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장작이 타는 영화다. 기승전결없이 장작이 하염없이 타기만 한다. 사람도 안나오고 사건도 없고 주인공은 오로지 불과 장작이다. 비슷한 장면이 한시간 넘게 흐른다. 효과음도 심심찮게 들리는게 심심할 틈이 없다. 자세히 보니 기승전결도 있다. 장작이 불에 타는데 왜 기승전결이 없겠는가.
암만 재미있어도 내가 넷플릭스에서 두 번 이상 본 영화가 없는데 저 장작 타는 영화는 벌써 세번째 틀어놓고 불멍중이다.
올해 유럽에 전기랑 가스요금이 폭등했다는 소식,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소식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집에도 전기 요금이 2023년도부터 인상된다는 통지가 날아왔다. 계산해보니 지금까지 한달 요금으로 6만 8천원 가량 냈다면 2023년 1월부터는 10만원 이상 내야할 판이다. 가스요금은 2배이상 오를거라는 소문도 있다. 통지를 보고나니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 거실에 보일러를 트는 대신 이불을 갖다놨다.
이불을 덮어쓰고 보일러는 안트는 대신 불타는 장작 영상을 하염없이 틀어놓는다. 불 그림자가 방안에 일렁인다. 방이 왠지 좀 훈훈해져 오는것 같다. 성냥팔이 소녀 맹키로 방은 추워도 마음은 따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