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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과 자유의지

by Jee


“자유의지란 혼란과 우연에서 느끼는 감각이지. 혼란과 우연 위를 위태롭게 걷는데서 오는 부담과 희열이 자유의지란 말이야. 요즘 정신병이 늘어나는 이유는 자유의지를 증진하기 위해서야.“


자유의지는 질서 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혼란과 우연의 파동 속에서 깨어나는 감각이다. 인간은 그 불확실한 틈 위를 위태롭게 걸으며, 필연적 결과를 스스로 선택한다고 느낀다. 그러나 자유란 본질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세계를 해석하려는 정신의 반응일 뿐이다. 우리는 우연을 의미로 바꾸는 과정에서 희열과 부담을 동시에 경험한다. 메워야할 틈이 깊어질수록 정신은 흔들리고, 균열이 생긴다.


현대에 정신병의 증가는 어쩌면 이 노력의 부작용일지 모른다. 인간은 더 불안정해지는 세계에서 자유의지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과 의식을 확장시켜 왔고, 그 대가로 정신은 불안 분열을 짊어졌다. 즉, 자유의지는 확대되는 불안정성에 적응하려는 생물학적 진화의 부산물이자, 존재론적 무게다.


다시 말해,

자유의지는 혼돈 속에서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인간의 감각이며,

정신의 불안정성은 그 감각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진화적 혹은 존재론적 비용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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