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앱 Dec 15. 2023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했지만, 곧 스타트업에 들어가 하고 싶은 일을 배우기 위해 퇴사를 했다. 어느 정도 일을 배우고 친구와 창업을 결심했다. 이것은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었을까. 어떤 일도 후회가 없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예측할 수 없는 사업의 세계와 그 어렵다는 동업을 동시에 경험한 것이 문제였을까. 사업에 도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주위에선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말을 많이 해주었지만, 실상은 불안정한 현실과 어쩌다사장이 된 어리석은 청년의 성장통뿐이었다. 행복한 순간도 정말 많았지만 인생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상처도 받았다. 그럼에도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끝은 났다.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일까. 잊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지나 괜찮아질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떠나가기 전에 그만두어야 했다. 혼자 해결하려고 했으나 부정적인 감정은 나를 집어삼켰고 결국엔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심리상담은 내가 겪은 일과 그에 관한 생각, 감정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검사 결과 자존감, 유능감 등이 정상수치보다 한참 낮았고 이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까지 상처를 주었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마음 깊이 숨어있던 괜찮지 않다는 솔직한 마음을 끄집어내서 직면함으로써 ‘자기 객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일을 겪기 때문에 행복한 감정 외에도 화나고 당황스럽고 억울한 감정을 느낀다. 현실적으로 이를 모두 표출하고 사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라는 생각에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잊으려고 애썼다. 돌아보면 나는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으며, 괜찮다고 말했던 일들은 사실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 무시한 감정은 덜어내지 않아 차곡차곡 쌓여 어느 순간 흘러넘쳐 예기치 못한 상황에 더 큰 마음의 병이 되었다.


신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듯이 정신건강을 위해 명상, 요가 등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감정 일기를 쓰며 나와 소통한다. 잘못한 점은 반성하고 개선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그렇게 유의미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한다. 고통스럽고 무서웠던 순간들. 이해하고 용서한다. 다 각자만의 그럴만한 상황과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나의 부족함을 탓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는다. 그래야만 다시 살아갈 수 있다.


사업이 한순간에 끝나고 모든 것이 멀어졌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답답하고 막막한 마음에 불안한 삶을 살아가다 보니 점점 더 정신은 피폐해져만 갔다. 후회와 자책만 계속하던 나날들은 희망이 없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알지만 결국 스스로 극복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흘러 힘이 들지만 다시 꿈을 꾸고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

keyword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