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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렙백수 윤준혁 Aug 26. 2019

'불편한 여행'을 준비 중입니다.

다크투어리즘



'불편한 여행'을 준비 중입니다.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여행이었지만 최근 한.일 양국 간의 분위기는 물론이고 제가 가려는 지역에 종종 과격한 혐한시위도 벌어지고 있어 위험할 수 있다는 현지인의 만류에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많은 국민들이 동참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의 감정을 거스르고 일본행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여럿에게 고민을 나누고 자문을 받던 중 '균열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엇인가 있을 것이다.', '올바른 분노가 중요하니 느낀 것을 꼭 돌아와 전달해달라'라는 동료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불편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또 하나의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이번 여행의 일정에 있습니다. 일본과 얽혀있는 조선의 아픈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물론 2015년 메이지 산업유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면서 약속했던 '강제동원노동'에 대한 내용을 표지판 및 해설에 명시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여행이기도 합니다. 일본이 얼마나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세계를 속이는 일에 힘쓰고 있는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우리가 부리고 있을 여유는 없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국민들의 구호가 '노 재팬'에서 '노 아베'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에도 전범 사실을 사죄하지 않고 숨기기만 하는 시민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난징 대학살, 하시마섬 강제징용, 일본 위안부에 관련한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 '오카마사하루 평화자료관'도 재일 조선인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모임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으며 일본 내부에서 조선인에게 자행했던 범죄를 밝히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분노로 놓쳐버린 우리가 응원해야 할 일본 시민들을 만나보려 합니다.


  이번 여행 일정은 나가사키 (오카마사하루 / 군함도 / 조선인 위령비)를 시작으로 후쿠오카(구시다 신사 / 미이케 탄광 /후쿠오카 형무소)를 거쳐 야마구치현 하기시 ( 쇼인신사 및 쇼카손주쿠 / 이토 히로부미 생가 / 하기 메이린 학사)를 거쳐오는 이번 일정은 강제징용과 관련된 역사적 장소나 재해의 현장 그리고 아베 총리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과 일제 침탈의 주범들을 키워냈던 쇼카 손주쿠를 둘러보기 위한 일종의 다크 투어리즘입니다. 


  제대로 된 역사인식이 필요한 것은 일본뿐이 아닙니다. 우리도 모르고 있던 아픈 사실을 찾아내고, 일본이 감추려는 역사적 사실들을 드러내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녀와서는 사진과 글을 정리하고 이것을 알리기 위해 강의도 시작하려 합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대한민국에 보복하는 현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를 공부하고, 사색하고, 공유하고, 알리는 방식으로 표출하려 합니다. 부디 의미 없는 공부가 아니길 소원합니다.



#만렙백수 윤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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