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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태훈 Dec 28. 2021

행복은 함께 나눌 때 현실이 된다

그저 좋았던 2021년 회고

일말의 후회 없이 스물을 보냈습니다. 올해만큼은 잘 살았다는 기분이 듭니다. 나를 떠나간 사람들에겐 작별의 인사를, 그리고 내 주위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새로이 제게 정을 나눠준 사람들에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개발자로서의 삶에 관해서는 적지 않겠습니다. 저에게 개발은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그것은 제가 원하는 것을 그려내고자 함일 수도, 그저 돈을 벌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많은 성장을 했지만, 인간으로서 저는 아직 너무나 미숙합니다.


제가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이런 부분입니다. 인간으로서 저는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제게 2021년은 의미가 깊습니다. 저의 좁은 시야를 트이게 해준 해이자, 제가 지금껏 두루뭉술하게 가져왔던 가치관들이 하나씩 정립된 해입니다. 물론 아직 어떤 가치가 옳은지 그른지에 관해 잣대를 내세우기란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나로 살아가는 방법은 깨우쳤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얼 하며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그 결정을 내리는 해가 되었어요. 제가 가진 여러 생각 중 이것만은 내가 나를 표현하는 데 있어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한 문단, 한 문단 흘려 보겠습니다.


저는 지친 육체와 영혼을 회복하는데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오프라인은 물론이며 온라인에서도 전혀 구애받지 않는 고요하고 적막한 시간입니다. 쓸쓸하고 외로울 때 온전히 '나'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이 제겐 꼭 필요합니다. 이 시간 동안 저는 모든 후회와 싸우고 다시는 이 후회를 저울질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일 수는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싫어할 겁니다. 당연히 저도 인간인지라 그 어떤 누구를 싫어하거나 신경을 덜 쓰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요.


내 사람들에게는 올 한해 고마움과 미안함이 공존합니다. 그들이 저에게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적어도 올 한해 제게 큰 힘이 되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그만큼 제가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는 아쉬움, 미안함이 남습니다.


올 사람은 오고, 갈 사람은 간다. 반대도 성립합니다. 제가 느끼는 모든 인간관계는 이 한 문장으로 통합니다. 저는 많은 이들을 떠나보냈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정을 나눴습니다. 제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을지라도 그렇게 된 경우도 있었고, 의도에 따라 정을 나눈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직 저의 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변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태도가 올바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무시하고 싶어도 무시하지 못하는 '사회'라는 상대 기준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은 '평균'이라는 함정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숨기기 바빴다면, 지금은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표현이 너무 과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제는 너무 감추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게 큰 영향을 끼친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왜 이제 알게 되었나 싶은데, '인투 더 와일드'라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속세와 거리를 두는 방랑자입니다. 자신을 'supertramp'라고 소개해요. 그 주인공의 신념과 철학이 제겐 너무 마음에 와닿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행복은 함께 나눌 때 현실이 된다."




후회 없이 일 년을 보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았고,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효율적으로 생존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지 끝없이 고민했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그린 그림의 10~20%의 지점에 있습니다. 이곳은 잠시 지나가는 곳인 동시에 제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입니다. 제가 원하는 삶을 그려내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현재는 언제나 우리가 배우고, 성장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선 내년에는 인간과 투자를 공부하고, 새로운 기회가 있으면 잡고, 군대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매년 다짐하는 것이지만 내 사람들, 조금이라도 더 뭔가 해주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이 회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하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저는 이렇게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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