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방에는 불을 켜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주 오래된 행성 하나가 저를 중심으로 느리게 공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별에서 흘러나온 온화한 빛은 찻잔의 온기와 섞여 벽지에 따스한 무늬를 그리고, 들이마신 숨결 끝에는 희미하게 달콤한 향이 묻어납니다.
때로는 환한 대낮처럼, 때로는 그윽한 달빛처럼 궤도를 바꾸지만 그 인력은 언제나 저를 부드럽게 붙잡아 줍니다.
덕분에 저는 가장 고요한 우주의 중심에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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