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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마이너 May 16. 2019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는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블로거입니다. 오늘은 직업이야기 말고요, 영어 토론 수업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아 저는 필리핀 세부에서 영어를 공부 중이고요. 

Does money make people happy?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 뭐야. 완전 속물, 돈이면 다 되는 게 아니라고! 또는 돈으로 행복을 산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신 분들도 계시죠?


어우 저도 그런 걸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불편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그런데요, 사실 저 문장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틀렸다고 할 수 있을 사람은 한 명도 없겠죠. 세상에 정답이 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자, 그리고 두 번째입니다. 내 주머니에 있는 작은 500원짜리 동전한 닢이 우리를 기분 좋게(행복하게) 해줍니다. 갈 곳 없어 지하철 입구 계단에 기대어 계시는 힘없는 노숙인에게 건넨 가벼운 동전은 그들에게 작은 힘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에 작은 행복이 일어나죠? 한 번쯤은 이런 손길을 건네 보신 적이 있는 분은 아실 겁니다. 나에게 필요 없는 이 동전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나 자신도 그 행복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것을요. 돈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네요. 좀 더 과장하자면 그 장면을 지켜보는 제삼자도 묘하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와, 참 좋은 분이다. 나도 저렇게 해볼까?' 차갑게 식어있던 타인의 마음에도 작은 물결을 일으키죠.


이렇게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너무 좋은 면만 강조하죠? 그래도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는걸요. 과거와 달리 인류는 막강한 힘이 있습니다. 오늘의 아침거리, 저녁거리를 고민하는 것은 매 한 가지일 테지만 적어도 굶어 죽을 걱정은 덜었으니까요. 그래서 무언가를 시켜먹고, 장을 보며 우리는 행복을 느낍니다. 돈이 아니면 줄 수 없는 행복이죠. 조개껍데기를 모아서 화폐로 쓰는 것이 아닌 이상 돈 그 자체 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행복입니다. 안정감이죠. 그리고 이 안정감은 물질적으로 우리의 배를 채워주지 않아도 또 다른 행복감을 줍니다. 통장잔고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흐뭇해지는 기분. 돈 많이 줄 수 있는 안정감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행복을 느낍니다. 약속된 내일은 돈을 통해 보장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돈은 우리를 불행하게도 합니다. 과유불급이라는 표현이 있지요. 일확천금이라는 말도 있고요. 자신이 돈에 대한 조절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얻게 될 부는 우리를 해친다고 하죠. 얼마 전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10억을 얻게 되면 나는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고 말이죠. 로또뿐만이 아니라 우연히 집값이 올라 돈을 얻게 된 경우도 해당되고, 가족이 남겨준 돈일 수도 있고요. 그냥 한번 생각을 해봤더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돈이라 그런 걸까요? 그런데, 우리 삶은 예고편이 없잖아요. 갑자기 10억이 우리에게 들이대는 이 상황. 행복하지요. 신나잖아요.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아 주 큰돈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일생의 찬스이죠. 그런데 우리는 이 돈을 적절하게 쓸 수 있을까요. 저는 냉정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쓰는 법을 모르니 가만히 두고 있지도 못합니다. 어디 투자도 해봐야 할 것 같고, 소문내기에는 두렵고, 저축을 하자니 금리인지 하는 개념도 모르고 시간낭비인 것 같고요. 준비되지 않은 능력, 내 능력 밖의 재물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걱정 없이 잘 살던 소시민에게 고민이 생겨나고, 불신이 생기고, 두려움이 생깁니다. 가족들과 더 돈독해질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불화가 쌓여갈 수도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돈은 우리 주변도 불행하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럼 제가 아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돈이 쓰일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면 이런 공돈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고요. 먼저 저는 10억이 생긴다면, 갖고 싶던 것 하나쯤은 사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배를 타고 여행하는 저를 꿈꿨는데 가격이 괜찮은 소형보트를 하나 장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돈을 활용해 여행을 하고 싶어 집니다. 10억 정도의 자금이면 기분 좋게 반으로 5억으로 나누어버리고 이 돈은 온전히 여행에 쏟아보는 거죠. 하, 그러면 5억은 저축되어 있는 상태이겠군요. 5억이면 세계여행을 몇 년을 다닐 수 있을까요? 카메라 메모리카드도 잔뜩 갖고 다니며 아주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남길 수 있겠네요. 첫 번째 큰돈의 쓰임새를 저는 알아버렸습니다. 저에게 맞는 답이지만 자신과 한번 비교해보며 읽어보세요. 


경험을 사는 것이 돈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아닐까요. 세상에 모든 것이 유한하고 일시적이지만, 경험은 그중에서도 오래 남는 법이지요. 어릴 적 산 장난감은 꽤나 좋은 놀이거리였고, 평생을 갖고 놀 것만 같은 재미가 있었지만 어느샌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집니다. 유한한 특성이 있지요. 그러나 그 시절의 경험, 추억은 지금까지도 온전하지요. 추억 보정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기분이 꽤나 좋아지잖아요. 저는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떠난 국내여행이 기억나요. 학교도 못 들어간 나이었지만 지금도 스포티지에 작은 버너 등을 싣고(지금 생각해보니 오토캠핑) 전국 각지를 1주일 정도 여행한 기억이 있는데, 어느 초등학교 개수대에 버너를 깔고 라면을 끓여먹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비가 어찌나 내리던지. 빛바랜 그 추억은 여전합니다. 라면 맛은 더 이상 기억이 안나도 처마에 고인 물이 떨어지던 순간은 기억이 나네요. 저는 이 큰돈을 여행하는데 온전히 쓰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죽지요. 언젠가는요. 그러나 영원하게 살 것처럼 살아가는 게 우리입니다. 

그래서 저는 죽음의 직전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돈으로 산 기억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남은 돈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는 한 번씩 아프게 됩니다. 주변인들이 아플 수 도 있고요. 그들을 도울 큰 무기가 남은 돈이면 조금 더 든든하겠지요. 만약을 위한 저축, 투자 등은 우리를 안정감 있게 만들어 줍니다. 저는 지금 세부에 있습니다. 한국에 안정감 있는 보험 장치를 마련하고 넘어왔습니다. 언제든지 돌아가도 굶어 죽을 경우는 없게 만들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한국에서는 도전하지 못한 것들을 틈틈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약간의 돈을 들여서 경험을 사고 있습니다. 이 경험이란 것이 한번 사고 나면 부동산처럼 갑자기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순전히 자신의 주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지요. 그러나 이 경험의 가치가 떡 상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나 자신을 설명, 소개해야 할 순간에 그 경험의 가치가 아주 커지고 값비싸 집니다. 똑똑하고, 잘생기고, 돈 많은 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저의 분신들이죠. 어느 학교 졸업하셨다던데.... 어우 인물 좋으시네요..... 사업 성공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런데 저는 대 놓고 보이는 요 감투보다 '히말라야는 이게 참.... 알프스는..... 에베레스트는...... 전 세계 자전거 여행을...  그 당시에..... 큰일 날 뻔했었죠.....'라는 자기의 경험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그 경험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저의 목표랄까요. 돈이라는 주제에서 경험, 삶으로 넘어와버렸습니다. 의도치 않았지만 저는 오늘의 글이 조금은 만족스럽습니다. 아무나 작가가 되는 게 요즘이라던데, 저도 이런저런 소리를 풀어내고 있으니 작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렴 어떤가요. 오늘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의 깊이가 얕아 좋은 통찰력은 없지만 꽤나 독한 면이 있는 청년의 블로그에 방문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구독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면 앞으로 제 삶의 일부를 공유하는 유쾌한 블로거가 되겠습니다. 오늘도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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