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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쥴리 Mar 19. 2022

장그레를 성장시킨 건
8할이 오 과장의 피드백이었다

동료의 피드백을 건설적으로 수용하는 방법

장그레를 성장시킨 건 8할이 오 과장의 피드백이었다


2014년에 tvN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미생>을 아직도 가끔 챙겨본다. 대학생 땐 그저 장그레라는 인물이 어떻게 회사 내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지를 중심으로 봤었는데, 이제 직장인 신분으로 드라마를 보려니 여러모로 공감 가는 대목들이 많아 한 회 한 회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오상식 과장과 장그레의 관계가 (드라마의 중심을 이루는 관계인 만큼) 흥미로운데, 장그레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오상식 과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 tvN <미생> 중


극 중에서 오상식 과장은 장그레에게 참 많은 조언과 피드백을 던지는 인물이다. 오 과장으로부터 직간접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장그레는 회사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알아가고, 자기 일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사람들과 부딪히며 직장인으로서의 자아를 점차 형성해 나간다. 장그레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 건 8할이 오상식 과장의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뿐인 피드백이 되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피드백이 오간다. 업무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일 수도 있고 태도에 대한 피드백일 수도 있으며 긍정적인 내용일 수도 부정적인 내용일 수도 있다.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피드백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피드백을 어떻게 하면 건설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특히 나의 업무 결과물에 대해 좋지 않은 피드백이 쏟아질 경우, 이를 그저 '상처'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 Pixabay


직급,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조직문화를 가진 스타트업의 경우,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이 더욱 활발하게 오갈 것이다.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스타트업 또한 그런 문화 가지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동료의 피드백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용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여전히 어렵고 늘 시행착오를 동반하는 일, 동료의 피드백을 건설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내가 하는 방법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1) 긍정으로 대답하되, 내 의견은 명확히 전달하기


긍정의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태도는 처음 만난 사람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게 해준다. 피드백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 피드백이 내용이 어떠하건 간에 우선 은 긍정으로 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긍정적 회신 > 명확한 의견 전달


나에게 그 피드백을 전달하기까지 동료는 분명 많은 고민을 거쳤을 것이고, 그 사람이 그러한 피드백을 전달해준 데에는 그럴 만한 설득력 있는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말이다. 그런데 만약 그 피드백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긍정으로만 끝내면 나의 의견을 설득할 기회가 아예 사라져버리는 것이니, 긍정적인 회신 뒤에는 꼭 명확하게 내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동료의 피드백에 대한 존중을 표현함과 동시에 내가 왜 그런 결과물을 냈는지를 피력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예시) "OO님이 말씀 주신 A 기획안에 대한 _______ 의견에는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이해해요. 제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 짚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기획 의도는 _____이었는데요. _______한 이유에서 그렇게 적었고 ______에 근거하여 기획한 내용입니다. 이 의견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동료의 의견에 대한 공감 표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결국 회사 일은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 혼자서 좋은 결과를 내기란 힘들뿐더러 애초에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회사 일에서 혼자 하는 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동료들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그 신뢰는 다양한 의견에 대한 존중에서 나온다.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진심 어린 조언을 던지고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피드백을 던져준 동료에게 던지는 공감의 표시는,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더욱 두텁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내 의견은 이후에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 된다. 긍정적으로 대답하되, 내 의견은 명확히 전달하는 것. 이것이 피드백을 건설적으로 수용하는 첫 단계인 것 같다.



2) 결국은 설득, 또 설득… 데이터 기반으로 사고하는 역량 기르기


업무를 하다 보니, 동료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 꽤 많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너무 다양한 의견이 나오다 보면 그중에서 가장 알맞은 방향을 수용하거나 또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을 설득해야 한다. 동료들로부터 너무 많은 피드백을 받을 경우, 업무의 메인 담당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단순히 주관적인 느낌으로 피드백을 취사선택하면 결과에 대한 좋은 성과를 보장받기가 어려워진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 의견 설득하기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조직 내에서는 주니어에게도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오너십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단순히 상사들의 피드백이 이렇다는 이유로 무작정 수용해버리면, 업무는 산으로 가버리고 만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가장 고민을 많이 한 것은 나라는 생각으로 책임을 갖고 데이터 기반의 사고를 한다면 많은 사람을 설득할 수 있고, 무엇이 수용해야 하는 피드백인지 구분하기가 수월해진다. 


3) 나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는 사실 명심하기


긍정적인 의견만 오간다면 회사 생활이 꽃밭과도 같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밤새 고민하고 또 고민해 완성한 내 결과물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이 쏟아진다면 심적으로 정말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내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이 전해질 때면 늘 많은 고민에 빠진다. 입사 초기에는 하루에도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했었다. 사소한 피드백 한 마디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내 노력과 고민이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때, 충분히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기쁨을 만끽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일종의 회사 생활의 보람이자 즐거움이니까. 그러나 그 상태가 계속되면, 타인의 말에 휘둘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처음으로 콘텐츠 기획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 예전 회사에서의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해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런데 돌아온 피드백은 충격 그 자체였다.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는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아요."


이후 피드백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문구 및 이미지를 수정해 결과적으로 좋은 기획을 만들어냈지만, 처음 그 피드백을 들었을 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나는 조금 유리심장이다...ㅎ). 겨우 말 한마디에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나 자신이 너무 싫기도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텐데 이런 소심한 마음으로는 절대 제대로된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한 멘토님께 고민 상담을 하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그 피드백을 나 개인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져요. 절대 스스로를 깎아내리지는 마세요. 피드백은 단지 업무에 대한 OO씨의 가설이 잘못된 것일 뿐이에요. 가설은 누구나 잘못 세울 수 있잖아요? 다시 바로 세우면 되는 거죠."


이후에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업무와 나를 꼭 분리시켜서 생각하는 연습을 했다. 나 개인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하면, 끝없이 상처받을 뿐이다. 이는 절대 건설적인 피드백 수용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가설이 틀린 것이고, 그 틀린 가설을 바로 세우면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모두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이니까.


4) 기록하기


기록이 쌓이면 성장이 보인다


나는 동료로부터 받은 다양한 피드백을 꼭 기록해둔다. 이는 다양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는데, 종종 기록을 열어보며 내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눈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피드백을 받았을 때, 내가 그 피드백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적용하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작은 내용들까지도 적어둔다. 기록하면서, 나는 동료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주고 있는지, 건설적인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등을 돌아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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