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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잰 인터뷰 Mar 11. 2024

우버 택시 타고 숙소가기

2017년부터는 팁 기능도 생겼는데 팁은 얼마를 줘야하지?

내가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던 건 2015년쯤부터였다. 우버는 초기에 이용객들이 가장 낮은 가격으로 택시를 이용하도록 하는 '노 팁' 정책을 고수했으나, 계속되는 택시조합원들과의 갈등으로 결국 2017년에는 앱을 통해 기사에게 팁을 주는 기능을 도입했다.


처음 우버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내 아이디와 카드 번호를 입력한 뒤 목적지를 설정하면 만사 오케이였다. 그러나 2017년 이후에는 과연 기사에게 얼마의 팁을 주어야 적절한 것인지를 추가적으로 고민해야 했고 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가 없었다. 온라인의 각종 커뮤니티의 대다수는 기사에게 팁을 줘야 마땅하다는 의견을 늘어놓을 뿐 '거리 당 얼마의 팁을 줘라' 라고 일러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팁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It's up to you." 마인드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버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던 그 날도 나는 이 정도 요금에는 얼마의 팁이 적정한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기사님은 오늘 비행은 어땠는지, 날씨, 교통 체증 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쾌활한 인사를 건네셨다.


"How was the flight?"

비행은 어땠어요?

"Well I'm pretty exhausted, but at least I'm not stuck on that plane anymore."
정말 피곤하긴 한데 비행기에서 내렸다는 것만으로 좋네요.
 "Haha. Right. And the weather today is pretty nice, huh?
그렇죠. 오늘 날씨도 좋죠?
"Yeah, it sure is."
네, 진짜 좋네요.
"This traffic jam is making it rough to be out on the road though."

교통 체증이 심해서 문제지만요.

"It's such a bummer."
아, 그럼 안되는데.


기사님의 밝은 목소리는 왜인지 어떤 얘기를 해도 쉬이 답해주실 거 같다는 확신을 주었고, 조금 망설이던 나는 입을 열었다.

"Hey, can I ask you something? How much do people usually tip drivers? It's something I can never figure out."

저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보통 사람들이 팁을 얼마나 주나요? 저는 도통 모르겠어서요.


그러나 내 망설임이 무색하게도 기사님은 밝게 하지만 매우 짧게 답했다.


"It really depends on you."

손님이 주기 나름이죠.

"I...I see."

아, 네.

"Just give whatever you feel like."

원하는만큼 주시면 돼요.


결국은 기사님에게도 "It's up to you" 와 같은 의미의 대답을 들었다. 15%-20% 정도 주면 된다, 이건 너무 적다, 많다. 끝이 없는 도돌이표를 맴돌다 결국은 또 다시 ’팁은 내가 정하는 게 답이지'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도 서비스가 너무 좋았을 때나 너무 형편없을 때 말고 평균적인 팁에 대한 기준을 누군가가 제시해주면 좋겠다. 아예 우버에서 default value (기본값) 기준을 하나 정해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건만.


이제 우리는 미국 여행을 가면 음식점 뿐만 아니라 우버 택시를 탈 때도 팁 계산 때문에 머리가 아플 예정입니다, 여러분. 그냥 각자의 여건에 맞게 팁을 주고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기사님에게 오늘 하루 잘 보내라는 말 한 마디라도 전해보면 어떨까요? 그러면서 영어 표현도 늘고! 미안함도 줄고! 일석이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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