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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Mar 29. 2020

키갈리 이모저모

바쁜 일 끝나서 달려 간, 단순 여행기

새해를 맞아, 그리고 큰 보고를 끝내고 정말 쉬러 한번 더 다녀왔다. 사실 km로만 따지면 캄팔라Kampala에서 키갈리Kigali는 서울에서 부산 정도의 거리다. 그러나 길이 그만큼 좋지 않으니 시간으로는 8~9시간 정도 걸린다더라. 이 정도면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무난한 수준의 육로 이동이나, 휴가 하나하나가 소중한 나로서는 르완다 에어를 다시 이용했다. 이번 휴가는 우간다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동료와 함께했다.




1. 르완다 에어 정말 편하다.

엔테베Entebbe - 키갈리Kigali 노선은 남수단 주바Juba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엔테베를 경유, 키갈리에 도착하는 방식이다. (반대의 경우도 동일하다.) 크리스마스 연휴 때는 비행기가 만석이었으나 이번 같이 평범한 주말의 경우, 빈 좌석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남수단에는 난민캠프/난민 사업을 실시하는 NGO가 많다 보니 비행기 안에 타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UN 직원들과 무중구Mzungu들 이었다.

프로펠러 비행기는 처음 타봤다. 2-2 구조의 아담한 내부.


2. 르완다 커피 진짜 맛있다.

무중구Mzungu들의 성지라는 큐 커피Question coffee에 가 보았다. 다양한 굿즈도 많고, 커피 클래스도 열린다. 우간다에서 가장 번거로웠던 점은 원두를 갈아서 제공해주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인데 (살 때 부탁해도 안 되는 곳이 많다.) 이곳에서는 갈린 원두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원두 종류와 커피 종류도 다양해서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화이트 콜드 브루도 도전해보았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내게 잘 맞았다. (카페인이 세다고 듣긴 했는데, 정말 그랬다.)



이곳 말고도 전망 보러 간다고 하는 인조라 카페Inzora rooftop cafe도 커피 맛이 좋았다. 이곳은 디저트도 무중구Muzungu들을 겨냥해서 만든다는 게 느껴졌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진한 초콜릿 케이크가 있었다.


그런데 정작 케잌 사진은 없고, 엉망으로 찍은 풍경 사진만 있다. 다들 직접 가서 보시라.


역시 고원지대에서 나는 원두가 맛이 좋다는 게 진짜인가 보다.


3. 르완다는 밤에 걸을 수 있다.

산책이라니, 산책이라니! 아프리카 대륙에서 밤에 걸을 수 있는 곳이 존재하다니.

약 50m마다 경찰과 군인이 지키고 있어서 키갈리 시내는 낮이나 밤이나 걸어 다니는 데에 무리가 없다. 캄팔라에서는 보다보다Boda Boda나 우버Uber를 이용해야 해서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녔는데, 키갈리는 인도가 좋게 나있어 30-40분 거리까지는 무난하게 걸어 다녔다. 우간다보다 조금 더 선선한 날씨라 힘든지도 몰랐다.


3-1. 르완다 크기는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 정도다. 작은 규모의 나라여서 가능한 것일까, 길이 정말 잘 되어있다. 키갈리 말고도 지방으로 내려가는 길 또한 아스팔트로 잘 정비되어 있다고 하는데, 사실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다음에 키부 호수Lake Kivu 가게 되면 더 감탄해야겠다.

그냥 골목길인데도 인도와 차도, 방지턱까지 잘 되어있어 찍어뒀다.


4. 구걸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사실 캄팔라Kampala 시내에서는 도로 위 차와 차 사이를 걸어 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나 캣 콜링Cat calling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졸졸 따라다니며 구걸하는 사람들은 보기 힘들었는데... 키갈리 시내에서는 걸어 다니다 보면 심심찮게 마주한 이들이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건너 듣기로는, 구걸하는 것도 경찰에게 걸리면 크게 혼난다고 (처벌?)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배가 고프다며 따라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택시 개념인 무브Move를 불러서 이동하려는데 창문에서 쳐다보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나도 드라이버도 완곡하게 거절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걸은 "기브 미 메리 크리스마스"




아프리카 대륙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키갈리에서는 한식당을 이용하며 쉬어가는 느낌으로 며칠 머문다고 한다. 나 또한 캄팔라Kampala의 빽빽한 인파와 교통체증을 뚫고 출근하느라 힘들었던 1월 마지막 주인데, 키갈리에서 제대로 쉬었다.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으며 또 남은 아프리카 대륙 생활을 채울 즐거운 계획들을 세웠다. 여느 노래 가삿말처럼 '빈틈없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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