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청자들은 변하기 시작했고,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해서 변화하는 중이다. 더 이상 뉴스를 TV를 통해서만 시청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화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볼 수 있는 뉴스, 그리고 딱딱하지 않은 재미있는 뉴스를 찾기 시작했다. 전통뉴스에 대한 수요가 아예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손바닥 만한 모바일 환경에서 딱딱한 뉴스 프로그램을 오랜 시간 시청하기는 어려우며, 이에 따른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첨가된 뉴스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것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언론사들은 저마다 뉴미디어 뉴스 채널을 개설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저널리즘 환경이 뉴미디어 저널리즘 환경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말이다. MBC에는 총 두 가지의 뉴미디어 뉴스 채널이 존재한다. 바로 ‘엠빅뉴스’와 ‘14F’이다.
엠빅뉴스 : 뉴스보다 친절하고 강의보다 알기쉬운
내 손 안의 ‘세상물정 가이드북’
엠빅뉴스는 모바일환경에최적화된 영상 뉴스를 주 콘텐츠로 삼으며, 시의적인 주제 선정 뿐 아니라 각종 다양한 꿀팁부터 연예인, 스포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영상을 업로드한다. 무엇보다정보를 지루하지 않게, 그리고 변화한 환경에 맞게 제공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뉴미디어 채널인 것이다. 이러한 엠빅뉴스는 특히 스포츠분야에서 구독자 수의 N배이상의 조회수를기록하며 선방하게 되는데, 이때 뒤이어 추가적인 채널이 하나 더 등장한다. 바로 일사에프이다.
14F : MBC 14층 사람들이 만드는 짧고 똑똑한 뉴스
일사에프는 20대 중반을 타깃 시청층으로 삼고, 기존 뉴스의 정형화된 복장이 아닌 친근하고 편안한 차림새로 등장한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운영되는 채널이다. 방송에서 평소에 듣기 힘들었던 비속어인 ‘개이득’, ‘존맛탱’등을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사회적 내용부터 시작해 일상적 재미있는 상식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 전달을 통해 딱딱한 뉴스를 어려워하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각각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살펴만 보아도 두 채널이 서로 조금씩 다른 결의 채널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조금만 더 자세히 알아보자. 업로드되는 각각의 콘텐츠 포맷과형식, 다루고 있는 주제, 그리고 유튜브라는 온라인 채널에서경쟁력을 갖기 위해 소구하는 방식들을 중심으로 톺아보았다.
두 채널 모두가 업로드하는 영상들의 길이는 2-4분 내외로 유사하다. 허나 각각의 독립된, 혹은 심도 깊은 주제를 콘텐츠로 삼는 영상의경우, 그 길이가 조금 더 길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영상 화면의 비율, 각각의 이슈에 대한 설명방식, 편집방식등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과연 어떻게 달랐는지 자세한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엠빅뉴스의 영상 대부분은 모두 풀와이드 스크린형식으로제작되어 있었다. 이는 업로드 되는 채널 유튜브에서 전체화면보기를 선택했을 때 가장 꽉 차는 화면의형식으로, 업로드 되는 온라인 채널과 TV에서 방송되는 화면의비율을 고려했을 때 가작 적합한 방식의 형식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조금 독특한 점이 있다면, 엠빅뉴스엔 내레이션이 첨가되지 않았다는것이다. 거의 모든 영상은 인터뷰나 자료화면 등이 아닌 자막효과가 영상 자체의 흐름을 이끌어 나간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겐 딱딱한 ‘뉴스’라기보다는재미있는 한 편의 스낵영상을 보는 것같이 무겁지 않은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조금은 느린 편집방식이 다소 아쉬웠다. 물론 하위 콘텐츠 중‘로드맨’같은 주제의 경우엔 마치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제작한‘와썹맨’, 혹은 ‘워크맨’과 같이 센스 있고 빠른 편집방식을 사용하였으나, 자주 업로드 되는데일리 콘텐츠들의 경우 자막으로 이끌어가는 영상의 호흡은 여유로우리만큼 느긋하게 느껴졌다. 그렇다면그 반면, 14F는 어떠했을까.
14F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세로형태의 영상 포맷이었다. 사실 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IGTV에 최적화된 화면형태로어떤 SNS환경에도 적응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업로드 되는 유튜브 채널내에서도 전체화면 버전으로 전환할 경우에 휴대폰을 따로 기울이지 않고도 한 번에 풀 스크린으로 가득 채워 볼 수 있는 세로비율이 적용된다. 업로드 되는 채널의 형태를 고려한 센스 있는 화면 비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4F는 또한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2~4개의 이슈를 전달하는 압축 영상 저널리즘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14F가 엠빅뉴스와 달랐던 점은 바로 TV종합 뉴스처럼 아나운서들이 직접 설명해준다는 것이었다. 강다솜 아나운서와김정현 아나운서의 내레이션이 첨가된 보도는 사용 언어들이 정교한 공식 언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첨가된 다양한 온라인 짤들도 재미있게 설명한다는 점에서 데일리 뉴스 콘텐츠들을 가볍고, 흥미롭게 풀어내는기능을 한다. 실제 방송 뉴스와 다른 말투와 어조 또한 하나의 재미있는 포인트다. 살짝 과장된 듯한 억양과 과장된 어조를 통해 짧은 영상에 더욱 생동감과 재미를 불어넣어주는 것이다.
여기서 또 엠빅뉴스와의 차이점이 돋보였다. 바로 14F는 화면의 하단에 Bar 형태의 주제들을 미리 띄워두고 영상의재생바와 시간의 흐름을 함께 한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영상의 전체적인 길이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또한 각각의 데일리 이슈를 설명함에 있어서도 아나운서가 나오는 화면과 다양한 자료, 움짤 등을 적절히 섞어내는 등 빠른 호흡과 간결한 편집방식을 통해 영상을 제작한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에게 정보는 신속히 전달하되, 빠른호흡의 영상들을 선호하는 2030세대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앞서서는 형식적인 측면을 살펴보았다면, 이제 각각의 영상들이 담고있는 주제들을 살펴보자. 과연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어떤 지점에서 달랐을까.
확실히 엠빅뉴스가 14F와 달랐던 점은 스포츠 콘텐츠가 확연하게 많았다는 점이다. 모든스포츠 콘텐츠를 다 합해보면 대략 600개 가량의 영상이 집계된다. 스포츠의갈래 또한 한 두 군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축구와 MLB,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 등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행사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다. 실제로 엠빅뉴스의 이용자들을 분석해 볼 때, 이 스포츠 콘텐츠에대한 시청자들의 수요와 조회수, 참여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시청자들의수요를 잘 캐치한 기획제작이라고 볼 수 있었다.
엠빅뉴스는 MBC의타 프로그램, 혹은 코너와의 다양한 콜라보를 주제로 삼은 콘텐츠를 많이 업로드하고 있었다. 예컨대 뉴스데스크 하에 편성된 ‘바로간다’를 재편집하거나, ‘로드맨’을매운맛으로 새로이 기획제작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차별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시사교양‘스트레이트’와 ‘100분토론’을 재편집한 영상도 인상깊었다.
이러한 콜라보레이션 시도에 있어서 특히나 인상깊었던것은 그럼에도 저널리즘적 가치를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예능적 요소에만 집중한 편집이 들어갈경우엔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해당 지점을 경계하는 것이 특히 눈에 띄었다.
14F의 경우에는 아예 대놓고 ‘2030세대를 타겟팅하는 채널’인만큼, 각각 다루는 주제들 또한 20대 청년들에 집중되어 있었다. 예컨대 청년문제와 취업문제를 다룬 다양한 이슈들, 청년들을 위한 생존 법률가이드, 그리고 청년 멘탈 케어 프로젝트라는 다소 거창한 목적의식 하에 지어진 코너, ‘대숲정신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청년들이 관심 있어하는 주제들을 중심으로 주제들이 설정되어 있었다. 또한 문화방송이라는 MBC의 이름에 걸맞는 ‘띵작 문화재’라는 코너를 신설한 것 또한 현 2030세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매개로 수용자들을 잘 분석한 기획의도가 돋보였다고 할 수 있었다.
각각의 콘텐츠들이 해당 채널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우선 썸네일은 두 채널 모두가 콘텐츠를 다루는 방식이 비슷했다. 예컨대 각각의 영상 갈래에 맞는 컬러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위 자료로 확인할 수 있듯이 엠빅뉴스와 14F 모두 각각의 고유한 색깔들로 콘텐츠들의 갈래들을 구분하는 것은 공통적으로 똑같았다. 다른 채널에 콘텐츠가 업로드 될 때는 활용을 못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꾸준히 유튜브 채널에 계속해서 업로드 방향을 고려한 썸네일을 제작하는 것이 돋보였다.
저널리즘의 전통적 가치를 잃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있는 것 또한 안다.허나 이러한 디지털 저널리즘, 뉴미디어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의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는다고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레거시 미디어만의 규율과 경계를 따르지 않기에 저널리즘을 유통하는 방식을점차 바꾸어 나가야하는 것은 맞다. 다만 그 방향성이 저널리즘의 가치는 포함하되, ‘더 흥미롭게’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독자적인 디지털 뉴스를 뜻하는 용어다. KBS의 <크랩>,SBS의 <스브스뉴스>, <모비딕>, 그리고 MBC의 <14F>,<엠빅뉴스>에이르기까지. 이전엔 뉴스의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면, 요즘은 온라인에서 조회수 N만대를 기록하는 인기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비단 온라인 채널에서만머무르는 콘텐츠가 아닌 지상파 뉴스로까지 제작되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콘텐츠들을 마냥 무시할 수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저널리즘 또한 채널과 그 소구방식을 다변화시키며 성장하기를기대한다. 사실 뉴스는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