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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NUS Apr 11. 2019

높은 곳으로 가보고 싶어. -1-

무작정 떠난 네팔 그리고 안나푸르나.

나는 산은 싫어하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벌레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벌레의 생태계인 산을 별로 반길수 없었지만, 정상에서 보는 경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연의 위대함에 잠깐 넋을 놓고 있으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또 그게 기분 좋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러한 보상을 얻으려면 고생을 해야 하니 나로서는 고생도 안 하고 보상도 안 얻는 현대의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나날 중에 어느 날 새해를 맞아 산을 좋아하는 부모님을 따라 북한산으로 갔다.

(그때는 새해라 그런지 도전 의식 같은 게 솟구쳤고, 아마 최대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정상으로 가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저질 체력이라도 쉬엄쉬엄 오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무작정 올랐다. 그리고 거기 본 경치는..


16년 1월 1일의 북한산에서 본 경치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을 만큼 멋졌다. 그 후에 갑자기 든 생각 북한산이 이 정도인데 더 높은 곳은 어떤 경치일까?


그 생각 하나로 나는 친구들한테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가보고 싶어"

"그럼 히말라야 가" 빠르게 돌아오는 친구들의 답변 그때는 농담 삼아 재미 삼아 가슴에 묻혀두고 잊고 지냈다.

그렇게 2년 뒤 오랜 친구한테의 연락 "히말라야 갈래?" 오랜만에 보는 친구와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얘기 중

버킷리스트 얘기가 나왔고 죽기 전에 한번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친구의 말을 듣자니

옛날에 묻어둔 그 마음이 새어 나왔다. "그래 가자!" 그러며 바로 인터넷 조사를 해보니...


히말라야는 산맥이며 산들이 많다는 것! 에베레스트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각자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해 볼 수 있는 게 다르다는 히말라야 트래킹.. 충분히 고민한 끝에

초심자에게 쉬운 안나푸르나를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친구도 체력이 그렇게 좋지 않으니..

(8,091m로 세계에서 10위 높이의 산. 물론, 가는 건 맨몸으로 갈 수 있는 4130m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그러나 친구가 사정으로 같이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다가오고 나는 혼자서라도 간다고 했다.


그리 처음 나가보는 외국 여권발급까지 하고

공항에 왔다 긴장되는 출국.. 수학여행으로 제주도 갈 때 비행기 타본 이후 처음 타는 비행기


비행기 안이나 도착해서 입국신청서를 써야한다 간단한 영어지만 생소한단어가 있으니 모른다면 주변에 물어보자
살짝 보이는 산 봉우리?! 에베레스트??

나는 직장에 다녀 시간이 없는 관계로 직항이 있는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그러나 역시 시간은 돈이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경유해서 가는 비행기 값의 2배 정도이다  시간도 2배만큼 단축되지만. 기내식이 맛있었다.


그러고 나 드디어 도착!

정말 다른 나라에 왔다고 느껴지는 경치

사실 친구 못 간다고 했을 때 나도 가지 말까?라고 생각해서 준비도 별로 못하고 정보도 모르는 상태에 막상 네팔에 도착하니 갑자기 무서워졌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그나마 한국에서 준비해온 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유심을 공항 앞에서 판다는 정보와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시작하는 도시 포카라로 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포카라로 가는  야간 버스를 한국에서 대리 예약하고 왔다. 표는 사진으로 줘서 사진을 보여주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제  버스를 타는 곳으로 어떻게 가느냐다. 아무튼 내려서 나는 유심을 사고 야간 버스 타는 곳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역시 초심자에게 실전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내리자마자 입국심사받는 곳 옆에 비자발급비를 내고   영수증을 받아 기내에서 적은 입국 신청서를 여권과 같이 내야 한다. 여기서 비자발급비가 15일이면 25달러인데 한국 돈으로는 3만 원을 요구하니 달러로 미리 환전해서 가야 좀 더 저렴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그 후 입국심사 후 바로 옆쪽에 환전하는 곳이 보여 환전을 했지만 아마 다른 곳보다는 비율이 좀 손해인 거 같다.

다시는 공항에서 환전 안 한다.


그 후 겨우 공항에서 탈출하면서 유심 파는 곳을 발견!

네팔에 유명한 통신사가 2개 있는 걸로 아는데 그중 하나인 NCell에서 유심 데이터 대충 500MB로 구매 후 옆에 열심히 택시 태워준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알면서 속아주기로 했다. 훗.. 목적지를 말하니 얼마면 간다고 먼저 돈을 달라하셔서 조금 불안했지만 바로 앞에 택시를 태워주더니 짐도 같이 실어주고 쌩하고 출발했는데 갑자기 내 휴대폰에 전화가? 뭐지 하고 받았더니 이상한 언어가 들리는 게 아닌가.. "빠스 뽓"을 계속 반복하는데.. 진짜 머리가 멍해지다가 정신을 집중하니 패스포트가 들리고 내 주머니를 뒤졌는데 여권이 없는 거다!


알고 보니 유심을 구매할 때 여권을 보여주는데 내가 급하게 유심만 받고 여권은 안 받은 것.. 민망하지만 택시를 돌려서 여권을 겨우 찾았다. 첫날부터 그냥 끝날뻔했다.

 택시기사한테 팁을 좀 더 챙겨줘야겠다..(보통 10% 정도 준다고 한다. 맘에 들면 더 줘도 되고)

있을건 다 있어보인다.

아무튼 버스 타는 곳까지 도착했는데 버스가 길 건너편에 있었다. 그러나 그 도로엔 횡단보도가 없고.. 그냥 지나가야 하는데 너무 빨리다니 자동차들..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보다 못한 날 태우고온 택시기사가 날 건너편까지 데려다줬다! 감동!! 자고로 택시기사가 엄청 젊다 나랑 비슷한 정도?


버스 타는 곳  맞은편 큰 건물. 저 건너편에서 겨우 건너왔다.

아무튼 야간 버스를 타고 시작의 도시인 포카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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