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곳을 나오기로 결심한 이유
며칠 글을 쓰면서도 쓰고 있지 않은 것 같은 공허함, 그리고 글을 쓰면서 갈려 나가는 내 생각을 보다 못해 결국 배움을 목적으로 몸 담고 있었던 커뮤니티를 빠져나왔다.
내가 그 커뮤니티를 처음 접하였던 것은 지난 2월이었다. 커뮤니티에 가입하게 된 것은 내가 ‘부동산 경매’에 대한 좋지 않은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 시점에 읽었던 한 책으로부터였다.
그 책을 읽고 지난 몇 년간 내가 돈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이루고 싶었던 모습을 책의 저자는 이루어 냈고 현재는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부동산 경매 강의를 통해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사실 그 사람이 벌어들인 임대 소득 내역을 공개했다는 점이 믿음을 주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나는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 악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왔다.
결과적으로 그런 나의 믿음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4개월이었다.
익명의 공익 제보가 나에게 전달되었던 것은 어쩌면 하늘이 또다시 잘못된 길로 빠지려는 나를 안타깝게 여기고 나에게 내려준 동아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나는 공익 제보를 통해 그동안 몰랐었던, 지난 약 3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커뮤니티 내부에서 행해진 일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이 두려움과 무서움에 빠져 지내고 있는데도 자본의 힘과 사람의 힘으로 그런 한 사람의 고통은 철저하게 배제되었고 은폐되었고 가려졌다. 그리고 조용히 깊은 어둠 속에 묻혀 버렸다.
그러한 일이 있고 나서 돈에 대해 배우고 익히려던 나의 방향성에도 회의감이 찾아왔다. 돈에 대해 배우고 익히려고 나선 여정에서 나는 두 번이나 믿음에 대한 배반을 당했고, 그러한 과정에서 내가 얻은 교훈은 하나였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 속에서 잘못된 사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오히려 나 자신에게 화를 입힌다.‘
추종 그리고 믿음을 걷어내고 바라본 그곳, 내가 몸 담고 있던 커뮤니티는 흡사 신을 믿는 신도들이 모여 있는 곳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며칠간, 조용히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결정을 내리고는 조용히 그곳, 커뮤니티를 빠져나오게 되었다.
‘비판이 없는 곳에서는 반드시 부패와 추락이 자라난다.‘
인터넷 공간에서 글을 쓰고 올리는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발견한 글귀이다. 이 글을 처음 접하고 나서 바로 그 커뮤니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쩌면 이미 부패와 추락이 그 공간에 자라나고 있을 수도 있다. 단지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거나 자본과 힘에 의해 진실이 가려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정을 내리고 나서는 다시 목표를 설정하고 방향을 정하고 있다. 예전에 글을 한 줄도 못쓰고 방황했던 그 시기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또다시 내 실패의 경험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과연 이번 결정은 내 인생을 주저앉힐 것인지 아니면 성공의 길로 인도할 계단이 되어 줄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