대감을 쌓는 이 과정에서 정말이지 나의 일상생활 속 걱정거리나 고통 거리는 정말 한없이 작디도 작은 한 톨의 먼지와도 같다고 느꼈었다. 그런 깨달음이 있은 후부터는 분노라는 감정이 내 몸 안에서 자연스레 빠져나갔다. 그리고 또 세상 모든 일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더 좋은 방향을 위한, 다음을 위한 초석이라고 여겼다.


“Everybody ends up where they are.” 우리는 우리가 어디서 끝날 지를 결정할 순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경험을 통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설령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채 어떠한 일에 처해질 운명이라고 할지라도, 잠시나마 칼리토와 같이 사랑하는 그녀와 파라다이스를 가겠다는 꿈을 향한 발걸음 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그 과정마저도 하나의 꿈으로 여길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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