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대다수가 스펙을 쌓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공인 어학성적을 높이기 위해서 어학원을 다니고,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틈틈이 공모전도 참가해보고, 봉사활동도 해야 한다. 남들 다 하는 스펙 쌓기 경쟁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만 뒤쳐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불안감으로 시작하게 되는 스펙 쌓기, 이대로 괜찮을까? 어학성적, 각종 자격증 등 열심히 쌓은 스펙들은 정말 ‘나’라는 사람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당신의 스펙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가?
본래 ‘스펙(Spec)’이라는 용어는 각종 전자기기 등의 제품이 갖추고 있는 사양을 나타내는 영어단어 < Specification >을 줄여 부르면서 유래하였다. 취업준비생들을 시장에 출시하는 상품에 비유하여 어떤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스펙이라는 용어는 < Specification > 이 아니라 < Specialty >의 줄임말이 되었어야 바람직하다.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나만의 특별한 < Specialty >를 쌓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다수의 취업준비생들이 열심히 쌓고 있는 스펙이라는 것을 떠올려보자. 지금까지 쌓아온 당신의 스펙을 생각해봐도 좋겠다. TOEIC, HSK, JPT 등의 영어/중국어/일본어 시험성적과 워드프로세서, MOS, ITQ 등의 각종 컴퓨터 자격증, 그리고 이름 모를 낯선 단체에서 실시한 몇 시간의 봉사활동기록 등... 대략 이러한 범주 안에서 대동소이하지 않은가? 모두가 가지고 있을 법한 스펙으로는 면접관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리고 남들 다 있는 컴퓨터 자격증 하나 없다고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지도 않는다.
카더라 통신에 속지 말자!
소위 말하는 ‘카더라 통신’에 속지 말자. < A기업은 ◯◯대학 출신만 선호한다 >, < B기업은 TOEIC 900점이 기본이다 > 스펙에 대한 각종 추측과 소문들은 대부분 ‘가짜 뉴스’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취업을 준비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스펙에 대한 여러 오해들을 굳게 믿어 왔다.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야 스펙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나의 첫 번째 직장이었던 대기업 입사동기 중에는 TOEIC 성적이 낮은 게 아니라 아예 없는 상태로 당당히 합격을 한 친구도 있었다. 심지어 이 친구는 과장 직급까지 무난하게 승진을 했고, 현재까지도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자격증도 있어요?
스펙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준 사례는 또 있다. 두 번째 직장에서 인턴 채용을 진행할 때 일이다. 5명의 지원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였는데, 다들 각종 화려한 스펙들로 이력서를 빼곡하게 채워 왔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그 지원자의 이력서에는 빈칸이 유독 많았는데, 자격증을 적는 란에는 딱 한 줄이 적혀 있었다. < 텔레마케팅관리사 > 일단, 처음 들어보는 자격증이었고, 텔레마케팅에도 자격이 필요한가, 시험에서는 어떤 과목을 보는지 등이 궁금했다. 이러한 호기심을 가진 것은 나뿐 만이 아니었다. 면접이 시작되자마자 모든 면접관들이 이 낯선 자격증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질문이 몰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지원자는 상대적으로 본인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게 되었다. 더욱이 신규 입사자가 사무실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하게 될 업무 중 하나는 바로 < 전화 당겨 받기 >가 아닌가! 결과는 당연히 합격이었다.
스펙의 본질은 호기심이다!
스펙을 쌓을 때, < Specification >과 < Specialty >를 구분하자. 공장에서 찍어낸 듯 남들도 다 가지고 있는 스펙이 바로 < Specification >이다. 천편일률적인 스펙은 면접관으로부터 나에 대한 호기심을 전혀 자극하지 못한다. 남들과 뭔가 다른 나만의 특별함을 보여줄 수 있는 < Specialty >가 바로 올바른 스펙이라고 생각한다. 궁금해서 물어볼 수밖에 없는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자. 스펙의 본질은 나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호감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합격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이 글은 취준생에서 '직장인'으로의 성장을 도와주는 자기 계발 도서 <선택받는 인재의 조건>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