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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윤달 Dec 15. 2023

한 분야에서 10년... 나에게 글쓰기가 그렇게 될까?

지속과 반복으로 전문가 되기

퇴근 후 맥주 대신 운동하러 다니는 요즘이다. 

그 시작과 과정에 할 이야기가 많은데 오늘의 글에 집중하기 위해 줄이자면

월수금 수영을 배우고, 화목에는 발레를 배우고 있다.

수영은 7개월, 발레는 3개월 차라서 더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싶다는 욕심과

잘하면 좋겠다는 열정이 함께하고 있다.


두 수업 모두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젊은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수업 진행도 처음이었어서 '병아리 선생님'이라고 뒤에서 불렀는데

점점 호랑이가 되고 있지만.


열심히 시범도 보여주고 직접 자세도 교정해주기도 한다. 각자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현재 연습한 자세에서 어떻게 발전된 다음 자세로 나갈 것인지도 설명해 주며 수업이 진행된다. 

몸이 따라주지 못할지언정 항상 마음은 앞서가는 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선생님의 말에 귀 기울인다.

과정 중 힘들어서 항상 스트레스받지만 그런 순간을 넘어가며 얻는 성취감과 뿌듯함에

선생님들의 도전과제가 재밌다.


직장인이 된 이후로 몇몇 학원을 다니면서 선생님들과 친해지기도 했는데

지금 선생님들이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수업과 수업 외 시간 갭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그 나이대의 뽀짝함이 있기도 하지만

'가르침'이 가능할 정도로 쌓아온 전공에서의 시간과 노력이 무겁다.


스물 초반에 이미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이라.

나의 시간들은 어땠나 되돌아보게 된다. 팔랑팔랑 보냈던 나날이었는데.

나름 이어져온 무언가가 있다면 '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초등학교 6년 꾸준히 썼던 일기와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학생기자로 활동했던 시간.

사회인이 되어서 격정적인 감정의 파동은 글에 담아내어 해소해 왔다.

그렇지만 밀도 있는 시간이라기엔 빈약하고 글로 수상한 이력 하나 없으니 민망하다.


브런치 작가를 신청할 때도 이외에 지속과 반복이 없던 내 시간들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단일 테마 전문가를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이색적인 경험을 풀어내고자 하는 사람?

나는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대표적인 찍먹파이자 샘플러인데...

커리어에 있어서도 10년마다 직무를 전환하는 게 나의 야무진 꿈이다. 그러기에 넘어야 할 산이 너무 크지만.


과거를 돌이켜볼수록 인생이 써지기만 할 뿐! 지금, 현재에 집중하려 하는데

'열심히'와 '10년', '글쓰기'를 붙이려니 옥죄는 느낌이 들긴 한다.

잘하고픈 마음은 있지만 나에게 글쓰기는 자유롭게 해방되는 창구였는데

꼬박꼬박 힘줘서 써내려 갈 생각을 하니 맞나 싶다.


동시에 서장훈이 남겼던 인터뷰가 생각난다.

지금은 방송인으로 <물어보살>에서 선녀 이미지가 제일 먼저 아른거리는데,

이전에 농구에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이룩한 프로다.

그런 그가 '즐기면 얻는다~'는 모토가 한참 흐를 때

"즐겨서는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최고의 결과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했다"는 말을 남겼었다.


나도 좋은 성과를 쉽게 얻어본 적이 없어서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과정은 스트레스다.

오히려 과정을 즐기는 건 그만큼 정신력이 높아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글쓰기에서도 힘을 바짝 주는 게 맞으려나 아직은 고민이 든다.


결론은 없지만 지금 같은 글쓰기 무드는 이어가 보려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떠도는 생각을 정리해서 남기고.

쌓다 보면 욕심도 나고 힘주고 싶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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