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실패했다 01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by 기록인

밤 12시만 되면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만진다. 신데렐라도 아니고 무슨 밤 12시냐고. 신데렐라처럼 결론이 아름다운 동화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1분도 안 돼 핸드폰은 내동댕이 쳐져 있고, 나는 풀이 죽은 채 침대로 향한다. 몸은 지쳐서 어서 자고 싶은데, 그런 날은 쉽게 잠도 못잔다.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청약 결과 발표날만 되면 반복되는 나의 생활 패턴이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 건 저런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닌거 같다는 점이다. 청약 결과가 발표되면 나는 다시 핸드폰을 열고 온라인 부동산 카페를 찾는다. 거기에는 합격해서 기쁘다는 사람들보다 이번에도 청약에 떨어졌고 다시 새롭게 청약을 준비한다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데 이상한 위안을 느낀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아파트 청약 당첨기는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청약 점수를 높일 수 있고, 좋은 입지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지 등등. 인터넷을 뒤져보면 느끼는 거지만 우리는 참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 하지만 청약 당첨이 그렇게 말만큼 쉽냐고? 2년 넘게 청약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수십군데 아파트 청약을 넣어봤지만 그렇지 않다. 그런데 다들 청약에 당첨된 이야기만 적고 실패한 이야기는 적지 않는다. 물론 실패한 이들은 울적하고 귀찮으니 그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을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파트 청약은 여전히 무주택자에게 가장 가성비 좋은, 다시 말하면 가장 싸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황에서 청약만큼 좋은 투자는 없다. 특히 정부가 대출 규제를 빡세게 하고 있고, 하루가 멀다하게 공급 정책을 내놓는 현 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내가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어떻게 청약에 실패했나. 지난 2년간 나의 청약 실패기를 적고 거기에서 답을 찾아보자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