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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연 Jun 26. 2024

영화, 기생충

 - 줄거리 

  캄캄한 화면 너머 교회 종소리가 울리며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댕~ 댕~ 댕~’ 이어 반지하에 살고있는 4인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그들은 경제적으로만 열악한 게 아니라 삶의 태도마저 궁핍하기 그지없다. 그런 그들에게 작은 창문에서 들어오는 선물 같은 빛처럼, 기우의 친구 민혁이 찾아온다. 민혁은 본인의 일자리(영어 과외)를 기우에게 부탁하고, 기우는 위조한 문서를 들고 대학생이 되어 면접을 보러 간다. 조용한 동네, 대문을 열고 들어간 그곳은 반지하 집과는 대조를 이루며 평온하기 그지없다. 잠시 후 위조된 문서를 내미는데 안주인 연교에게는 민혁의 친구라는 연결, 즉 믿음의 벨트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기우의 순조로운 취업을 시작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철저한 계획을 통해 기정은 막내아들의 미술 치료사로, 기택은 박사장의 운전사로, 충숙은 가정부로 온 가족이 박사장 집에 취업하면서 각자의 역할이 부여된다. 그들은 맡은 역할에 충실하지만 박사장 가족이 캠핑을 떠나면서 부잣집이 자신들의 무대인냥 선을 넘는다.


좋아하는 배우의 신작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건 아픔이다

 


  오늘만큼은 우리 세상이라고 생각하던 차, 쫒겨난 가정부 문광이 찾아오면서 두 가족이 아닌 세가족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두고 간 게 있다는 문광은 수많은 계단 아래 지하 공간에서 자신의 남편이 살고 있음을 전하고 충숙에게 보살핌을 부탁한다. 하지만 이내 충숙도 꼬투리를 잡히면서 두 가족의 소동이 일어나는 가운데 박사장 가족이 폭우로 인해 캠핑에서 일찍 돌아온다. 거짓말처럼 화창해진 다음 날, 아들의 생일 파티를 계획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고, 세 가족 모두가 아픔을 겪으며 영화는 끝난다. 



 - 감상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고, 옷이 날개라는 말도 있듯이, 반지하에 살고있는 가족 충숙, 기택, 기우, 기정은 옷을 갈아입은 후 변신하듯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때로는 교양 있게, 때로는 측은하게.

 

  개봉 당시 이 영화를 봤을 때 나는 이 영화가 왜 칸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제목조차 기생충이라니. 재미있지도, 좋지도 않았고, 이해할 수 없었으며 답답하고 슬펐다. 나의 이런 감상과는 무관하게 영화 기생충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지칠 줄 몰랐고, 연이은 수상 소식까지 전해져 내가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짧게 생각했지만 그뿐이었다.

 


  과제 수행을 위해 다시 본 영화 기생충은 여전히 답답했고, 더 슬펐다. 특히 박사장 가족이 캠핑에서 갑자기 돌아오는 통에 장대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걸으며 기택의 가족이 집으로 가는 장면은, 슬픔을 넘어 잔인하게 느껴졌다. 그들의 지나친 욕심이 부른 결과지만 아래로, 아래로 향하는 발길이 머문 곳에 결코 안식처가 될 수 없는 그들의 집이 있었다. 순간, ‘물이 아래에서 위로 향하면 얼마나 좋을까’싶었다.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미움보다는 안타까움과 물음표가 많이 남았다.

 

  기택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지만, 아버지의 행방을 알게 된 기우가 경제적인 불평등에서 벗어나 부자가 되길 바란다. 계획을 했고, 아빠에게 이미 책임지겠다고 큰소리도 쳤으니 말이다. 



* 위 글은 방송통신대 편입 후 <영화로 생각하기> 기말시험 과제로 제출한 글입니다. 

   제출 기준 :  A4한 쪽을 넘지 말아야하며 1/2는 줄거리, 1/2은 감상을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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