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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혁 Mar 18. 2024

HR 플랫폼, 플렉스 UX 라이팅 개선기  

플렉스는 직장인을 위한 앱이 아니다


플렉스를 만난 건 전 직장에서였다. 모든 것이 첫 만남이었다. 공유 오피스의 깔끔한 근무 환경, 커피 머신이 있는 라운지, 그리고 플렉스라는 근태관리 앱. 옆에 앉은 팀원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출근 도장을 대신했던 지난 직장에서의 2년간의 삶이 통째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출근을 하면 제일 먼저 플랙스 앱을 켜는 게 어느새 습관이 될 정도로, 그만큼 플렉스는 나에게 있어 몇 달간 가장 사용성이 높은 앱 중 하나였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플렉스를 사용하는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겠지만. 그런데 이 앱, 알고 보니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플렉스는 직장인을 위한 앱이 아니다.


플렉스의 유저들은 누구일까? 바보 같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질문 속에 모든 답이 있다. 플렉스의 유저들은 직장인들이다. (당연하다.) 직장인들에게 예민한 것들 중 하나는 바로 출퇴근시간일 테고.


한마디로, 플렉스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의 대부분은 앱의 모든 텍스트를 꼼꼼히 읽어보거나 앱을 탐구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런 유저들을 상대하려면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쉽게 말해 UX 라이팅의 기본 원칙인 Concise와 Clear 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플렉스는 어떤 라이팅을 하고 있을까.


아니, 나 퇴근하고 싶은데....

위 이미지는 퇴근을 위해 유저가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칼퇴에 쫓겨 오로지 '퇴근' 두 글자만 머리에 가득 차있는 유저가 위 화면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니, 알겠고 그래서 퇴근은 어떻게 하는데?"


헤딩의 <근무를 끝낼게요.>라는 텍스트에서 이 페이지가 퇴근을 위한 페이지라는 건 명백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퇴근'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찬찬히 살펴보면 <이대로 확정하기>라는 버튼을 누르면 근무시간을 확정 지을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겠지만... 칼퇴에 마음이 급한 직장인 유저가 과연 이 모든 텍스트를 꼼꼼히 훑어볼 여유가 있을까? 그렇다면 해결책은 하나, 버튼에 들어가는 UI 텍스트를 수정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렇게 해결했다.

물론 '퇴근하기'라는 버튼명이 훨씬 직관적이겠지만, UX 라이팅의 중요한 원칙인 일관성 (Consistency)이 떠올랐다. 헤딩의 <근무를 끝낼게요>라는 텍스트와, 버튼 명이 연결되어야 유저가 해당 버튼이 자신이 가장 처음으로 접한 정보 (근무를 끝낼게요)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였다. 무엇보다 해당 버튼을 실행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예정인지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도 하고.


드디어, 퇴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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