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척추 디스크 터진 사람의 이야기
허리가 말썽을 부린 지 어언 4일차.
좋은 소식을 전하자면 통증이 급격히 완화됐다!
아마도 어제부터 약(진통제, 이완제)을 먹기 시작한 것과 눕는 자세 덕분인 것 같다.
(나는 현재 하루에 20~21시간씩 누워있기 때문에 누운 자세는 몸 상태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병원에서 배운 눕는 자세>
1. 얇은 수건 한두 개를 돌돌 말아 목 뒤에 받쳐준다. (목 디스크에 좋음)
2. 무릎 뒤에 베개를 받쳐 허리에 부담되는 하중을 덜어준다.
나는 숙면을 못하고 자는 내내 엄청 몸을 뒤척이는 편인데
싱글침대에서 자고 일어나면 침대 커버가 빠져있을 정도다.
위처럼 고정된 자세가 몸에 배면 수면의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척추일기1에서 앞서 말했듯
나는 2019년에도 척추 디스크로 꽤 크게 고생을 했다.
그때와 지금을 반추하며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19년도 여름에 주구장창 뮬을 신고다녔었고
이번에도 통증을 호소하기 이틀 전 밑창이 얇은 로퍼를 신고 하루종일 걸어다녔다.
디스크환자 가라사대,
뮬은 절대 쳐다보지도 말지어다.
(로퍼 같이 쿠션 없는 신발은 가끔 짧게만 신자..)
작년 말부터 약 4개월 간 뭐에 홀린 것 마냥 덕력을 불태웠다. 몸과 정신이 피폐해질 만큼.
밤새 엎드려 핸드폰 보기, 구부정한 채 다리 꼬고 컴퓨터 하기는 기본, 잠도 안 자고 살았다.
(그래도 나의 혼은 행복했다.)
그나마 최근에 게임을 안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거쳐 온 척추신경외과 선생님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길,
내 허리는 근육이 없고 체지방만 많아 버틸 힘은 부족하고 들어야 할 짐은 너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와 다이어트 내기를 시작했다.
코로나 시국 이후로 친구들 집에 자주 놀러가게 됐는데
주로 바닥에 앉게 되면서 점점 허리가 망가짐을 느꼈다.
생각해보니 근 일 년간 바닥에서 고스톱도 엄청 쳐댔다. (명절이면 이틀 내리도 쳤다.)
아프면 좀 그만하지. 나에게 자제력은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어찌 됐든!
나는 지인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몸 상태는 안 좋을지 모르지만
이상하리만치 멘탈이 아주 좋아졌다.
'당장 내일 나았으면 좋겠다,' '없던 일이면 좋겠다' 이런 조급하고 허망한 생각 대신
이번 주말이 지나면 많이 좋아지겠지? 하는 여유도 생겼다.
죽으라는 법이 없다. 이겨낼 거라는 확신이 든다.
아참.
스마트 워치가 있는 사람들은 워치가 일어날 시간이라고 할 때
한 번 슥 일어나서 조금 걸어보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