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인사이트의 curaTIon [구독경제] #5 인터뷰
본 아티클은 혼술 말고 구독술은 어떠세요? 에 이은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혼술 말고 구독술은 어떠세요? 를 먼저 읽으시면 인터뷰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으며, 공개 가능한 내용으로 직접 답변한 내용입니다. 더불어 어떤 대가성도 없이 진행하였으며 오로지 구독경제 편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1. 반려 동물을 위한 구독 서비스가 가능할 거라고 본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바쁜 직장인이자 반려인이었던 제게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 ‘리치즈박스’ 같은 서비스였습니다. 혼자만의 결핍일 수 있어서 수개월간 검증 과정을 거쳤고, 반려인들의 니즈를 철저히 고민해서 런칭했습니다.
저 역시 반려견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의 한 명이자, 펫푸드를 직접 배울 정도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하지만 직접 만들기엔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비용이 들더라도 양질의 펫푸드를 찾았지만, 제가 마음에 드는 서비스는 없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광고 콘텐츠들로 넘쳐났고, 공장형 펫푸드 업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소비자로서 내가 원했던 건 대형 마트 같은 ‘펫푸드 쇼핑몰’이 아닌, 전문성을 기반한 ‘맞춤형 펫푸드 서비스’ 였습니다. 내 반려견의 나이, 견종, 병력, 알러지, 선호 및 비선호 식재료는 물론 양육자가 선호하는 간식 형태까지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갈증. 그렇게 창업을 결심한 이후, 지속적으로 펫팸족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구체화 시켰습니다. 그 후에는 실제 서비스와 유사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서 50여 명의 잠재 고객의 QA* 단계까지 거쳤습니다. 리치즈박스 서비스가 심플해 보여도, 각 단계는 물론 세부 항목 그리고 가격까지 수요층의 피드백이 고려되지 않은 부분이 없습니다.
*QA: Quality Assurance의 약자로 일정 수준의 품질이 되게끔 제품 출시 이전에 테스트 및 검수를 맡는 업무
Q2. 한국 반려인구는 천만이 이미 넘어서 천삼백만이라는 수치를 보았습니다. 펫푸드 업계 현황은 어떤가요?
A2.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양육비의 가장 높은 지출 규모는 ‘펫푸드’입니다. 그렇기에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할수록 펫푸드 산업에 대한 전망이 가장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트렌드는 반려인구의 증가뿐만 아니라 1인당 반려동물 양육비 지출하는 금액 자체가 매년 증가하는 부분입니다. 퀄리티 있는 반려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퀄리티 있는 반려 문화가 정착된 해외에서도 펫푸드만큼은 여전히 성장 중입니다. 결국 펫푸드 프리미엄화 경향이 전체 펫 산업 성장의 트리거 역할을 한다는 것, 글로벌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3. 영업 이익의 20%나 유기견을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유독 유기견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나요?
A3. 학창 시절부터 반려견을 키우며 자연스레 유기견 후원에도 관심이 컸습니다. 취업 후 첫 월급을 받은 달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유기견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3년전부터는 직접 유기견 보호소에 봉사를 다니며, 열악한 보호소 실정과 유기견에 대한 실태를 자세히 보니 외면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봉사를 갔다 눈에 밟혀 입양한 강아지가 현재 내 반려견 ‘리치’이며, ‘리치즈박스’의 이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슬픈 현실이지만 국내에서 반려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매년 버려지는 유기견의 숫자도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유기견 숫자가 늘어날수록 보호소 환경이 열악해질뿐더러 안락사 되는 유기견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를 정말 많이 고민했고, 내 반려견을 위한 소비가 유기견 후원으로도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물론 회사의 이익에서 일부를 떼어 후원하는 것이지만, 후원의 주체도 착한 소비의 주체도 늘 우리 고객이라 생각합니다.
Q4. 정기 구독을 하면 유기견 후원증을 함께 주고 있습니다. 이 후원증은 반려인을 위해서 만든 굿즈인가요?
A4. 그렇습니다. 이건 후원자로서 제 결핍이 가장 많이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8년 가까이 유기견 보호 단체에 꾸준히 기부하며, ‘결제 문자’ 외에 그 어떤 피드백도 받아본 적 없었는데 그 부분이 참 아쉬웠습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좋은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쉽게 중단하는 걸 종종 봐오며, 원인이 뭘까 생각했는데, 가장 큰 이유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인 것 같았습니다. 물론 리치즈박스가 비영리 단체도 아니지만, 우리가 하는 후원 활동은 뭐든지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고객들은 매월 받아보는 후원증을 통해 본인의 착한 소비의 결과물을 남길 수 있고, 후원증에는 후원 받고 있는 보호소의 유기견의 이름과 소개가 포함되어 있어 이 아이들의 존재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Q5. 반려 동물을 위한 구독 서비스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 기능이 있는 이유는?
A5. 정기구독이 아니더라도 리치즈박스는 정말 좋은 선물이 될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처럼 반려동물의 생일을 챙겨주는 문화도 커지는 만큼 반려견을 위한 선물도 다양해져야겠지요. 하지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마 비반려인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실제로 리치즈박스 선물하기를 통해 반려인이 구독자로 전환되기도 하고, 구독자 중에서도 기념일마다 주변 반려인에게 수시로 선물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리치즈박스 선물하기는 카카오톡처럼 받는 사람의 주소를 몰라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배송일도 지정은 물론 메시지 카드도 작성 가능하기에 이용하기 수월합니다.
Q6. 궁극적으로 리치즈박스는 어떤 구독 서비스가 되고 싶은가요?
A6. 리치즈박스 구독자라는 것 자체가 자부심이 될 정도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3년 안에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반려동물 서비스로 자리매김하여, 반려인들이 가장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구독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2020년에는 해외 수출을 목표로 제품 라인업도 개발 중입니다. ‘반려동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할 때까지 하루하루 진심을 다할 것이고, 꾸준히 성장하는 리치즈박스의 모습을 기대해주면 좋겠습니다.
글을 읽어보면 눈치챌 수 있겠지만, 두 구독서비스에게 거의 유사한 질문을 던졌다. 같은 질문이지만 전혀 다른 답변이와서 인터뷰를 하는 재미가 있었다. 포미 vs 포유 어떤 이유든 이 서비스를 구독하는 매니아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들의 취향 안에서 계속해서 진화하는 술담화, 리치즈박스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