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lia Kim Sep 08. 2023

K, 단순한 국뽕에 지나지 않고 싶은 마음

트렌드 분석

필자는 1년에 한 번씩은 꼭 해외여행을 하고자 하는데, 근 3년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다가 최근 다시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외국 친구들을 만날 때면 버릇처럼 그 나라의 트렌드나 경제, 정치, 문화적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거나 묻게 되는데 이때 꼭 살펴보는 것이 k something(k-fashion, k-culture, k-food, k-beauty 등)에 대한 관심도와 인식 변화 정도이다. 20년 전 미국에 거주하던 나로서는 Korea라는 나라가 있는지조차 모르던 과거의 인식에 비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너무나 대단해진 듯한 K-culture에 대한 소식들을 각종 채널에서 전해 들으면서 나는 두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두 발로 직접 다니며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라 판단하여 최대한의 국뽕을 배제하고자 했다. K-culture, 실존하는 문화의 흐름일까, 혹은 우리가 기대하는 환상적인 국뽕에 지나지 않는 걸까.



필자가 근 3년간 여행한 국가는 미국, 일본, 튀르키예이다. 이 외, 프랑스, 미국, 태국, 캐나다, 인도네시아등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과 교류하고 보고 들은 것에 대한 내 나름의 K 영향도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각 국가별 K에 대한 관심도와 영향도를 분석하기 위해 중요하게 가름하고자 한 전제조건은 선진국 정도이다. 특히 사회 문화적으로 발달이 잘 되어있는 국가에서의 영향도가 실존하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선진국의 기준이라 일컫는 GDP, HDI(인간개발지수) 참고하여 영향도를 가늠하고자 한다.  

*GDP+HDI 순위: 미국> 일본> 캐나다> 한국> 프랑스> 튀르키예>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필자가 경험한 미국(대도시 기준)은 문화 전반적으로 트렌드에 아주 민감하고, 건강식품과 웰니스에 대한 개인의 관심도가 아주 높으며, 각종 유명 플랫폼의 본거지이기도 하여 트렌드를 발생시키는 가장 큰 진원지다. 최대 강대국답게 미국 1등은 world 1등이라고도 통용될 만큼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나라. (실제로 미국 내 야구 리그인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포함하는 메이저리그 전체의 챔피언을 결정하는 경기를 world series이라고 일컫는다. 자기네들끼리 하는 경기인데 world?)이다.  최근의 미국은 k- drama -> k- beauty -> k- fashion으로 저변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비건 푸드와 wellness 열풍으로 k- food가 빠르게 대두되고 있는 카테고리로 급부상했다. 그렇지만 백인중심의 주류계층에서의 k-culture는 시기상조인 분위기인 듯하다.


*K-food 참고기사

아마존 no.1 '김치 시즈닝'

트레이더 조 미국 냉동 김밥 열풍

김으로 스낵 만들어 미국에서 대박 'gimme'



일본

일본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k-beauty의 천국이라 말할 수 있겠다. 어느 잡화점을 가도 자리 잡고 있는 k-beauty 코너. 거리에도 한국 특유의 화장법을 한 일본 여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화장법이 확연하게 달랐던 과거와 달리 화장법이 비슷해진 모습이다. 과장되어 말하자면 이제는 한국인과 일본인 여성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 뷰티 코스메틱계의 강국 일본 본토에서 이런 광경을 마주하는 것은 꽤 생소한 느낌이다. k-pop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큰 이유다. 일본 뮤직 차트에서 한국 아이돌의 노래가 상위 랭크되는 것을 보거나 거리에서 들려오는 k-pop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k- fashion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기가 좋다고는 하지만 거리에선 글쎄, k-fashion에 대한 영향력은 체감하기 어려웠다.



프랑스/캐나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음식점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번화가에는 어디든지 쉽게 한국음식점을 찾기 쉬운 정도. 패션 강국인 프랑스는 생각의외로 k-fashion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다. 동대문발 소호 패션 혹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저렴한 가격대비 퀄리티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고, 백인 혹은 주류계층은 아니지만 타인종 혹은 비주류계층 중심으로 k-pop과 k-movie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저변이 확대되었다. 캐나다에서 온 친구는 우스갯소리로 혹은 반 진심으로 k-pop과 k-drama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남자에 대한 인기도 함께 높아졌다며 Thank you BTS를 외쳤다고 한다.



튀르키예

거리에서 쉽게 k-culture를 접하기는 가장 어렵다고 여겨진 나라는 가장 최근 방문한 튀르키예였는데, 젊은 인구들 사이에서 k-drama가 어느 정도 성행하기는 했지만 매우 소수라고 한다. 현지 가이드를 통해 들었던 내용 중 흥미로웠던 점은 문화,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을 가지는 무슬림 소녀들에게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억압된 종교의 강요 속에서 갈망하는 자유를 표출하고 있는 대상인 것이다. 그렇지만 보이기에 k-fashion, k-beauty, k-pop의 영향력은 전무한 상태.



결론적으로, 알려진 바와 다르게 k-culture는 인기가 많아졌을 뿐 절대적으로 주류문화가 아니다. 여러 국가들의 상황을 보고 듣고 분석했을 때 공통적으로 사려 되는 것은 k something에 대한 인지는 존재하나 여전히 주류계층에서의 소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국뽕으로 의심하는 이유도 위의 이유에서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시장에서 가능성을 찾고 싶은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이제 내수는 기댈 곳이 없는 포화상태이다. 인구도 급감하고 있으므로 어떻게 서든 반도 밖을 벗어나 외부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해외여행을 나갈 때마다 느끼는 한국만의 편의성, 정서... 의심할 수 없이 좋은 한국문화만의 장점이 분명 있다.

특히 k-food에 대한 인식 변화의 양상을 보았을 때 선진국일수록 healthy food와 wellness에 집중되는 경향이 많은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건강한 식단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음식이 한식이다. 여기에 더해 트레이더 조 김밥 대란 등 간편식으로의 발전 양상이 K-food 대량 전파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특정 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거나 성행하려면 소위 말해 돈깨나 있는 메이저들이 지속적으로 소비해주어야 한다. 선진국에서의 영향력을 찾고자 했던 이유도 '소비할 능력이 있는 계층'의 존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 있는 메이저들은 어떤 문화를 소비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곳에 시장과 가능성이 있다.


누구보다 한국의 기업과 문화가 널리 전파되어 자리 잡기를 바라는 사람이지만 아직도 우리 소비문화 깊이 내재된  '갓성비' 문화를 뿌리 뽑지 못하면 주류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이왕이면 싼값에, 성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지속성은 약하더라도 지금 당장에 결과가 난다면 장땡인 장인 정신 혹은 브랜딩이 부재된 인식의 팽배가 한류의 고급화를 막고 있는것이다. 우리가 주류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진심을 담은 혹은 좋은 퀄리티를 보장해 주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것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K-something 은 한 때를 풍미한 스쳐가는 stream에 지나지 않을 수밖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