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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이 남친 용식이 버전

- 그니께 이거이 조회수가 1만도 아니고 2천 넘었는디  

요로코롬 업이 되는 거이 그거이 좀 오바인 거 같기도 하구 말이지라~

그리고 또 그 머이냐 오셔서 막 진지하게 이것저것 읽고 라이킷! 하고 가시는 그런 건 또 아닝께

그냥 이거이 먼가 방문했다가 간 사람이 많은 걸 개지고

그 너무 좋아하는 것도 그 예의가 아닌거 같다 이 말씀인디유~.


딱 이거다.

어제 쓴 글로 오늘 조회수가 휙~ 올라간 걸 보고 가슴이 막 뛰는 걸 보니

왠지 뜨문뜨문 말고 성실하게 글을 써봐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막 되는 것이다.

아들은 컴 화면을 쓱~ 보더니

"엄마, 나 800원 번 거 아니고 2,800원 번 거야!" 하며 방을 나간다.

"주헌아, 네가 2,000원 들고 간 거니까 빼서 800원 번 거야"

이 짧은 순간에도 수학공부를 '정확히' 시킨다.


나는 집에서는 대부분 TV 를 저녁에만 잠깐 켠다. (그외는 라디오)

8시 반에 하는 KBS (나름 가족드라마) 드라마와 9시 뉴스 브리핑만 보면 끝이다.

보통 이렇고, 주구장창 틀어놓는 날도 있으며,

ebs 영화도 가끔 보고, 테니스 시즌에는 새벽까지 맥주와 함께 앉아 있기도 한다.

이사를 하며 신랑의 스포츠 채널 관람을 위해 50인치 티브이를 샀건만

다양한 기능도 무료채널도 거의 활용을 하지 않았었다.

아이에게도 좋고 나도 쓸데없이 화면 쳐다보고 있는 시간이 없어서 좋았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드라마 다시보기'에 맛이 들렸다.

<저스티스>를 만났다. 손현주에 끌려들었다가 최진혁에 반했다. 

(나나의 연기도 예뻤다) 

그리고 이어, 다음 드라마인 <동백꽃 필 무렵> 본방사수가 시작되었다.


아니, 강하늘! 이렇게 촌스럽게 연기를 잘 할 수가!

나는 그의 연기를 처음 보고 홀딱 빠지고 말았다. ㅠ

이제 그의 영화와 드라마를 몰아봐야 할 판...

동백이(공효진)와 용식이(강하늘) 뿐 아니라 시장아줌마들,

건물주, 건물주의 변호사 아내, 가게 종업원, 파출소장까지 빈틈없는 연기력들이 부각되자

대체 누가 대본을 썼는지 작가도 유명해졌다.

나는 임상춘, 그녀 (아마 그녀일 듯) 의 전작들을 몰아보기 시작했다.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는 재밌게 봤었는데, 또 시청.

강예원은 과한 성형얼굴이 자꾸 봐도 안 익숙하지만 연기를 잘해서 금세 몰입이 된다.

이 드라마는 인교진의 발견. 지금 봐도 다 재밌다. 

앗! 여기도 지금의 파출소장이 선생님으로 나온다.

3년 후 다시 보는 드라마에서는 배우를 알아보는 재미가 또 있다.


<쌈마이워이>는 처음으로 다시보기 중~.

여기서는 파출소장이 여주인공 아버지로 나온다.

아직 다 못봤다. 몰아서 볼 시간이 부족하다.ㅠ

 

어쨌거나, 세 드라마 모두 스토리 전개뿐 아니라 음향, 배우, 유머감각까지

딱 내 스타일이다.

디테일 살피는 재미도 쏠쏠하다.

손담비의 갈색머리 정수리에서 검은머리가 올라오는, 그 뭔가 처량한 느낌을 주는 염색 디테일에 이어

강하늘의 제때 하지 않은 이발 덕분에 안 멋진 뒷통수와 부스스한 귀 옆 헤어라인의 디테일까지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다 계산된 거라는 게 예측이 된다.

그럼에도 이쁜 애는 이쁘고, 촌스럽지만 멋있는 주인공이다.


이 작가의 드라마에는 막장이나 권선징악, 뻔한 전개가 없어서 산뜻하다.

아픔을 가진 주인공이 주변과 잘 동화되어가는 과정을 유머코드와 잘 섞어서 따뜻하게 보여준다.

지방 출신, 미혼모, 태권도를 하다 그만둔 (아픈 사연 장착한) 남자 등장,

가족 간의 벌어진 틈을 메워가는 과정, 부모와 자식 간의 눈물 나는 정.

책을 읽으며 뭔가 성장하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요즘 나는 이런 드라마를 보며 왠지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섬에 가서 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오늘은 수요일이고,

나의 브런치 조회수가 2,000이 넘은 날이고,

그리고  두 시간 후면 그 '동백이' 하는 시간이다.



*** 상단사진:

뜬금없지만, 동백 사진도 없고, 동백이 사진도 없어서

빨간 꽃 배경으로 빨간 모자 쓴 아들 100일 사진으로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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