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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기억이 없다.

2025.5월

by Jee

일을 했었다는 건 알겠다. 2월부터 이런저런 행사들이 많았고 (국제기구도 전직원 retreat을 한다는 것에 놀랐다), 써야 할 보고서들도, 만들어야 할 절차들도 즐비했다. 이사회 위원회 사전회의도 많았다. 유난히 일이 많은 해여서, 각오하고, 각 잡고, 뭐 하나라도 밀리지 않게 단도리를 했다.


그런 노력이 성공을 해서인지, 아니면, 일이 생활의 중심이 아니어서였는지, 일한 기억이 없다. 수영하고, 달리기하고, 식물 키우고, 집 가꾸고 집을 즐기고. 그게 생활의 중심이었다. 녹용을 먹어가며 체력을 관리하면서 일 때문에 지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했다. 그게 성공적이었던가 보다.


참 신기하다. 감정이 없으면 기억도 휘발되나 보다. 일하면서 즐겁지도 힘들지도 않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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