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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보 Oct 27. 2021

예보 일기_08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

애매한 일과 애매한 말이란  있다. 분명 기분은 나쁜데 상대방에게 터놓고 말하기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것들 말이다. 기분을 풀어보려고 섣불리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기라도 하면 자칫 ‘예민 보스 몰릴  있다. 그만큼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그냥 넘어가고 마는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스스로 기분 나쁜 감정이 드는 것 자체를 자책하거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정당성을 찾아 헤매는 미로에서 그만 벗어났으면 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객관성’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객관성’은 유니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고 무엇인지는 알지만 실제로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람은 없는 것.

사람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소위 제삼자로써 갖는 객관성 역시 따지고 보면 누군가의 주관적인 시각을 통한 ‘상대적 객관성’ 일뿐이다.


이어서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을 정의해보겠다.

내가 듣거나 경험한 유사 사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센스’에 관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명확한 기준을 근거로 분류될 수 있는 상황이 있는가 하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보니 분류하기 어려운 일들도 있다. 항상 차문을 열어주는 행동이 누가 보기에는 ‘센스’고 ‘매너’지만 또 누군가는 ‘오버’나 ‘굳이?’로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정리하자면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은 결국 ‘나라면 저렇게 안 했을 행동’을 타인이 했을 경우 피어오르는 감정이다.


그러니 이제 ‘나만 그런가?’ 또는 ‘내가 이상한가?’라는 생각은 그만하자.

중요한 건 통계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보편성’ 또는 ‘객관성’따위가 아니라 주관적인 내 마음이기 때문이다.

나는 저렇게 센스 없이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았을 텐데 저 사람은 나처럼 뛰어난 센스 감각을 갖추지 못했구나. 이 정도로 정리해보자.


존재하지도 않는 객관성을 들먹거리며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어제의 나에게 보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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