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지나치게 신나있다는 퍼프의 거꾸로캠퍼스 이야기
"제가 보기엔 거꾸로캠퍼스에서
그 아이가 가장 많이 변했어요."
이전 인터뷰의 쩜백이 다음 인터뷰이로
퍼프(박종태)를 지목하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에는
"가서 직접 물어보세요." 하고 웃으셨죠.
그래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본인은 어찌 생각하시냐고.
"변했다, 라고 한다면, 음,
피어싱? 머리색? 많이 바뀌었죠.
근데 예전보다는 좀 낙관주의자가 된 것 같아요.
'부정적인 낙관주의자' 라고나 할까요?"
부정적인 낙관주의자, 라니
그것이 대관절 무슨 뜻일까요?
"'비관-부정-평범-긍정-낙관'의 순으로
스펙트럼이 있다고 할 때, 저는
스스로를 부정적인 낙관주의자, 라고
생각한다는 뜻이죠.
저는 사실은 꽤나 부정적인데
진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는게 무서워서
낙관적인 척 피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인터뷰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퍼프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았습니다.
퍼프의 말에 따르면,
최근 들어 조금 더 신경쓰게 된 일이라고 해요.
"철학을 공부해서가 아닐까요?"
"철학을 공부하다보니까, 점점 재밌었어요.
처음에는 게임을 한다, 염색을 한다, 이런
일들에 누가 '왜 하냐'고 물어보면
어버버어버버 하다가 말았거든요.
근데 키에르케고르,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읽으며
철학, 논리를 공부하다 보니
그런 것들이 예전보다 명확해졌어요.
설명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이 생겼다고 할까요?
스스로에게 말이 되는 방식으로
'왜 나는 이렇게 하고싶은지' 설명하다보니
다른 사람에게도 할 말이 생기더라고요.
나는 왜 이런 일을 한다,
이렇게 노는 건 저래서 재밌다, 이런 식으로요."
"중학교 때 도덕시간이었어요.
황인애 선생님이라고, 거꾸로교실 수업을 해주시던
분이었어요.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을 배우면서
강의 대신 모둠별로 얘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그때 '아 그래서 뭐가 맞는거에요? 답이 뭐에요?'
이렇게 물었는데, 선생님이
'답은 없어. 네가 보기에 맞으면 그게 옳을 수 있지'
그렇게 말씀하셨던게 확 와닿았어요.
선생님들은 정답만 말하는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답변이어서 그때 많이 놀랐어요."
'어차피 성적으로 떳떳하지 못할 거라면
그냥 나쁜 학생이 되는게 낫다'며,
공부에는 영 흥미가 없었던 퍼프를 바꾼건
놀랍게도 수업시간이었던 겁니다.
"도덕시간이 재밌었는데도
따로 시험공부를 하진 않았어요.
공부 안한건 다른 과목이랑 똑같았는데
다른건 다 바닥을 쳤어도
수업시간에만 공부한걸로 92점이 나왔어요.
거의 처음 받아보는 점수였죠.
거꾸로교실로 배울 수 있는 학교가 있대서,
거꾸로캠퍼스 입학설명회에 오게 된거에요."
"처음엔 너무 힘들었어요.
단순히 거꾸로교실로 배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계속
같이 배워야 하고, 모두가 참여해야 하니까
내성적인 저한텐 좀 버거웠어요.
그때는 '쪽팔려서 못 그만둔다' 는 마음이었어요.
버티자, 한 모듈만 버텨보자,
등록금도 이미 냈다(헤헤) 이런 느낌?"
퍼프는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했던 자신이
거꾸로캠퍼스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로,
학년 구분 없이 모두 함께 공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해나가는
거꾸로캠퍼스의 '무학년제'를 꼽았습니다.
"아, 무학년제 최고다 생각했어요.
너무 좋았어요. 같이 입학한 친구들 중엔
형들도 있고, 미리 거꾸로캠퍼스에 적응한
애들 중에 동생도 있잖아요.
친구들이 다양한 포지션에 있었달까?
그래서 받을 수 있는 도움도 다양했어요."
지난 2018년 초,
퍼프가 처음 거꾸로캠퍼스에 왔을 땐
좋아하는 게임을 방과후에 못할까봐
교실에다 데스크톱 컴퓨터 본체를 옮겨놓았었죠.
거꾸로캠퍼스 1년만에,
친구들이 퍼프를 설명하는 방법도 아주 다양해졌습니다.
처음엔 그냥 '게임 좋아하는 조용한 애' 였거든요.
'퍼프는 사진찍기를 좋아해요'
'퍼프는 브런치 작가고, 글쓰기 모임장이에요'
'퍼프는 철학책읽기를 좋아해요'
'퍼프는 유쾌해요'
'퍼프는 그림을 잘 그려요'
물론 퍼프 스스로도 그렇게 느낍니다.
관심과 흥미가 다양해진 만큼,
욕심도 더 많아졌죠.
"글쓰기는 '기록하려고' 해요.
제가 어떻게 생각이 바뀌는지,
글을 꾸준히 쓰면 잘 알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갈 길은 멀어요. 더 잘 쓰고 싶은데.
그림은 거꾸로캠퍼스 오기 전부터 좋아했고요,
요즘은 사진 찍는 것도 재미있어요.
색감? 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재미로 자꾸 철학하죠.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면서(헤헤)."
"저는 제가 진짜 내성적이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예전에 비해 놀고 즐기는 방식도
훨씬 다양해지고, 또 스스로 좀 홀가분해졌달까?
그런게 있어요. 겁을 덜먹고요. 자유로워요.
지난 모듈 배움장터 때, 손님들 앞에서
제가 발표했잖아요. 심지어 농담도 던졌어요.
"많은 구독과 좋아요를 부탁드립니다" 였나요?
그전엔 진짜 생각도 못한 일이에요.
근데 그 짜릿함이 아직도 기억나요.
거꾸로캠퍼스 다니면서 꼽는 '베스트 모먼트'에요."
*퍼프의 그림과 사진을 더 보고싶으시다면, 퍼프의 인스타를 엿보아도 좋아요*
*퍼프의 생각이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하세요. 퍼프의 브런치로 이동합니다*
글. 정유미 (사)미래교실네트워크 콘텐츠매니저
사진. 김은석(사과) 김해린(메롱)
* [거꾸로캠퍼스 사람들]은 인터뷰 대상자가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입니다. 퍼프는 매 순간 거꾸로캠퍼스의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화니쌤(콘텐츠매니저 이동환)을 지목했어요! 언제나 카메라 뒤에서 거꾸로캠퍼스와 학생들을 담는 화니쌤을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다나요? 기숙사 순찰도 돌고, 학생들과 함께 새벽수영도 나가고 축구도 하는! 모두의 친구 화니쌤의 이야기, 다음 편에 대문짝만하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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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학생들의 시선으로 본 거꾸로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