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점자의 심미화, 함께 봄을 진행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기회가 거의 없다. 그들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혹은 어떻게 시각장애인과 관계를 맺어 가야 할지 잘 모른다. 나는 볼 수 있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 주려고 한다. 그러나 그 일이 항상 쉬운 것만은 아니다. 때론 실패하기도 한다. 나는 그 실패가 볼 수 있는 사람들과 시각장애인이 종종 평등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비롯된다고 본다. _존 헐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냈다. 지역화폐인 이음카드와 혜택이 다른 신용카드 3개를 사용중이다. 2021년, 가전제품 렌탈을 위해 새로 발급받은 카드가 있다. 그런데 그 카드에서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도드라져있던 카드 번호가 밋밋하게 인쇄 되어 있는 것이다. 그때 '크기도 형태도 같은 신용카드를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구분하여 사용할까?' 라는 물음이 생겼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카드사의 혜택을 외면하고 단 한장의 카드만 사용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이왕이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카드부터 점자가 있으면 좋을것 같아, 지역화폐인 이음카드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카드 발급을 제안했다. "당장은 어렵고 2022년에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2023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 (이 글은 관련 내용을 담은 기록집 발간으로 22년 11월에 쓴 글입니다.)
수많은 카드사에서 똑같은 색의 카드를 발급해 준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이러한 불편을 감수할 수 있을까?
알아보니 시각장애인이 카드사에 요청하면 점자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발급단계에서 점자카드발급이 가능하도록 항목 하나만 추가하면 어떨까? 누구에게나 동등한 조건을 줄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
치즈가 잔뜩 들어간 저녁을 먹었더니 탄산 음료가 마시고 싶었다.
산책도 할 겸 집 앞 편의점으로 갔다.
음료칸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모두 같은 캔 뿐.
캔 뚜껑을 봐도 알 수 없었다.
점자가 없거나 두 종류의 점자 뿐.
사이다 하나 사 먹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나는 지금...
치즈가 잔뜩 들어간 저녁을 먹었더니 탄산 음료가 마시고 싶었다.
산책도 할 겸 집 앞 편의점으로 갔다.
음료칸 냉장고 문을 열고 사이다를 꺼냈다.
캔 뚜껑에는 시각장애인도 고르기 쉽도록 각각 다른 점자가 있었다.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점으로 보였던 그것은 문자였다.
시각장애인의 문자인 한글점자를 심미화하여
볼록하기만 했던 점에 촉각과 시각의 감각을 더하는 과정을 열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는 이야기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 및 인식개선을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
보이지 않았던 점자를 아름답다고 느끼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점점 자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묵자와 점자가 혼용 될 필요,
일상의 점자가 생활화 될 필요,
보이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 사람도 함께 느낄 필요,
그리고 편리함과 불편함이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을 필요를 알게 된다.
너무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고 접속했습니다.
게으른자의 페이지에도 들어와 보시고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많이 고맙습니다.
브런치의 알림을 보니 반년넘게 들어오지 않았더라고요.
꾸준한 작가님들의 알림이 올때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시기를 바라며
올해는 좀 더 자주 접속하도록 새로운 다짐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