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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카테고리는
어떻게 나누는가

편집자와 영업자, 서점 엠디 간의 관계 

이 책은 취미 코너에 있을까 예술 코너에 있을까
저 책은 에세이인가 자기계발서인가


책이 나오면 어디에 깔리는지, 독자들은 섬세하게 고민하지 않고 찾을 수도 있지만 출판사는 많이 고민하고 카테고리를 나눈다. 소설이나 어학교재, 자녀교육 등 명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 도서가 있는가 하면, 코에 거는 게 나은지 귀에 거는 게 나은지 따져본 후 자리를 잡는 도서도 꽤 된다.

보틍은 출판사가 카테고리를 지정해서 서점에 넘겨주는데, 서점에서 자체 기준을 갖고 카테고리를 옮기는 경우도 있다. 제목에 특정단어가 들어가면 제한되기도 한다.


카테고리는 보통 기획을 할 때, 원고를 쓸 때, 미리 정하는 것이 좋다. 이 책이 에세이 분야로 갈 것인지, 자기계발 분야로 갈 것인지, 건강이나 취미생활 분야로 가는지, 에 따라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누워 있는 자리가 달라지며, 온라인 서점에서는 미팅하는 담당 엠디가 달라진다. 책은 물성의 책 하나이고 독자의 손에 들어가는 목표 하나를 갖고 탄생한 것인데, 그것을 담당하는 사람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노출빈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컬러링북을 예로 들면, 클 출판사에서 출간된 <비밀의 정원>은 건강/취미 분야로 런칭되었고, 더블엔에서 출간된 <너무 예쁜 런던 스타일>은 예술/미술 분야로 런칭했다. 담당자가 '건강' 엠디와 '예술' 엠디로 다른 것이다. 각 분야마다 시장규모가 다르고, 서점의 주요 담당자가 다르다. 출판사 영업자와 서점 담당 엠디의 친밀도에 따라서 노출의 폭이나 깊이가 다를 수도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는 서점에서 초도 주문부수가 몇 부인가, 적정재고가 남았을 때 재발주를 누가 하느냐, 출판사로 책 주문을 누가 넣느냐 하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된다. 출판사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여 편집자와 영업자가 함께 고민하고 진행한다.


요즘은 반려동물 책도 많아지고 있어 카테고리가 추가되었다. 반려동물 에세이는 '반려동물' 카테고리로 보낼 수도 있고, 에세이(문학)로 보낼 수도 있다. 

독서와 책쓰기 책도 많다. 서점마다 분류코드가 달라서, 교보문고는 '책쓰기'나 '독서'가 제목에 들어간 책은 협상의 여지없이 '인문'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다른 서점들은 조금 더 유하게 분류가 가능해서 자기계발 엠디와 미팅을 해서 자기계발 코너에 깔리게 할 수 있다.

여행서는 가이드북과 여행에세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보통은 '여행' 코너 내에서 두 가지로 나누어 진열을 한다. 그러나 영풍문고는 여행가이드북은 '여행' 코너로, 여행에세이는 '문학' 코너로 보낸다. 홍콩 가이드북과 홍콩 에세이가 멀리 떨어져서 진열되어 있고, 홍콩 에세이는 조금 생뚱 맞게도 유명 작가들의 소설과 산문집 사이에 누워 있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서점의 경우 메인 화면에 책이 노출되기 무척 어렵다. 유명한 저자이거나, 사회적 이슈에 부합되는 주제이거나, 해외에서 베스트셀러 출판권을 사와 번역출간한 도서가 아닌 이상 메인 화면에 노출되기 어렵다.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책만 해도 어마어마한 숫자다.

그러면 그 다음은 '분야 메인' 노출을 노려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서법'에 관한 책일 경우 '자기계발' 분야 메인에 노출될 확률이 높을까, '인문' 분야 메인에 노출될 확률이 높을까를 고민해볼 수 있다. 또 자기계발 엠디의 성향과 인문 엠디의 책 취향과도 잘 맞아야 노출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메인 화면에 노출되는 책들은 1주일에 두 번 정도의 주기로 바뀌고, 분야 메인의 책들은 좀더 긴 주기로 바뀌는데 담당 엠디의 재량이 좀 있는 듯하다. 

노출이 잘 되고 운이 좋아 보이는 책은 이런 섬세한 디테일들이 촘촘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결과물이다.


더블엔 책들은 분야메인에 제법 많이 노출이 되었다. 여행서, 자기계발서 등 노출이 많이 되었는데, 판매가 급증!하는 신세계를 보여줄 만큼은 아니었다. 이렇게 어렵게 노출되더라도, 그 책이 잘 팔리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책 출간 후 홍보를 많이 하고 여기저기 매체에서 인터뷰 및 책소개로 자주 다루어주더라도 책 판매가 그닥 안 늘기도 한다. 꾸준히 노출되고 입소문을 타야 출판사는 돈을 번다. 그래야 작가도 인세수입을 얻고 지업사 인쇄소 제본소 등의 거래처도 수입이 늘어난다. 책이 잘 팔리면 서점은 돈을 '더' 번다. 안 팔리면 반품을 하면 되니 서점은 손해볼 게 없다!


글이 급! 마무리가 되는 경향이나.... 오늘은 카테고리 나누는 중요성에 관해 한번 써보고 싶었다.

보완 업그레이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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