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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렙백수 윤준혁 Sep 23. 2019

#3 야마구치현 하기, 그리고 요시다 쇼인

백수는 지금 다크투어 중

#3 야마구치현 하기시 그리고 요시다 쇼인

백수는 지금 다크투어 중

https://brunch.co.kr/@herman-heo-se/83



  하카타역에 도착해서 곧바로 야마구치현으로 향하는 신칸센을 탔다. 내가 향하는 곳은 하기시라는 곳으로 바로 가는 교통편은 없어 기차를 타고 신야마구치역에서 내린 후 버스로 한 시간은 더 가야 하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일전에 대한민국 정부의 핵심 관계자가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일본경제보복의 부당함을 알리는 간담회에서 메이지 유신을 이뤄낸 핵심사건인 삿초 동맹(‘사쓰마(薩摩)-조슈(長州) 동맹’ - 현재의 가고시마와 야마구치)과 함께 일본 우익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아베 신조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의 언급으로 더욱 유명해진 마을이다. 문제는 정부관계자의 말이 아베와 아베 정부 인사들이 존경하는 인물인 요시다 쇼인을 언급함으로써 현재 행해지고 있는 경제보복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요시다 쇼인(吉田 松陰)’은 ‘한반도를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을 집대성한 인물이자 우리 민족의 원흉인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의 스승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를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 인물을 본 받아 양국 미래를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한 격이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야마구치역 안의 버스터미널과 작아도 눈에띄는 욱일기


  부끄러운 외신기자 간담회 사건 이후 나는 한국에서부터 하기행을 결심했다. 일본에게 메이지유신은 강대국, 선진국의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이고 핵심적인 사건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를 주도했던 유신지사(메이지 유신을 이끈 핵심인물들) 중 절반 이상이 태어난 곳이 바로 하기(萩)이다. 그리고 많은 인물들이 우리나라(당시의 조선)와 얽혀있다. 특히나 아베총리가 집권한 이후 일본 정부는 이상할 정도로 메이지 유신과 '요시다 쇼인'을 기리기 위한 노력을 보인다. 하기성(萩城) 안의 거리, 금속 용광로, 조선소 터, 제철유적 4곳과 쇼인이 제자를 양성했던 사숙 '쇼카 손주쿠'까지 총 5개의 유적을 하나로 묶어 일본 근대화 산업유산이라는 명분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고, 요시다 쇼인에 대한 여러가지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요시다 쇼인의 묘역에 참배하는 아베신조 총리의 모습


  아베총리의 요시다 쇼인 사랑은 더 유명하다. 요시다 쇼인의 삶과 교육철학의 전파를 위해 만들어진 『월간 쇼카손주쿠』의 창간호에 아베총리가 직접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8월 15일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의식해 전례대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대신 야마구치현 하기시의 요시다 쇼인의 묘역을 참배한 일도 있다. 이같은 행보를 볼때 일본의 우익세력과 아베신조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들이 존경하다 못해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는 요시다 쇼인이라는 인물을 알아야만 할 것 같다는 직감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아베총리의 이런 모습이 흡사 과거 '대동아공영을 꿈꿨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싶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아베신조의 요시다 쇼인에 대한 사랑은 불길함 마저 느껴진다.


  내 이런 불길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기로 향하는 버스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저 평화롭기만 했다.








본 글은  우리도 모르고 있던 아픈 사실을 찾아내고, 일본이 감추려는 역사적 사건들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다크투어 일기입니다. 우리 역시 역사인식이 필요합니다. 알아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백수는 지금 다크투어 중>




#만렙백수 윤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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