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빛 청메이 Jun 07. 2019

사소한 거짓말의 결과

영화<기생충>을 보고 누군가가 떠올랐다(스포 약간)

(최대한 스포는 자제하겠으나, 일부 중요한 지점들이 나올 수 있다.)


나는 영화를 많이 보고 그 영화들에 대한 나름의 평은 잘 하는 편이지만

감독을 분석해서 본다거나, 평론가처럼 영화를 비판적 시각과 뚜렷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이게 그 감독 영화라고?'라고 놀랄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사람 영화는 구분할 수 있다는 사람이 바로 봉준호 감독이다. 유명한 감독님들 중 내 맘에 가장 드는 영화를 만드시는 분이기 때문에.


황금종려상 이야기를 듣고 궁금하긴 했지만 솔직히 영화제 영화들이 그렇게 재미는 없다보니 별 기대는 없었다.

근데 나, 이 영화 무척 좋았다.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년에 꼭 이 학교 학생이 될 거 거든요."

출처: 네이버영화

영화 초반에 나오는 기우(최우식 분)의 대사이다. 이 때부터 소름이 돋았다. 자기합리화로 시작된 거짓말.

그리고 그건 영화의 발단이 된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소한 거짓말, 그리고 그걸 숨기기 위해 하나씩 더 커지는 거짓말, 그것들이 불러일으킨 파장.


난 솔직히 이 영화에서 연경(조여정 분)이 제일 불쌍하더라.

그냥 그 사람은 뭐 좀 재수없긴 하지만 진짜 영화에서도 그런 말을 하듯 부자여서 그런지 

사람 잘 믿고 가족을 사랑하는 그냥 단순한 여자다.

근데 그 거짓된 사람들로 인해 너무 큰 사건을 겪게 된다. 이후 그 가족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영화에 나오지 않지만 그건 돈이 많다고 치료가 되는 그런 트라우마가 아니다. 평생 두려움에 시달릴거다. 평생 사람을 의심하며. 근데 기우는 그러대? "아버지, 저는 돈을 많이 벌거예요." 

결국 그건 현실이 되지 못할 테지만 너무 뻔뻔한 생각아닌가. 한 집안을 박살내놓고.


관객들은 모든 콘텐츠를 볼 때 어떤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하거나 스토리 중 본인의 이야기라고 느껴지는 것에 집중하곤 한다.


영화 <기생충>은 나에게

별 일 없을 것이라고 시작한 사소한 거짓말은 

아무 죄없는 누군가에게 너무나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고

본인도 자멸하게 하는 엄청난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영화였다.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감추려고 하면 할 수록 더 잃을 것만 많아진다.

그게 순리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런 남자는 주의하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