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래교실네트워크 May 04. 2020

우당탕탕 개학, 으라차차 연수

코로나 시대, 교사로 열심히 산다

"아무~도 반응을 안하는 거에요"  


"제가 올려준 수업을 들었다고 해서, 필기를 했다고 해서,
애들이 사실 이것을 다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후속 과제로 아이들에게…"  


"출력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렇게..." 

"이런 식의 개별 피드백이 들어가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오히려 이게 온라인 수업의 강점이 아닐까?
사실 교실에서 모든 아이의 개별 피드백은 힘들잖아요."  


(사)미래교실네트워크의 온라인 교사연수 <온라인 교실생존비법> '좌충우돌 온라인수업 시작하기 - 고등편'이 열리던 지난 4월 10일 저녁 9시의 Zoom 회의실 현장입니다.

이 날의 강사인 행신고등학교 황연경(영어, 1학년 담임) 선생님의 '망한 썰'에 

온라인 개학에 앞서 근심 가득하던 연수생 선생님들의 긴장이 풀렸습니다.


4월 8일 (사)미래교실네트워크가 오픈한 <온라인 교실생존비법> 연수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혼돈과 두려움이 가득했던 선생님들을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단순히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도구나 기술을 전하기보다, 위기 상황에서도 용기내 아이들에게 좋은 수업을 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계했습니다. 혼돈과 두려움 대신, 용기와 자신감으로 차근차근 밟아나갈 디딤돌을 놓을 수 있게 한 겁니다. 


"제가 컴맹이에요, 썩 기기를 잘 다루는 편이 아니라, 정말 다른 선생님들 말씀처럼 이것저것 기웃거리는데 이번 연수 통해서 마음 정리가 좀 된 것 같아요. 내가 제일 잘하는 거 하면 되는구나. 아이들에게는 현란한 기술보다 소통 중심으로 진솔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수업이 기본구나, 마음이 다잡아져요" 


"온라인 수업이 그래서 힘들었던 거 같아요. 왜 이렇게 마음이 안 잡히고 붕 떠 있을까? 오늘 연수에서 깨달았어요. 제 마음에 아이들이 없었던 거에요. 가르칠 것만 있고. 어떤 방법이든 용기내서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 그런 생각을 절실히 했네요."  


온라인 개학을 앞둔 선생님들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열쇠는 '일단 뭐래도 해본다'에 있었던 겁니다. 



서울사대부여중 이주연 교사, 경북 상주여고 박양희 교사의 온라인 연수 화면


4월 8일부터 4월 24일까지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총 31회의 <온라인 교실생존비법>의 참가자 만족도는 만점에 가까웠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았다고 해도 매일 꾸준히 2회의 연수가 진행된겁니다.


모둠별 수업, 쌍방향 수업도 온라인에서 문제 없이


온라인교실생존비법 연수에서 활용하는 화상회의도구 Zoom에서는 '소회의실'기능을 지원합니다. 

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을 일정한 방에 나누어 보내, 각 방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도록 할 수 있지요. 회의를 연 교사는 각 소회의실을 돌아보며 오가는 이야기를 듣고, 적절한 개입을 하기도 합니다.

연수생으로 참가한 교사들은 학생의 입장이 되어 모둠별로 다른 과제를 수행하거나 토론을 이어갑니다.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학생들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배우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Zoom 에서는 발표와 토론, 모둠별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교실 안의 구성원들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집니다. 수업 영상을 '인강'처럼 시청하는 일방향 수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학생들은 생생한 현장감과 새로운 도구 활용에 흥미를 느낄 수도 있겠죠. 학습효과는 물론, 온라인 환경에서 충분하지 않으리라 여겨졌던 소통과 협력 역량도 키울 수 있습니다.



'온라인 개학', 

사실 초유의 사태였습니다. 

많은 학교에서 쓰던 스마트폰 보관가방. 비앤씨컴퍼니

학교는 '온라인', '디지털'과는 거리가 멀었죠.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데 방해될까, 

등교 후 스마트폰을 학급별로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분실되거나, 다른 친구와 바뀔 일이 없도록

자물쇠가 달린 스마트폰 보관가방도 있었습니다.

각 학급 담임선생님들은 조회 후 복도에서 

검은 가방을 들고 교무실로 향했죠.

교실이나 학교 복도 등 학생들의 생활공간에서는

와이파이 신호가 잘 잡힐 필요도 없었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면, 개학은 커녕 학교 선생님들의 온라인 수업도 지금보다는 좀 더 먼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코로나 뿐만은 아니다: 온라인 연수의 필요성


상황이 급했습니다.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온라인 개학을 하더라도, 교실수업의 교육효과를 보장할 수 있도록 빠르게 솔루션을 설계해야 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3가지 였습니다.


#1.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등교개학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졌습니다. 

학생들 없는 학교에 출근한 선생님들 사이에선 온라인 영상 수업이나 화상수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온라인, 디지털과 거리가 멀었던 만큼, 혼란스러움과 두려움도 컸습니다. 


#2.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레 새로운 교실수업운영방법에 대한 요구가 커졌습니다.

"영상은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

"영상을 뿌리면, 애들이 많이 보나요?"

'거꾸로교실'로 수업해온 전국의 (사)미래교실네트워크 선생님들도 주변에서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교사가 교과내용으로 만든 짧은 영상을 미리 보고, 교실에서는 친구들과 모둠활동을 하는 

거꾸로교실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은 상황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온라인 개학을 준비할 수 있는 관련 연수를 온라인으로라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없나요?"

(사)미래교실네트워크 본부로도 관련 문의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3. 무엇보다, 이 위기는 21세기의 새로운 교육모델을 개발할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전엔 예측하기 어려웠던 문제들과 더 자주 맞서게 될 것입니다. 그런 시대가 왔죠.

코로나19도 그랬습니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위기에 맞서 모두가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맞설 세상에 학교도 다양한 방법으로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시점에 온라인으로도 교실에서의 수업 못지않게 소통과 협력 역량을 길러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당장의 온라인개학/등교개학 문제를 넘어,

높이 보면 21세기의 학교, 21세기의 교실에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여는 일이 될테니까요.

코로나19의 온라인 개학 위기는 21세기 교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4월8일부터 29일까지, 총 31회에 걸쳐 온라인으로 진행된 22~52차 교실생존비법 연수 가운데 일부. 


31차의 연수, 346명의 선생님과 그 교실


"수업 전반에 대한 관점이 조금 바뀐 듯 합니다. 이 시국이 아니어도 필요한 툴이었네요."(26차 참가자)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있어 조금 버겁게도 느껴졌지만 포기하지 않길 잘 했단 생각이 듭니다"(26차 참가자)

"역시 진짜 해봐야 노하우가 생긴다는 거"(29차 참가자)

"쌍방향 수업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해볼만 하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34차 참가자)


짧은 시간에 최대한 체계적으로 준비해 열었던 온라인 교실생존비법 연수에 대한 참가 선생님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물론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된 선생님들의 고민나눔도 이어졌죠.


구글의 온라인 공유보드 '잼보드'에서 평가에 관한 고민을 나누는 연수 참여 선생님들. 각자의 포스트잇에 고민을 적어 올렸다.



총 31회의 온라인 교실생존비법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은 모두 346명이었습니다.
이 선생님들의 교실에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기다려집니다.



오늘도 미래교실을 위해 애쓰는 선생님을 응원하는 가장 빠른 방법>>>미래교실네트워크를 후원하세요!


*온라인 개학을 넘어 21세기 교실 수업의 지평을 넓히는 (사)미래교실네트워크의 [온라인 교실 생존 비법] 연수에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교보생명이 물심양면 함께 해주셨습니다.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