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반도체 부족 이어질수도
자동차 한 대에 반도체가 몇 개나 들어갈까요.
점화 장치부터 제동 장치에 이르기까지 대략 10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반도체 부족으로 세계적 완성차 제조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반도체 설비 투자 증가는 정체된 데 비해 전장 칩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수요·공급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도 반도체 제조사들이 24시간 라인을 가동하고 있어 단기간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문제는 2022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로 완성차 제조사들은 생산량 감소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GM·포드 등 미국의 완성차 제조사들은 이미 3분기 미국 판매 감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판매 부진에 따른 매출 하락은 수십 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세계적인 데이터 분석 기업인 IHS마킷은 최근 2022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부족에 따른 2021년약 1060만 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컨설팅펌인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는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자동차 업계 전체 수익이 2100억 달러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간 자동차 기업 경영진들은 올 초 시작된 반도체 부족 문제가 올 연말에는 완화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는데, 이는 이미 요원한 이야기가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생산의 구조적 문제가 겹쳐 쇼티지 문제가 2022년 이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생산 부진은 다른 부품 수요에도 영향을 미쳐 자동차 산업 전체 공급사슬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용 카페트나 단열재를 만드는 기업들 중에 내년 상반기 물량을 20%나 감축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들이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패키징하는 방법을 변경하면서 병목 현상이 심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조립과 테스트 국가를 바꾸거나 생산 절차가 복잡해진 것이죠.
또 저기술·저마진의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줄이면서 반도체 부족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되지 못할 게 분명해 보입니다.
자동차는 마이크로컨트롤러라는 구형 반도체 의존도가 높습니다. 엔진, 에어백 및 기타 차량 기능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데 쓰이죠.
오래된 칩이지만 안전성과 과거 사용 경험, 신뢰성 등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이를 교체할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반도체 회사들이 자동차 기업들만을 위해 이 반도체 생산량을 늘릴리도 만무합니다.
더구나 반도체 부족 문제는 자동차 회사들이 야기한 측면도 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사태 초기 자동차 판매 부진을 우려한 완성차 제조사들이 반도체 주문을 대량 취소했는데, 이 취소분을 가전회사들이 대거 쓸어가면서 고질적인 쇼티지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메리 바라 GM CEO 등의 경우 반도체 회사들과 직접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긴 했는데, 실제로 반도체 공급량을 뒷받침해줄 정도의 얼라이언스일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