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랑
노인의 숨에선 이미 죽음의 냄새가 났다.
가늘게 헐떡이는 분당 서른 네번, 혹은 서른일곱 번의 숨이 병실의 찬 공기 사이사이로 스몄다.
주름진 손마디와 다르게 물풍선처럼 부푼 손등이 느릿 움직였다.
지친 눈동자는 초점 없이 오래 비어있었기에 아무것도 담지 못한 채 그저 열려있을 뿐이었다.
무음의 고통을 견디는,
결코 알 수 없을 시간들이 흐르고
그 텅 빈 눈이 그보다 더 허전한 곁에 가 닿지 않아 다행이라 여겼건만
한껏 끌어올린 숨으로 안도를 꺼내는 이의 마지막 소리가
그 숨내를 끊임없이 삼키게 한다.
내 숨에서도 죽음의 냄새가 난다.
네 숨에서도 죽음의 냄새가 난다.
#매주의글_3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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