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도련 캘리에세이 #28
감동받은 노래 10가지를 알려주세요.
이런 미션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동받은 노래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감동받은 노래는 한 때 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제 마음속에서 말입니다) 저는 감동받은 노래를 특정한 순간에만 다시 찾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한 노래들은 언제나 제 곁에 두고 싶습니다. 그래서 감동받은 노래 10가지를 조금 수정하여 제가 사랑하는 노래 10가지를 적어보았습니다. (1위부터 10위가 아닙니다. 순위를 매기라 하면 아마 평생 적지 못했을 듯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이 그룹은 작사 작곡을 하는 남자와 노래를 부르는 여자로 구성되어 있는 밴드입니다. 여보컬의 부드럽지만 조금은 슬픈 듯한 목소리가 남자의 심정을 노래해서 특이한 가사를 담은 노래를 만날 수 있는 곡들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요즘 그 어떤 그룹보다 감성적이고 솔직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곡들이 매우 많지만 그중에서 제가 흥얼거리는 노래를 정해보았습니다. 이 그룹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제가 좋아하는 산문집 한 권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무덤덤함의 끝을 보여주는 밴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사의 섬세함이 이상하다 느껴질 정도로 날카롭고 예민한 이야기들을 무덤덤하게 노래합니다. 슬픈 노래이지만 즐겁게 부르기도 합니다. 특히 이 노래는 힘차게 부르지만 힘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위로가 되는 곡입니다. 힘내, 넌 할 수 있어. 이런 말들이 식상해질 때도 되었습니다. 진짜 위로는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들 때 들으면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위로가 되는 곡입니다.
Roilling in the deep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더 많이 알려진 가수였습니다. 저 또한 그 노래로 아델을 알게 되었는데 더 깊이 들어가 볼 수록 이 노래가 더 많이 와 닿았습니다. Someone like you라는 표현은 슬픈 말인 것 같습니다. 그 사람과 닮은 사람을 찾아 사랑에 빠지면 위로가 될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떠나간 사람과 남겨진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어색한 기류를 애써 웃으려고 하는 모습을 표현한 가사들이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때론 아름답게도 느껴지는 곡입니다.
새벽 작업을 멈추고 잠시 눈을 붙이고 듣기에 좋은 곡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제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노래를 좋아함에 있어서 가사가 중요하니 멜로디가 중요하니 라는 질문은 매우 난감합니다. 가사가 멜로디에 어울리거나 아니면 아예 이질적이거나. 즉, 차거나 뜨겁거나 한 곡이 좋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느낌의 가사가 제가 좋아하는 멜로디에 들어가 있다면 정말 행복한 식단처럼 느껴지겠죠. 자랑하듯이 부르는 아이돌들의 (자신들조차 원치 않는) 타이틀곡처럼 튀어 오르지 않지만 귀를 넘어서서 마음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어올 때, 그 곡을 사랑하게 됩니다. 혁오의 공드리처럼요.
이런 가사를 생각하다니.라는 노래를 부르는 밴드 중 하나입니다. 일단 밴드 이름부터가 특이합니다. 이 곡은 자신이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섬뜩한 자각을 하게 된 어떤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가끔은 나의, 또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기도 한 노래입니다. 작사 작곡을 하는 이석원 씨의 책이 지금 베스트셀러로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을 선물 받아서 다시 플레이리스트에 언니네이발관 노래를 가득 담아 듣고 았는 요즘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합니다. 물론 그들의 보석 같은 노래들도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기억들이고 끊임없는 추억거리이지요. 정말 정말 많은 노래들을 사랑하지만 그래도 디즈니 노래 중 하나를 말해달라 하면 이 노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 때 가수가 되고 싶었던 소년 시절, 오디션 곡과 행사 같지 않은 행사에서 저는 이 노래를 많아 불렀습니다. 마치 나의 감정을 알고 있는 듯이 노래하는 음색과 가사는 듣는 동안 노래가 나오는 장면을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맞아요, 이 노래는 꼭 영상과 함께 들어야 합니다. 짧은 4분 동안 힘든 짐을 던지고 하늘을 날아가는 나를 상상하게 도와줍니다.
이름부터 남다릅니다. 편리함의 왕이라니. 노래를 들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노르웨이 출신의 가수로써 인디 락, 포크 락이 주 장르입니다. 이 가수를 검색하면 추천곡들이 참 많이 나오는데 왜 이 곡은 많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다른 곡들도 좋지만) 저에게 이 곡은 참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큰 기교가 없어도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만드는 노래. 나도 이런 디자인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일상 속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고 아름다워서 발걸음을 멈출 수 있게 만들어줄 다자인을 하자. 그래서 이 노래는 제 블로그 bgm으로 3년 넘도록 1번입니다.
집에서 작업을 할 때면 카페에 온 것처럼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을 합니다. 음악은 주로 제가 좋아하는 블로거들의 블로그 bgm을 듣습니다. 이 노래를 처음 접하던 날도 마찬가지로 작업을 하기 전, 자주 찾아가는 블로거들의 목록을 보며 고민하다 들어간 블로그의 1번 트랙이었습니다. 처음 부분은 여느 노래와 다르지 않은 어쿠스틱 장르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들어오는 keren ann의 목소리는 순간을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힘 없이 편안하게 속삭이듯 부르지만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였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끝날 때까지 작업하던 손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노래를 듣던 날의 날씨와 온도와 햇살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가끔 햇살이 너무 예뻐서 그 색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곤 합니다. 이 노래는 그 날의 색을 더 선명하게 기억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저는 일상에서 지루함을 느낄 때, 크리스마스 캐럴을 찾아 듣습니다. 요즘 들어 느꼈는데 이런 분들이 꽤 계시더군요. 하지만 이유는 다들 제각각. 그중 저는 크리스마스의 왁자지껄 한 분위기보다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이브. 그 날 밤의 기대감과 포근함이 너무 좋습니다. Winter wonderland는 정말 많은 가수들의 버전이 있지만 나오미 앤 고로의 노래가 제가 느끼고 싶은 크리스마스를 가장 가깝게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의 지루함이 오는 이유는 반복되는 일상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대부분 소모되어버린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그로 인해 지치고 느려진 걸음걸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럴 때 이 노래를 들으며 두근거림을 충전합니다. 초콜릿 하나를 함께 먹으면서 들으면 더욱 좋습니다.
아직 다 채우지 못한 10번째 곡.
내가 사랑하게 되는 곡이 2015년이 가기 전에 만나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