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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색 Aug 15. 2023

안녕, 너는 어떤 사람이니?

지금껏 알려고 하지 않았던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편지를 시작할게. 미안해.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던 너라서 이렇게 서두를 던지면 불편해할 것을 알아.

사과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말이야.


그치만 난 나 스스로에게 잘못이 많다는 것을 알아서 사과하고 싶었어.


나보다 항상 남이 먼저인 사람이었잖아.

사실 내가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는지,

어떤 디자인의 옷을 좋아하는지,

그런 기본적인 것들도 잘 알지 못해. 

그래서 누군가 뭘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아무거나’라고 내뱉곤 했지.

그렇게 나 스스로를 챙겨주지 못해서, 방치해서 미안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보려고 노력할게. 약속해.


요즘 너가 많이 힘들어한 거 알아.

주변 환경에 많은 변화가 생겼던 요즘,

자꾸만 마음같지 않게 행동하는 나자신을 미워하고 원망해서 더 힘들었지.

내 책임이 아님에도 완벽하지 못한 내 자신을 탓하게 되더라구.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다고, 왜 자꾸 나는 완벽을 논하게 되는걸까.


이런 성향을 조금이나마 고쳐보겠다고 며칠전에는 상담을 다녀왔어.

나 스스로를 위한 긍정적인 도전이었다고 생각해.

상처 난 내 마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


우리 조금만 내려놓고 살아보자.

남들이 뭐라건 뭐 어때. 괜찮아. 다 괜찮아.

어떤 행동을 했든 너는 칭찬을 받아 마땅해.


행복하려고 사는 거니까, 그 행동이 너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면 괜찮은 거야.

삶이 버티는 거라면 의미가 없잖아.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기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넌 충분히 잘 하고 있어.


첫 편지는 너에 대한 응원으로 시작하고 싶었어.

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기도 할테니까 말이야.


앞으로 너를 혼자 두지 않을게. 적어도 스스로의 곁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볼게.

그러니까 이제는 슬퍼하지 말자.


행복한 순간이 문득 떠오르는, 그런 평안한 순간들을 기원하며.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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