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GO Nov 05. 2021

우연이 운명을 지나 흩어져간다.

헤어짐에 집중하게 된다.

영화를 보았다. 두 남녀는 우연히 만났으며, 운명적으로 닮은 점들을 찾아간다. 영화, 소설, 옷차림 나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시간도 지나가는 줄도 모른 체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빠져가는 과정에 영화의 제목은 잊어버렸다. 초반 내용만 보고 나는 이 영화가 해피엔딩 결말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나에게는 이상적으로 보였으며, 단지 그 흐름과 마음의 온도가 좋았다.


하지만, 어느 영화든지 '위기'는 찾아온다. 이 영화에서는 '현실'이 위기가 되었으며, 암묵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 개인의 목표 하나의 마음이었던 것이 두 개로 쪼개지는 지점이 왔다. 나는 이런 현실에 마음이 아팠던 것일까? 아니면, 하나였던 것이 두 개로 나뉘는 순간이 슬펐던 것일까. 눈물이 맺혔다. 두 남녀는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아이러니하게도 끝이라는 종착점에 와서야 처음을 기억했다. 두 남녀도 눈물을 흘렸다.


영화의 마지막 헤어진  남녀는 지난 연인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고  결말을 누구는 좋은 결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배드 엔딩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단지 헤어짐이 있기 때문일까? 시작이 있으면 언젠가 끝은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의 죽음, 변해버린 마음, 개인 사정  다양한 이유의 헤어짐이 있다. 나는 '헤어짐'이라는 결과에 집중하고 있었다.


1년 전 이 맘쯤에 꿈을 꾼 적이 있다. 나와 함께 살아가고, '나'라는 사람을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반려묘에 대한 꿈이었다. 어느덧 아이는 9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왔다. 사람에게는 9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세월이지만 이 아이들에게 9년은 인생의 절반이다. 몇 년 전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헤어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꿈에서는 죽음을 통해 많은 슬픔을 느꼈고, 꿈에서 깨 현실로 돌아왔을 때에는 걱정,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과연 난 이 헤어짐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아마 나도 헤어짐 앞에서 처음 만났을 적을 생각하겠지 그리고 눈물을 흘리겠지.

작가의 이전글 제일 좋아하는 색을 물어보면 난 검은색이라 말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